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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 / 차인표 / 해결책
차인표라는 사람의 성실함과 믿음직함, 따뜻한 마음을 짐작할 수 있는 글이었습니다.
이야기의 배경인 백두산 호랑이 마을을 구체적으로 묘사해서 글의 시작부터 좋았어요. 작가는 실제로 백두산을 가고, 어머니로부터 옛날 얘기를 전해 들으며 이야기를 고치고 또 고쳤다고 해요.
일제 강점기를 다룬 드라마와 소설에서는 보기 힘든 ‘양심 있는 일본 군인’의 등장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요. 자칫하면 이야기를 비현실적으로 만들 수 있는 인물인데 작가가 영리하게 맺음을 했어요. 오히려 일본 군인의 시선으로 보는 연출이 새롭게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그 시선을 통해 위안부 할머니들을 생각하고 또 생각했을 작가의 마음씀이 느껴졌어요.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면 대중적이고, 상업적으로도 성공하겠지? ’ 사실 어떤 소설은 작가의 그런 계산이 읽는 내내 너무 빤하게 보여서 인상을 찌푸린 적이 있어요. 그런데 ‘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에서는 정말로 위안부 할머니들을 생각하며 울분을 느꼈을 작가의 동기가 느껴져서 참 좋았습니다.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으로 중고등학생들에게도 ‘채식주의자’를 읽히는 곳이 있다고 들었어요. 개인적으로 굳이 이해하기도 어렵고 청소년이 읽기엔 수위가 좀 있는 소설을 노벨문학상 수상의 분위기에 휩쓸려 읽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차인표 작가의 책도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교재로 선정된 배경이 있으니 이왕이면 청소년들에게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을 읽히면 더욱 좋을 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