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스몰 토크

어서 와 2026!

스몰 토크

by 은채

2026년 1월은 주말마다 약속이 있다. 작은 선물을 준비해서 소중한 이들에게 마음을 전하고 안부를 묻고 올 한 해도 잘 살아보자는 인사를 나누는 건 나만의 소소한 루틴이다.


1월 30일은 상병이 된 아들이 휴가를 나온다. 마음고생, 몸 고생을 하며 성장한 아들은 눈이 부시게 피어나고 있다. 나는 그가 찬란해지는 걸 목격하고 있는 중이다.


2월 1일은 내 생일이다. 신기하게도 나이를 먹는 게 조금 기쁘다. 외로움을 조금 다루게 되었다고 할까. 욕망과 갈망이 수그러들고 평화를 찾아가고 있다고 할까.

그동안 쌓아온 나만의 취향과 감성이 어떤 격정을 잠재우고 나를 풍요롭게 채우는 것 같다. 나는 지금의 내가 참 좋다.


2월 6일부터는 밀라노 동계 올림픽이 시작된다. 스포츠는 내 심장을 뛰게 한다. 나는 혼자서 열띤 응원을 하며 손뼉을 치고 소리를 지를 거다. 생각만 해도 설레고 신난다.


4월부터는 병원 실습이 시작된다. 그건 그다지 유쾌한 일은 아니다. 분명 고단할 거다. 뭐, 고단하면 글이 나올 거고, 순조로우면 그림이 잘 그려질 거다. 그러니 어느 쪽이든 괜찮다!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7월에는 딸이 교환 학생을 갈 거다. 참 재주많고 똑똑한 딸이다. 내가 사랑받고 자라지 못해서 종종 그애를 어떻게 응원하고 예뻐해 줘야 하는지 몰라 막막할 때가 있다. 그럴때면 슬퍼지곤 한다. 표현이 서툴러서 물질적으로라도 팡팡 지원해주고 싶은데 내 능력이 내 마음만큼 안되는 게 속 상할 뿐이다.


9월에는 간호조무사 국가고시가 있다. 지금 흐름대로면 당연히 붙을 거다. 공부하는 게 재밌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면 대학원도 가고 싶다. 나이 들어서 공부가 이렇게 재밌을 줄이야!


12월에는 아들이 전역한다. 전역 기념으로 여행을 가거나 호캉스라도 하고 싶은데 주머니 사정이 어떨지 모르겠다.

기승전 돈이다. 그러니 올해 안에 취직이 되면 좋겠다. 지루하고 단조로운 곳에 취직해서 그림 그리고 글 쓰는 일에 에너지를 몰빵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직장에서 만나게 될 사람들도 그럭저럭 괜찮았으면 좋겠다. 감히 대단한 우정은 바라지도 않는다.


그리고 부디, 제발, 올해 꼭 그림책 계약을 하면 좋겠다. 나는 이걸 바랄 때마다 두 손을 움켜쥐게 된다.

누군가 스몰토크에 올리고 있는 내 글로 에세이를 내자고 해줘도 좋겠다. 그건 상상만으로도 기분 좋은 일이다.


아무튼 나는 2026년이 온 게 반갑다. 이루고 싶은 게 여러 개 있고, 기대하는 게 많다. 다 이루지 못한다 해도 괜찮다. 삶의 여정은 글과 그림으로 발현이 될 거다. 축적이 되면 저절로 베어나온다. 다만 긴 시간이 걸릴 뿐.

그러니 하루하루 재밌게 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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