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 속의 우울 - 멜랑콜리아

필름 드로잉

by 은채

이 영화가 15세 관람가라니 이해할 수 없다. 실제로 청소년을 키우고 있는 내 입장에서 보자면 어른도 제대로 이해 못 할 우울하고 세기말적인 내용을 아이들이 이해할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15세 관람가라고 해서 자녀와 같이 영화를 봤다간 선정적이고 암울해서 당황스러워질 등급이다.

어쨌거나 난 이 영화를 너무나 좋아한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명화를 보는 것 같은 아름다운 영상미 때문에 흠뻑 빠져서 봤다. 내가 그린 이 포스터도 화가 존 에버렛 밀레이의 <오필리아>를 연상시킨다. 그 그림 속의 모델에게 카메라를 갖다 댄다면 포스터와 같은 장면이 나올 거다.

기각 막힌 구도와 아름다운 화면도 매혹적이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배우 커스틴 던스트와 샤를로뜨 갱스부르가 나와서 더욱 좋았다. 두 배우는 자신만의 개성과 매력을 지녔다. 거기에 연기력까지 훌륭해서 나는 이 영화의 우울 속으로 흠뻑 빠져서 보게 되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너무나 강렬했다. 지구의 종말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끝까지 아이의 곁을 지키며 함께 멸망을 받아낸 힘은 모성애와 여성의 연대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현실에서 여성은 서로에게 얼마나 적대적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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