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도록 두는 삶, 머무는 순간에도 의미가 있다

일상의 기술

by mimis


무언가를 시작하면

늘 결과부터 떠올리게 된다.

성과는 언제쯤 나올지,

그걸 어떻게 증명해야 할지.

그동안 나는 그렇게 살아온 것 같다.


마음속 시계를 자꾸 앞당기고,

그 속도에 맞춰 스스로를 몰아붙이면서.

눈에 보이는 변화가 없으면

조급해졌고,

가만히 있는 시간도

어딘가 낭비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 조급함이 나를 더 지치게 만들었다는 걸 알게 됐다.

애써 바꾸려 할수록 상황은 더 어긋났고,

억지로 움직일수록

내 안의 에너지는 더 빨리 고갈됐다.

그래서 요즘은

무언가 생겨도

서둘러 방향을 정하지 않으려 한다.



한 템포 멈추고,

조금 더 천천히 바라보고,

때로는 아무 결론 없이

그냥 흘러가게 두는 연습을 해보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쉬운 일일지 몰라도

나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고,

그게 오히려 나를 더 불안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티는 힘은

가끔 멈춤 속에서 길러진다.

밀어붙이는 것보다

조용히 기다리는 쪽이

더 깊은 결과를 안겨줄 때도 있다는 걸.


내가 나를 믿는 시간.

변화를 서두르지 않고

조용히 지켜보는 시간도

삶의 일부라는 걸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어딘가로 향하려 하기보다

내가 머무는 이 자리에

한참을 머물며 기다리는 중이다.

힘을 빼고,

흐르게 두는 것부터.




움직이지 않아도 괜찮아요.

당장은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보여도

그 시간도 결국 삶의 일부가 됩니다.


흘러가는 삶을

한 발 물러서서 바라볼 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조금 더 단단해지고 있는 중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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