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일기 - 특별편》
본편에서 다 담지 못한 감정이
마음 어딘가에 계절처럼 고여 있었다.
말하지 않았지만, 분명히 존재했던 감정의 시간들.
이 글은 그 계절에 대한 조용한 기록이다.
좋아하는 마음은
조용히 끝낼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냥, 나만 아는 계절 하나 생겼다고
혼자 생각하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마음은 그렇게 작지 않았고
언젠가 전해지지 않아도 괜찮다며
애써 안도하는 나 자신을
자꾸 바라보게 되었다.
말하지 않으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괜찮지 않은 내가
계속 여기 있었다.
‘그대여야만 해요’라는 노래가 흐르던 날,
마음은 더 이상 숨지 못했고
조용히 스스로를 들키고 말았다.
전해지지 않아도 되는 마음.
하지만…
누군가 알아줬으면 했던 진심.
오늘은 그런 내 마음에
조용히 이름을 붙여본다.
‘전해지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니까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그런데 그게 정말 괜찮은 건지는
잘 모르겠다.
왜냐면, 그건
누군가 알아줬으면 했던 마음이었으니까.
그래서 오늘은
그 마음을 잠깐 꺼내어 본다.
그리고 다시
조용히 덮는다.
⸻
괜찮은 척을 오래 하다 보면
마음이 마비되는 순간이 온다.
내가 다치는 것보단
거리를 두는 게 좋겠지.
그 사람은 다치지 않으니까.
그렇게 나는
조용히 한 발 물러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