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락을 경계하자, 그리고 회복의 기점
하루는 부모님이 저녁에 외출하신 날이었습니다. 저는 저녁밥을 준비하며 무심결에 유튜브를 켰습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허기 속에서 ‘배가 고픈가?’ 생각했고, 오늘도 무의식적으로 소비할 콘텐츠를 찾고 있었습니다.
알고리즘이 추천한 영상들을 피하려 일부러 몇 가지 검색어를 입력했고, 그렇게 선택한 영상은 한 예능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 프로그램에는 심리학 교수님이 등장해 강의 형식으로 내용을 풀어주셨고, 예능 프로그램 특성상 어렵지 않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왠지 유익하다는 생각에 기분 좋게 식사를 마친 후에도 영상을 계속 시청했습니다. 사실 유튜브를 끄고 나면 공허함이 밀려온다는 걸 알기에, 그 시간을 최대한 늘리고 싶었던 것도 있습니다.
교수님은 ‘불륜’이라는 주제를 통해 도파민과 관련한 인간 심리를 설명하며, '나락을 경계하라'는 교훈을 전했습니다.
놀랍게도 저는 이 메시지에서 제 일상과 닮은 점을 발견했습니다.
당시의 저는 매일 같은 일상이 반복되면서도 속은 공허하고 무기력한 상태였습니다.
겉보기엔 문제없어 보였지만,
내면에서는 끊임없이 감정의 균형이 흔들리고 있었죠.
퇴근 후 습관처럼 2시간씩 유튜브를 시청하며 웃기도 했지만,
그것이 진짜 웃음이 아니란 걸 알았습니다.
유튜브를 끄지 못하고 지칠 때까지 소비하는 제 자신을 보며,
어느 순간 제 감정이 제 것이 아닌 것 같은 이질감마저 느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감정 기복도 점차 심해졌고, 그 시기엔 직장에서도 힘든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그 모든 순간이 ‘나락’이라는 단어와 겹쳐졌고,
저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제게 가장 필요했던 것이 ‘사람의 위로’였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감정의 근육을 스트레칭하듯 단련하기 시작했습니다.
독서와 운동을 통해 어두운 세계에서 빠져나오고자 애썼고, 좋아하는 것들과 연결되려는 노력을 계속해왔습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다가가면 세상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 시기에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제 회복은 눈에 띄게 시작되었고, 지금부터 보다 구체적인 회복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