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의 긍정에 대하여], 26일 차

by 이민호

3개월 간 나에게 일어난 가치관의 변화 중 가장 큰 일이라고 느끼는 것은, 일에 대한 내 마인드가 180도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전에 나는, 어쩌면 나 자신을 표현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 '직업'이라고 생각했기에, 어떻게든 직업을 공들여왔다고 볼 수 있다. 어떤 직업을 가지는가는 내 인생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일이었고, 그에 대한 답변이 내 삶을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대변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나는 그런 답변이 꼭 그런 모양은 아니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는 이들이 있을 거다. 굳이 직업에 대해 이렇게까지 고민하고 깊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거다. 그저 졸업했으니 취업을 하는 거고 취업했으니 일을 하는 거고, 하다 보니 전문가가 되어있을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이들이 훨씬 많다. 그리고 나는 이런 사람들이 오히려 부럽다.. 흘러가는 순간을 그저 열심히, 충실히 임하는 사람. 하기도 전에 이게 맞는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이거다 아니다'를 나 스스로 결정하는 사람과는 달리 그저 주어졌다는 생각으로 차근차근 저 자신에 대한 성과를 높이는 이들. 나는 그런 이들이 부럽다.


그래서 변화된 나의 마인드는 무엇인가. 어제 나는 이런 생각을 해봤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는 것을 회사에서 하기가 힘들다는 거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라는 게 선배를 이겨보겠다든지, 내년에 승진을 꼭 해 보이겠다든지, 과장님의 사랑을 독차지해보겠다든지, 그런 거라면 회사에서 할 수 있는 충분한 여지가 있을 건데, 과연 내가 그런 걸..


그저 밥 잘 먹을 정도만 벌겠다, 적어도 이 회사에선. 늘 해오면서도 해오지 않았던 일들을 부리나케 해내고 그저 퇴근하겠다. 출근하기도 전부터 퇴근이 하고 싶어 미치겠는 그런 일을 그저 하겠노라.

그 대신, 퇴근 후가 매우 행복한 삶을 살겠다, 적어도 이 회사에선. 늘 해오면서도 해오지 않았던 일들을 즐겁게 해내겠다. 출근하기 전까지만 해도 되는 퇴근이 자유로운 그런 일을 그저 하겠노라.


개인적인 시간에서 꿋꿋이 해낼 수 있는 내 일을 찾아 제2의 나를 찾겠노라.


26일 차의 어제의 일이 엄청나게 하기 싫은 일은 아니었다만, 26일 차의 오늘, 하고 싶은 일도 아니기에 그것이 무엇인지 천천히 찾아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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