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

[100일의 긍정에 대하여], 27일 차

by 이민호

어제는 모든 것들이 과했다. 그저께 초저녁에 잠들어 어제 아침에 늦게 일어났다. 아침부터 넘치는 컨디션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평소와는 다르게 에너지 넘치는 날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리고 나는 그런 나의 변화된 하루를 인지하고 있었다.


출근해서는 커피부터 찾았다. 평소에는 눈이 감기는 날 붙잡기 위해서였다면, 어제는 입에 무언가를 넣어야겠다는 마음에서였다. 에스프레소 머신의 커피 캡슐이 떨어졌다며 동료 주임님이 기어이 캡슐을 주문하게 만들었다. 물론 보채지는 않았다. (주임님은 아마도 엔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를 손에 집었다. 텀블러에 세 개 씩이나 털어놓고 얼음을 넣고 냉커피를 타 냈다. 그리고 벌컥벌컥. 덕분에 점심시간이 다 되어서는 꼬르륵 소리가 천장을 쳤다. 커피를 먹은 날은 배고픔이 배가 되는 것 같다.


점심을 먹고 들어와서는 아샷투샷(아이스티에 에스프레소 샷을 2번 추가한 음료)을 테이크 아웃했다. 달달하면서도 커피의 씁쓸함이 느껴지는 최애 음식이다. 아무튼 어제의 나는 좋은 컨디션에 평소보다 꽤나 많이 커피를 마셨다. 과했다.


이 과한 것들에 대한 책임은 새벽의 내가 책임졌다. 아무리 잠에 들고자 해도 들지 않는 새벽의 내가 책임졌다. 좋은 컨디션이란 임시적인 것이라 한없이 욕심을 부리다간 오늘의 나처럼 늦잠을 자버린다.


지금 9시가 한참 넘었다. 그리고 출근길이다. 어제의 과유불급이 어제의 새벽을, 그리고 오늘의 아침을 꽤나 고되게 했다. 어제는 아무튼간에 모든 것들이 과했다. 아 졸려.


27일 차의 어제, 하나부터 열까지 쓸데없이 와글와글했고, 27일 차의 오늘은 와글와글할 힘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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