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의 긍정에 대하여], 32일 차
노는 것도 꽤나 에너지를 쓴다. 우스갯소리로 친구들에게 ‘노는 것도 쉽지 않지?’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 정말 세상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제외하면 죄다 힘들다.
어제 내 텐션은 높지 않았던 듯하다. 여기서 텐션이라는 건 기조와 비슷한 말이다. 높은 텐션이라면 그 자리에서 활발하고 활기차고 활력이 넘치는 사람에 속한다는 말이다. 내 텐션은 난조였다.
그래서 그런지 같이 하던 친구들 중 하나가 날 계속 챙겼다. 괜찮냐며 속 안 좋냐며 졸리냐며. 뭐 괜찮고, 속도 괜찮고, 졸리지도 않았는데도 뭔가 텐션이 안 올랐다. 거 참 이상하구먼.
여느 때와 같으면, 아마 내가 아닌 다른 친구의 텐션이 이런 모양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낮은 텐션의 친구를 내가 챙겼을 것이다. 계속 말을 시키고, 생각을 묻고, 질문을 유도했을 것이다. 아마 나를 귀찮아했을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을 할 때쯤, 나는 내 텐션을 올려보고자 바람을 쐬고 왔다. 작은 환경 변화의 힘이라나. 금세 텐션의 분위기가 변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엔 내 친구들의 텐션이 기력을 다했다. 술잔을 부딪치는 힘이 이전과 같지 않았다. 타이밍이 이렇게 맞지 않네.
오랜만에 만난 이들과 텐션을 마주하지 못했다. 조금만 더 일찍 바깥공기를 마시겠노라 결심했다면, 그래서 좀 더 일찍 텐션을 맞췄더라면, 그럼 더 좋았을 것을. 아쉽구먼.
32일 차의 어제, 낮은 텐션으로 그 시간을 제대로 쓰지 못해 아쉬운 날, 32일 차의 오늘, 다양한 환경을 활용해 텐션을 상황에 맞춰보자는 다짐을 한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