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아이가 아니라 기관이 주인공?

정책 설계의 기울어진 시선.

by 듀비이즘


정부는 늘 말합니다.
“아이 중심, 현장 중심, 놀이 중심”

하지만 현장에서 체감되는 건 다릅니다.
정책의 주인공은 아이도, 교사도 아닌 ‘기관’ 그 자체라는 사실입니다.

표준보육과정이 개정되면,
현장에서는 서류 양식부터 먼저 바뀝니다.
놀이 중심 교육을 강조하면서도, 실제 변경되는 건 평가 기준과 보고 서식입니다.

“놀이 관찰이 아니라, 놀이 사진을 모아 일지에 넣는 게 일이 됐어요.”
“아이에게 집중하려고 하면, 행정 점검 일정이 먼저 와요.”
보육교사는 아이보다 ‘지침’과 더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보육정책이 발표되면, 실제 변화는 이렇습니다.

기관장의 연수 의무 강화
운영 매뉴얼 개편
평가인증 대비 체크리스트 정비
현장교사 대상은 나중, 아니면 생략

즉, 정책은 기관의 운영 편의를 기준으로 설계됩니다.
그 결과, 정작 교사나 아이의 경험은 후순위로 밀립니다.

한국보육진흥원은 평가제도와 인증제를 통해 보육의 질을 관리합니다.
하지만 현장 교사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평가 준비를 위한 가짜 놀이, 연출된 자료, 형식적인 수업… 다들 해요.”
“아이랑 관계 맺을 시간에 벽면꾸미기만 했어요.”

평가가 ‘질’을 측정하지 못하고, ‘기준 통과용 쇼’를 양산하는 구조라면,
그건 제도가 아니라, 행정 감시 도구일 뿐입니다.

정부는 행정 효율성을 강조하며 시스템을 정비합니다.
그러나 아이 중심 교육은 효율로는 측정되지 않는 ‘관계’와 ‘시간’에서 시작됩니다.
1분 만에 찍는 체크리스트보다,
10분간 아이 눈을 바라보는 교사의 관찰이 더 중요합니다.

이 정책은 아이에게 어떤 하루를 만들어주는가?

이 질문 없이 만들어진 정책은
숫자 중심, 문서 중심, 기관 중심의 행정만 남깁니다.

정책 설계 초기부터 다음을 물어야 합니다.

아이는 이 변화로 얼마나 더 웃을까?

교사는 이 제도로 인해 얼마나 더 여유를 가질 수 있을까?

부모는 얼마나 더 믿고 맡길 수 있을까?


그게 진짜 ‘아이 중심’입니다.

교육은 시스템이 아니라 ‘하루의 경험’입니다.
그 하루가 누구를 중심으로 설계되었는지가 모든 걸 말해줍니다.


→ 다음 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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