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6 :)경력단절?

아니? 난 지금 "인생 전성기"야!

by 듀비이즘


나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교사였다.
어느 날은 바닥에 엎드려 함께 그림을 그리고,
어느 날은 아이의 울음을 끌어안으며 하루를 보냈다.
이 일이 좋았고, 그 속에서 내가 살아있음을 느꼈다.

그런 내가 멈춘 건, 원해서가 아니었다.
코로나19.
원아가 급감했고, 나는 6개월을 쉬게 됐다.
그 시간은 단순한 ‘공백’이 아니라
불안, 무력감, 정체성의 혼란이었다.

하지만 나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학사 과정을 마무리하고,
석사와 박사까지 이어졌다.
배우고 또 배우면서,
‘교육이란 무엇인가’를 스스로 묻기 시작했다.


이후 나는 교수로 임용되었고,
유아교육과 학과장이라는 책임도 맡았다.
수업, 연구, 평가, 행정…
모든 것을 스스로 감당하며
“제도와 현실 사이에 있는 교육”을 매일 고민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나는 이 자리가 맞지 않는다는 것.

나는 아이들 곁에 있고 싶었다.
교육은 문서 속에서 이뤄지는 게 아니라
아이의 숨결과 시선 안에서 자라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학과장으로서의 행정은
나를 교사이기보다는 관리자처럼 만들었고,
나는 내 마음을 잃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현장은 나를 거절했다.

너무 공부를 많이 했다는 이유.
박사 학위는 부담스럽다는 이유.
이력서에 붙은 ‘교수 경력’이 벽이 되었다.

나는 한 번 더 설명해야 했다.
“저는 아이와 눈을 맞출 수 있는 사람입니다.”
“높은 자리에 있고 싶은 게 아니라,
다만 아이 곁에 있고 싶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세상은 내 말을 듣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다시 생각했다.
이건 ‘경력단절’이 아니라
삶의 방향을 바꿔가며 이어온 나의 여정이었다.

학문은 나를 단단하게 했고,
현장은 나를 뜨겁게 만들었다.
나는 지금까지도 교사이고,
앞으로도 교육자일 것이다.

단절이 아니라 2막이다.
이 인생은 내가 선택했고,
나는 오늘도 다시, 아이들을 향해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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