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성장이 없어도 나는 나도 모르게 성숙해지고 있더라.
아직도 10대 때의 당차게 꿈을 좇던 내가,
20대를 코 앞에 두고 무언가 이뤄낸 게 없어 초조해하던 내가,
20대 중반이 되어 10년 만에 고향으로 다시 내려와 새로운 일을 시작하던 내가,
20대 후반이 되어 삼재에 아홉수라 그럴 거라는 말로도 도저히 위로가 안 될 만큼 죽지 못해 살았던 그때의 내가,
이제는 지나가고 새로운 그 순간순간들을 마주할 30세의 '내가' 되어 있다.
늘 혼자라고 생각했던 과거의 '나'는 어느새 든든한 팀원과 비로소 진짜 내 사람들을 갖추었다.
늘 무섭고 불안한 게 많았던 과거의 '나'는 어느새 내면이 단단해져 스스로 맞설 힘이 생겼으며 감정과 이성을 분리해 모든 걸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어릴 적 내가 상상한 30대에는 멋진 커리어우먼 혹은 또각 소리 나는 하이힐에 커피 한 잔 멋있게 들고
출근하는 그런 어른만이 존재했었다.
그리고 지금의 현실 속 30세가 된 나는 여전히 10대 20대가 별 다를 큰 차이 없이 아직까지도 아침잠이 많아 침대에서 일어나는 게 힘들고, 또각 구두 대신 발이 가장 편한 운동화가 최고이고, 엄마에게 아빠에게 응석 부리는 막내딸에 불과하지만..
하나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고 한다면?
미래를 향해 솟구치는 욕심과 결과주의자였던 내가, 과거의 추억들을 동력 삼아 또 하루를 살아내며
안온하고 무탈한 삶을 바라게 되었단 것.
어르신들이 그리 말하시던 뭐 안 발라도 예쁜 얼굴이다, 치마 짧게 안 입어도 너무 예쁘다, 젊음이 청춘이 최고다라고 하시던 말씀이 예전엔 들리지도 않았다 하면.. 이젠 웃으며 "맞아요 정말 그런 거 같아요"라고 대답하면서도 속으로 일렁이는 그런 꿈틀거림이 있다.
순리대로 이치대로 이렇게 살아가는 것.
그 삶에서 내가 좋아하는 글 쓰는 행위로 나와 엇비슷한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기도, 희망을 주기도 하는 것.
그러면서 또 밥벌이는 해낼 줄 아는 것. 그런 나를 지지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 모든 것에 감사하며 더욱 성숙한 어른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