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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 Apr 19. 2020

이직했습니다만.

도대체 언제 삶에 대한 고민이 끝날까요?


이직했습니다, 만.


꽉 찬 3개월을 보내고, 그래도 지금까지 어떻게 버텼으나 언제까지 할지 모를 이 시간에 대해 남겨보고자 '퇴사자입니다만'에 이어 글을 남기기로 한다.


14년. 이력서에 들어가는 경력 약 10년과 구질구질한 프리랜서(라고 포장하는) 시절까지, 문화예술계에서의 14년을 지나 NGO로 업계를 바꿨다. 직무는 그대로였는데, 사실 이 일(PR) 자체가 너무 싫었지만 도무지 다른 걸로 벌어먹고 살 재주가 없어, 그래도 경험해보고픈 분야로 옮기면 좀 낫지 않을까 싶었으나... 그것도 아니었나 보다.


평소 꿈이 뭐야? 하면 세계평화라고 답하곤 했다. 다들 뭐야 하며 피식 웃곤 하지만 난 찐이라고. 암튼 세상의

의미 있고 가치 있는 변화에 내 역할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사회공헌, CSR에 관심을 가지다 NGO에서의 PR을 맡게 됐다. 하지만 근무 1주일 만에 나의 선택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일이 싫은 건가 아니면 일을 하기 싫은 건가 아니면 그냥 내가 싫은 건가. 이곳도 그냥 회사구나. 부서마다 그리고 팀에서도 R&R을 따지는 조직이다 보니 도무지 마음 붙일 곳이 없다. 경력자가 이래서 외로운가 보다.


함께 PR을 시작한, 각 업계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이들의 연봉, 복지, 업무, 일상을 들을 때면 어쩔 수 없이 나를 비교하게 되고, 자괴감에 빠지고(연봉이 내 2.5배라고? 인센티브가 그 정도면 얼마나 좋으니? 그런 복지가 있다고? 야근은 좀 불쌍타), 차라리 해탈하여 이런 삶 어떠하리 저런 삶 어떠하리. 이런 삶도 있는 거겠지? 삶에 대한 고민은 언제 끝날까? 무슨 일을 해얄지,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끝나지 않는 질문지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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