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또한 좋아

매일매일 짧은 글 - 24일 차

by Natasha

공부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도 학교에 가는 게 좋았다는 누군가의 이야기처럼, 일하는 것이 썩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회사에 가서 동료들과 회의하고 점심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았던 때도 있었어요. 재택근무가 있었기에 사무실 출근하는 날이 버틸만했기도 했고요. 일부러 음식을 잔뜩 준비해 옥상에서 도시락을 나눠 먹고, 어젯밤 본 숏폼을 공유하며 서로 아이디어를 내기에 바빴던 날을 떠올리며 최근 1년 간 우리에게 이런 시간이 없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죠. 물론 회사는 일하는 곳이지만, 일상에서 절반 이상을, 평일 깨어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보내는 이곳 이 사람들과 어떻게 함께 지내는 것이 좋을지는 저의 선택이기도 하잖아요. 그럼에도 절대 함께 하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고요.


이렇게 좋은 봄날이 너무도 짧게 지나고, 곧 습하고 더운 여름이 오겠죠. 오늘은 퇴근하고 한강공원으로 달려갔어요. 어둠이 몰려오기 전까지는 정말 딱 좋은 온도와 기운이었어요. 친구와 이 좋은 날을 추앙하며 쌓아둔 수다를 터뜨리는데, 결국 일과 사람 이야기로 모아지더군요. 어디나 빌런이 있고, 악마 같은 사람들이 욕망을 드러내고, 리더십이 한참 모자라는 여왕벌이 나대고, 이제 정말 싫은 것은 싫은 거라고 인정하자는 거였죠. 우리는 세상을 바꿀 능력이 없고, 모두가 정의롭고 배려심과 공감력을 가지지 않았죠. 희망적이고 싶은데, 점점 절망이 커지는 것 같아요.


그래도 내 인생에 쓸모없는 사람에게 휘둘리지 않기로 했기에, 다시 팀원들과 즐거운 점심도 약속하고, 재미난 일들도 꾸며보려고요. 모든 팀원들의 탈출기 속에 저 역시 이직을 더 긍정적으로 적극 고려하기로 했고요. 이직해도 계속 이 일을 해야 한다면 그 일이 그 일이고, 진심 은퇴를 꿈꾸고 있었거든요. 근데 이런 상황이라면 계획에 없던 저의 또 다른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기회일 것도 같아요. 이참에 포트폴리오도 정리할 수 있으니 이 또한 좋지 아니하겠어요.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저런 선배는 되지 말아야지 반면교사 삼을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게요. 이렇게 오늘도 멘탈관리를 해봅니다.


금요일 밤인데, 사실 월요일 출근 생각에, 해야 할 업무가 계속 생각의 꼬리를 잡고 잡아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어요. 어차피 시간을 흘러 월요일은 올 거고, 할 일은 결국 해야 할 테니, 우리 주말은 좀 편하게 보내기로 해요. 매일매일 짧은 글, 24일 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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