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마지막 날까지 사랑하고 일하고 춤추라!

by 민정애

생의 마지막 날까지 사랑하고 일하고 춤추라!


토요일 아침,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아침식사를 한다.

9시에 있는 독서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2주에 한 번씩 만나 정해진 책을 읽고 토론하는 자리이다.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줌 미팅으로 만나오다 거리 두기가 약간 완화되었기에 오랜만에 커피숍으로 정해졌다.

서로 얼굴을 마주하며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반가운 일인지 새삼 느끼는 요즘이다.

이번에 회원들이 정한 책은 ‘공부의 기술’이다.

이 책으로 정해졌을 때 나에게는 읽을 필요가 없는 책이라 생각되었다. 내 나이 70이 넘었는데 하던 대로 하면 되지 이제 와서 공부의 기술을 익혀서 뭐 하나 라는 생각에서였다.

역시 출판사 서평을 읽어 보아도 나와는 관계가 없는 책이었다.


책을 안 읽었기 때문에 모임에 안 나가려다 오랜만에 회원들의 얼굴이라도 보려고 나가기로 했다. 숙제를 안 한 학생처럼 불편한 마음이지만 그렇다고 빠지면 습관이 될 것 같아 용기를 냈다.

회원들이 각자 읽은 느낌을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며 반성이 되었다. 공부는 평생 할 거라고 생각했으면서 공부의 방법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공부의 기술’은 수험생이나 볼 책으로 여겼었다. 그런데 꼼꼼하게 읽은 참석자들의 서평을 들으니 안 읽은 것이 후회가 되었다. 공부는 평생 하는 거라고 생각했으면서 공부의 기술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은 자신이 부끄러웠다. 이 나이에 내 방식대로 하면 되지 하면서 효과적인 방법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은 것은 나의 오만이었다.


내가 속해있는 독서 클럽에는 회원이 6명인데 모두 젊은 직장인들이고 나만 70대 할머니이다. 처음에는 나이 든 사람이 젊은 사람들과 같이 한다는 것이 어색했지만 같은 또래의 독서클럽을 찾지 못해 그곳이라도 가입했다. 지금까지 3년째 하고 있는데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우고 있고 꾸준한 독서를 할 수 있어 나름 행복한 노년을 보내고 있다고 자부한다. 책을 읽다 보면 나의 무지가 보이고 가끔은 무지의 틀에서 해방되는 희열도 느낀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세계적 지성으로 손꼽히는 파스칼 브뤼크네르의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나이 듦의 새로운 태도에 관한 책이다.

생의 마지막 날까지 자신의 힘을 시험하라며 등을 떠미는 가능성의 이야기이다.

‘욕망을 가두지 않고 60세 넘어 어릴 적 꿈을 되찾든가, 게임이 끝났다 생각하고 뒷방으로 물러나 늙은이들끼리 카드나 치고 소일하든가.’

선택은 자유다.

‘사랑하는 동안, 창조하는 동안 우리는 불멸이다. 생이 언젠가 우리를 떠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다음세대에게 희열을 넘겨줄 수 있을 만큼, 그렇게 충분히 생을 사랑해야만 한다.’


오늘도 책을 읽으며 많은 것을 깨닫는다. 더 많이 사랑하며 살아야지 다짐도 한다.

그러나 가끔은 이런 생각도 한다. 이 나이에 공부는 해서 뭐 해? 이걸 이제 배워서 어디다 써먹어? 하며 회의에 빠질 때도 있다.

그러나 공부하는 것을 노후대책으로 삼고 나의 소박한 일상의 산문을 계속 써내려 가야지 다짐도 해 본다.

‘생의 마지막 날까지 사랑하고 일하고 춤추라!’는 작가의 말을 다시 한번 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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