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이름의 이모저모
"안녕, 친구야~" 산책 중에 다른 집 애들을 만났다. 개들은 서로 냄새 맡고 반갑다며 꼬리를 흔든다. 두 개의 리드줄이 엉킨다. 줄이 꼬이지 않도록 이리저리 왔다 갔다 정신이 없다. 얼추 다 놀았다 싶으면 처음보다 줄이 덜 얽힌다. 방금 전까지는 줄을 푸느라 바빴는데, 조금 어색하다.
서로 개를 키우는 입장에서 용기를 내어 묻는다. "얘는 이름이 뭐예요?"
개들의 외모는 각양각색이다. 크기, 털 색깔, 같은 종이 모여있어도 느낌이 다르다. 그만큼 개들의 이름도 다 다르다. 비슷한 느낌의 하얀 개라도 흰둥이, 설탕이, (백)설기 등등. 가끔씩 이름 자체만으로도 미소가 지어질 때가 있다. 어쩜 그렇게 찰떡같은 이름을 지었을까! 주인의 센스와 정성이 느껴진다.
우리 희망이와 소망이의 이름도 나름의 깊이를 가지고 있다. 우리 집 전문 작명가인 아빠가 심혈을 기울였다. (유기견) 동물보호센터에서 암울하게 지냈을 텐데, 우리 집에 와서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았다. 'ㅇ망이'라는 돌림자를 써서 둘째는 소망이가 되었고, 셋째가 생기면 야망이가 될 것이다. '인생은 이름 따라간다'는 말이 있는데, 견(犬) 생에서도 해당돼서 우리 애기들이 이름 따라 잘 살았으면 좋겠다.
+ 동료와 수다 떨다가 들은 충격적인 이야기 : 동료의 이전 동료는 보신탕을 좋아했나 보다. 지나가는 개들의 크기에 따라 '작은 개는 한비, 큰 개는 단지'라고 호칭했다고 한다. 이 의미는 가히 엽기적이다. 한 냄비 거리, 솥단지 거리를 줄여 말한 것이다. 자기 개도 아니면서... 글을 쓰면서도 손이 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