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모로 평소와 다른
어제 나의 첫 번째 자동차와 이별했다. 오래 탔다. 허우대는 멀쩡해 보여도 이래저래 손이 많이 가는 녀석이었다. 마지막까지 속을 썩였는데 갑자기 떠나가니 아쉽더라. 큰 사고 없이 잘 지내줘서 고맙고, 못난 주인 만나서 고생 많았다. 수고했다.
남동생 찬스를 써서 편하게 출근했다. 문득 2018년 1월 2일. 지금 다니는 회사의 첫 출근날이 생각났다. 허허벌판 아무것도 없었던 동네에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지금은 주차가 어려워졌다. 건물들도 많이 들어섰는데 대부분 '임대'가 붙은 빈 건물이다. 여기에 맛있는 식당이 좀 생겼으면 하는데 도리어 맛집들이 문을 닫고 있다.
아침에 차가 자주 막히던 구간에서 경찰차 3대가 출동하는 교통사고가 났다. 다친 분은 없었으면... 안타까웠다. 그 바람에 딱 9시에 출근했다. 보통 월요일 오전에는 여유가 있는 편이다. 동료들과 주말에 뭐했는지 수다를 떤다. 2021년에는 공휴일이 주말과 겹치면서 쉬는 날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올해는 소띠라서 소처럼 열심히 일하라는 건가 봐."라는 말에 격하게 동감했다. 다른 동료는 올해 학부모가 된다며, 평소에도 장난꾸러기인 아드님을 단단히 교육시키고 있다고 했다. 힘드시겠다.
회사 주변의 식당들은 월요일 휴무인 경우가 많다. 일부러 차를 타고 나가 2시간 동안 점심을 먹었다. 평소에는 배달시켜먹거나 근처 백반집에 간다. 40분이면 식사가 끝난다. 오늘따라 신기하게도 가는 식당마다 모두 문을 닫았기 때문에 시간이 배로 걸렸다. 계속 차를 타고 내리기를 반복했다. 세 번째로 방문한 닭갈비집은 다행히 열려 있었다. 코로나 때문에 매장 테이블 수를 줄여 운영하고, 계속 배달 주문 소리가 들렸다. 이놈의 코로나 언제쯤 끝이 나려나 싶었다.
오늘 기대했던 나의 두 번째 자동차를 만날 수 없었다. 대신 렌터카를 보내주셨다. 오직 내 차만 운전해봤는데 겁이 났다. 하지만 선택지가 없었다. 운전하면 30분인 거리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거의 2시간이 걸린다.(배차시간이 너무 길다.) 남동생, 아빠 찬스도 쓸 수 없다. 어찌저찌 집에 잘 도착했다. 내일 다시 이 차를 몰고 출근하려니 좀 막막하다. 일찍 일어나는 수밖에 없다.
그래도 내일은 월급날. 은행 입금 알람을 보며 기분 좋게 일어나야지. 오래간만에 화장도 좀 하고, 2021년 두 번째 출근을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