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를 위한 연애는 독이다.
요즘은 참 다양한 콘텐츠의 유튜브가 있다.
그중에서도 우연히 서점에서 연애 상담 관련 유튜버가 쓴 책을 흥미롭게 읽고 바로 유튜브 구독을 눌렀다. 그러다 보니 관련 영상에 뜬 다른 연애 상담 채널들도 자연스레 보게 되었다.
그런데 이 채널들의 한 가지 비슷 한 점이 있다면 20대의 연애와 30대의 연애는 다르다고 말하고 있었다. 영상의 일반적인 내용은 예를 들면 이런 것이었다. 대부분의 30대의 남성은 연락 문제에 집착하는 여자와 자신의 생활을 존중해 주지 않는 여자를 좋아하지 않는다.(사연자가 여성이 많았을 뿐, 일반화는 아니다. 여기서 남녀는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
물론 맞는 말이며 20대나 30대를 떠나서 누구든 그런 여자를 좋아할 리가 없다. 굳이 따지자면 위의 문제는 결국 나이가 아닌 각자의 연애 스타일에 따라 달라질 뿐이다.
하지만 한편으론 그저 하나의 연애 방식으로만 치부해버리기엔 저런 방목 스타일 연애를 바라는 이들(사랑과 존중이 따르지 않는 방목)과 연애하는 사람 중 상당수가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생활을 존중해달라는 요구가 자기 뜻대로만 연애를 하려고 하는, 일부 순수하지 못한 30대가 늘어놓는 자기합리화적 태도라는 것이다. 서로를 향한 기본적인 믿음이 밑바탕에 깔려있는 사이에서나 존중이라는 단어가 이상적일 수 있을 것이다. 연애는 혼자서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자기 입맛대로 피곤하지 않게 연애하려는 사람들은 말 그대로 연애를 위한 연애를 하는 것이지, 결코 '그 사람' 이기 때문에 하는 연애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자신은 별다른 문제가 없는데도 상대가 말도 안 되게 집착하는 경우는 제외다. 대부분이 저런 식의 연애를 하는 사람들은 상대가 누구든 크게 상관없는 경우가 많다. 아무나 만난다는 것이 아니라 연애를 시작할 수 있는 마음의 역치가 상대적으로 다른 이들보다 낮다는 것이다. 보통 상대방에 대한 진심이 우선시되기보다, 자신을 조금이라도 덜 괴롭힐 상대를 고르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만의 연애 방식이 정답인 양 끊임없이 강요하고, 상대를 단지 예민하고 이해심 없는 사람으로 몰아간다.
결국 상대는 시간이 갈수록 외로움과 공허함을 느끼고 되레 자신을 자책하는 마음을 갖기도 한다.
연애 채널 유튜브에는 이런 고민을 털어놓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았다. 그들을 상담해주는 유튜버가 이제는 상대방의 말과 행동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성숙한 연애를 할 때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그런데 성숙한 연애의 기준은 과연 누가 정하는 건지 사실 잘 모르겠다. 내 마음이 당장 외롭고 공허한데 상대방을 존중한답시고 연락도 참고 사생활을 지켜주는 것이야말로 연애의 모순이 아닐까.
현재 나 자신이 사랑을 온전히 느끼고 있음이 연애의 기본이다. 그 기본 위에 성숙한 연애를 운운해도 해야 할 거란 말이다. 성숙한 사람 위에 성숙한 연애가 있는 것이다.
연애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사랑과 믿음도 주지 않은 채, 존중이라는 그럴싸한 단어를 앞세워 자신의 이기심만 채우며 연애하는 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연애도, 존중도 결코 혼자서 하는 게 아니다.
심심함과 허전함을 못 이겨하는 연애가 아닌, 진심으로 서로를 사랑하고 존중할 수 있을 때야말로 서로의 다름도 인정할 수 있는 연애가 가능한 것이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