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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맘쓴이 Oct 03. 2022

슬기로운 솔로 생활

빛이 나는 솔로

나는 26살에  연애를 시작했다. 남들과는 달리 다소 늦은 나의  연애는 그만큼 서툴고 어려운 것이었다. 하지만 센스나 기술보다는 진심이  통할 나이였기에, 우여곡절은 많았으나 우리는 2 가까이 나름 진득한 연애를   있었다.


 연애였고, 처음으로 결혼까지 생각한 사람이었다. 물론 그만큼 이별의 후유증도 오래갔다.

 사실 헤어졌는데도 헤어진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에는 별로 슬프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몸과 마음이 점점 실감하기 시작했고, 나름의 진상 의식(?) 치르게 됐다. 진탕 취해서 집에 찾아간 적도 있었고  하면 서운할,  흔한 자니?라는 문자도 숱하게 날렸다. 남들이  하는 이별 진상을  떨고 나서야, 이제 정말 끝이구나. 느꼈다.


에게는  그대로 첫사랑이자,  이별이었다.

 사람이  세상이었던 세상이 그야말로 폐허가 되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폐허가  공간에서 무엇부터 쌓아가야 할지 그저 막막하기만 했다.

 

일단은 웃기로 했다. 미친 듯이 예능 프로를 몰아보기 시작했다. 정말 웃겼다. 그래서 웃었다. 일주일을 그렇게 웃으니 조금은 괜찮아지는 듯했다. 괜찮아졌으니 이제 몸을 움직여 볼까. 이마트 문화센터의 방송 댄스 수업을 신청했다. 어렸을 때부터 아이돌 무대를 녹화해서 춤을 따라  정도로 춤을 좋아하기는 했다. 역시나 재밌었다. 그렇게 시작한 방송 댄스를 지금 8년째 하고 있다. 그동안 취미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제일 싫어하던 내게 취미가 긴 것이다.


그리고 떨어진 자존감을 주워 올리기 위해 도서관을 갔다. 자존감에 관련된 서적을 모조리 빌려 일하면서 짬이 나는 시간에 틈틈이 읽었다. 그동안 책을 읽지 않은 것이 후회스러울 정도로 독서는 내게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그러면서 한동안 소홀했던 글쓰기도 다시 시작한 것이다.


이별은  많은 것을 가져다주었다. 단순히  사람을 잊기 위해 시작했던 일들이 지금까지  인생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때로 지금의 내가  시절로 돌아갔더라면, 우리는 이별하지 않았을 텐데. 하고 생각한 적도 있다.

하지만  말은 애초에 성립 불가다. ‘이별  만이  모든 일을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매사 게으르고, 행동하지 않았던 내가 첫사랑을 잊으려고 발버둥  결과가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이다.

돌이켜보면  사람에게 좋은 사람과의 연애와 이별은 독보다는 약이라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 좋은 이별은 없다고 생각한  생각은 틀렸다.


결과적으로 슬기로운 솔로 생활은 나의 자존감을 지켜주었고, 더욱 매력적인 사람으로 만들어줬다. 어쩌면 사람을 사람으로 잊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불행한 나를 행복한 나로 덮어버리는 일이다.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한 지름길은 당장의 외로움을 채워줄 사람을 찾아다니는  아니라, 슬기로운 솔로 생활을 즐기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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