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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맘쓴이 Sep 30. 2022

어제 너는 나를 버렸어.

이별이 항상 지독할 필요는 없지.


연애가 끝나고 가장 혼란스러운 것은 그 사람 자체를 잃은 것에 대한 상심인지, 나를 사랑했던 한 마음을 잃은 것에 대한 상심인지 헷갈린다는 것이다.

그 사람과 그 마음은 절대로 떼놓을 수 없다고 자만하는 순간, 둘은 보란 듯이 분리가 돼 버린다.

그래서 나를 사랑했던 마음과는 이미 관계가 멀어진 한 사람을 놓지 못하는 자신이 한없이 답답하고 한심하게 느껴질 것이다. 분명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 사람은 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는데 말이다.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사랑했던 과거와, 다시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미래 사이에서 우리는 한창을 방황한다. 그러다 이런 무의미한 시간들을 합리화하기 위해 우리는 기어코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시작한다.


아직 너도 미련이 남았을 거야. 나에게 미안할 거야. 후회할 거야. 연락하고 싶은 걸 참고 있을 거야.

백번 양보하여 이 모든 망상이 설사 진짜라고 해도 정작 내 앞에 현실은 변한 게 하나도 없다.

그는 나에게 연락하지도, 내 앞에 다시 나타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그게 진실이고 그의 진심인 거다.


미련과 미안함과 후회는 더 이상 사랑으로 변모할 수 없다. 그 모든 감정은 나를 다시 사랑할 수 없을 때 생기는 잔해의 감정일 뿐, 사랑의 선택지는 사랑밖에 없으므로 우리는 잔인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좋다. 그렇게 소설을 써서라도 내 마음이 온전할 수 있다면 당분간은 어쩔 도리가 없겠지만, 그 시간이 길면 길어질수록 손해인 사람은 결국 나 자신이다.

최대한 현실을 빨리 직시하고 새로운 시나리오를 써야만 한다. 그게 훨씬 생산적이고 본인에게 이롭다.


과거는 과거로 남겨두고 이별을 온전히 받아들여야만, 관계 속에서 잘못했던 자신의 행동도 비로소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과거를 부정할수록 나 자신의 발전도 그만큼 더 늦어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내가 나를 계속 좋아하고 싶으면 현재를 살아야 한다. 그리고 그 현재 속에서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으로 거듭나 있는 자신과 새로운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찾아온다.

이별한 모든 이들이 말할 수 없이 괴롭고 힘들겠지만, 이 사실을 최대한 빨리 깨닫고 내가 나 자신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가 사랑에 주저 않지도, 주저하지도 말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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