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와 음악 』 You - Hideyuki Hashimoto
기 억
왔다고 할지라도 자취도 없는
분명치 못한 꿈을 맘에 안고서
어린 듯 대문 밖에 빗껴 기대서
구름가는 하늘을 바라봅니다.
바라는 볼지라도 하늘 끝에도
하늘은 끝에까지 꿈길은 없고
오고 가는 구름은 구름은 가도
하늘뿐 그리 그냥 늘 있습니다.
뿌리가 죽지 않고 살아 있으면
그 맘이 죽지 않고 살아 있다면
자갯돌 밭에서도 풀이 피듯이
기억의 가시밭에 꿈이 핍니다.
김소월
봄일지도
오늘 아침 시 한 편을 받았다.
이 시로 합창곡을 작곡하고 싶으시다고.
쭉 내리읽었고
바로 이 곡이 떠올랐다.
You - Hideyuki Hashimoto
벚꽃은 예년보다 빨리 왔다가 빨리 지고
반짝반짝 연두잎들이 피어나고
철쭉은 화사하게 피어나기 시작했는데
황사와 추위가 몰려와 세상은 싸늘한 누런 잿빛이 되었다.
진짜 봄이 오긴 왔는데 뭔가 엇박자처럼 어긋나는 기분. 흐리고 서늘한 하늘 너머에 화사한 봄이 있나 본데.. 그래서일까,
봄이 저 잿빛 하늘 너머에 빗껴 기대어 때를 기다리는듯하다. 기억의 가시밭에 꿈이 피면, 거기에 피어난 꽃은 어떤 모습일까?
이순흥 '그리움'이란 시로 눈물나는 선율을 작곡하셨던 전지은 작곡가님께서 이번엔 또 어떤 곡으로 만들어 내실지 너무너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