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운동과 글쓰기를 위한 다짐
2022년. 입에 잘 붙지도 않는 새해가 어느새 3주 가량 지났다. 새해의 떠들썩함, 설렘, 어수선함을 딛고, 또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딱히 새해 다짐을 하지 않는다. 편의를 위해 시간이라는 보이지 않는 순간들을 인간이 저기까지는 2021년, 여기부터는 2022년이라고 선을 그어놓았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하지만, 어찌 생각하면 더이상 나를 뜨겁게 만드는 일이 없어서, 온 마음을 다해 돌진할 만큼의 일이 없어서인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다이어리에 새로운 마음으로 이것 저것 목표를 적어본다. 핸드폰 줄이기, 물 많이 마시기, 가족들과 눈 마주치고 대화하기 등등. 이런 저런 목표 중에서도 운동하기와 글쓰기가 가장 우선 순위에 있다. 헬스장은 작년 연말에 등록했는데 일주일에 한번 갈까말까 이고, 글쓰기도 요즘 들어 통 몸과 마음이 따라주질 않는다. 누군가는 새벽 5시에 일어나고, 매일 필사하고, 만보를 걷던데, 나는 순간순간을 흘려보내고만 있는 듯한 요즘이다. 순간 순간을 붙잡기 위해, 일년이 지난 후 지금의 나를 들여다보기 위해, 꾸준히 운동하고 글쓰기 위한 방법들을 기록해본다.
첫째, 좋아하는 활동을 숨겨 놓자.
헬스장에 발길이 선뜻 옮겨지지 않을 때 보고 싶었던 넷플릭스, 유튜브를 볼 수 있음을 상기해보고, 글쓰기가 싫을 때 좋아하는 카페의 공기와 향을 떠올려보는 거다. 아이들이랑 함께 있으면 보지 못할 프로그램을 집중해서 보고, 좋아하는 카페에 앉아있는 것만 상상해도 무거운 몸이 조금은 움직여질 것이다. 애초에 달성해야할 미션이 즐겁다면 금상첨화지만 그렇지 않고 해야하지만 좋아하지는 않는 미션이라면 좋아하는 순간을 숨겨 놓자. 그 순간들을 찾다보면 작심삼일이 작심십일 정도는 늦춰지지 않을까.
둘째, 실현 가능한 작은 목표를 세우자.
처음부터 달성하기 힘든 목표를 세우지 말고, 아주 작은 목표를 세우자. 5킬로그램 감량, 매일 1시간 글쓰기 같은 큰 목표를 세워 놓고, 3일 지속한 후 실패한 자신을 몰아세우지 말자. 처음에는 10분 홈트, 핸드폰 어제보다 10분 덜 보기처럼 작은 목표부터 시작하자. 작은 눈송이가 모여 큰 스노우볼이 되듯이, 자신의 마음과 의지를 도닥이며 작은 목표를 향해 굴리고 굴리다보면 어느 순간 목표 달성이 코앞에 있을지 모를일이다.
셋째, 루틴을 만들자.
작은 목표들을 실현하는 것이 어느 정도 몸에 익었다면, 몸이 익숙해지게끔 루틴을 만들자. 하루 중 특정 시간, 특정 장소에만 가면 저절로 몸이 반응하게끔, 관성에 맡길 수 있게끔 말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 한잔 마시기, 아이 등원시키자마자 산책하기, 설거지하자 마자 독서하기처럼 매일 행하는 일들 뒤에 달성하고 싶은 활동을 끼워 넣는 것이다. 꼭 해야 하는 동선 사이에 그 활동을 끼워 넣는 것도 도움이 된다.
넷째, 일단 하자.
생각을 접어두고 일단 하자. 일단 헬스장에 가고, 일단 써보자. 아, 오늘은 하기 싫은데 하고 불쑥 올라오는 생각들을 외면하고 일단 헬스장에 가면 10분이라도 움직이게 된다. 오늘따라 내 글이 너무 초라하고 못나 보여도 몇 문장이라도 써보자. (그래서 이 글도 일단 발행한다!) 지나친 생각이 내 발목을 붙잡지
않도록, 일단 해보자.
마지막으로, 또 다짐하자.
3일 해보고 안되면, 또 다짐하면 된다. 그렇게 3일마다 다짐하는 일 년을 보내보자.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는 나의 모습 자체가 얼마나 대견한가. 3일만에 실패해도 나를 위로하고 나를 토닥토닥 해주자. 다른 사람들에게 하는 위로와 감사의 말을 나 자신을 향해서도 해주다보면, 3일 뒤에 또 다짐할 수 있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 나온 “잘못된 일에만 너무 신경 쓰지 마. 항상 되돌릴 방법은 있어!” 라는 말처럼, 너무 신경 쓰지 말자.
올해는 작심삼일로 채우자. 내년에는 작심오일이 될지도 모르고, 내후년에는 작심한달이 될지도 모른다. 그 과정에서, 3일 전보다, 5일 전보다, 1달전보다 성장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