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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빛달 Mar 24. 2022

온전한 나를 찾기 위한 여정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를 보고

"인생 영화"를 다시 보고 느낀 점 쓰기 라는 인라이팅 공통 글쓰기 주제를 듣고, 고민을 거듭했다.

인생 영화라... '러브레터'도 비포 선라이즈'도 좋아했지만

사랑에 대한 글을 쓰기에는 나의 연애세포가 너무 빛바랜 느낌이라고나 할까.

나의 관심사는 돌아돌아 결국 다시 '나'에게로 오기 마련이어서

얼마전 너무 재밌게 봤던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라는 영화를 선택했다.




주인공 리즈는 뉴욕에서 살고 있는 작가로, 겉보이기에는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고 있는 듯하다.

멋진 집과 남편, 그리고 친구들까지.

그러나 그녀는 행복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자신을 잃었다.

그래서 그녀는 이혼을 택했고, 다른 사랑으로 그 아픔을 잊어보고자 하나,

새로운 사랑 역시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녀는 온전한 자기 자신이 아니었기 때문에.


자신이 싫어질때.

엉뚱한 곳을 헤매고 있을 때.

자신을 잃었을 때


사람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극복하고자 한다.

자신을 찾지 않는 사람이라면 애초에 있지도 않을 순간이겠지만,

주인공 리즈는 누구보다 자기 자신으로 살고자 했고, 그래서 그녀는 모든 걸 버리고 떠나기로 결심한다.

머무는 것보다 힘든 것은 떠나는 것이다.

이 힘든 일을 그녀는 과감하게 실행에 옮긴다.


이탈리아엔 오래된 농담이 있다.
매일 교회에 가는 가난한 남자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는 성자의 동상 앞에서 매일 기도했다.
"성자님 제발 부탁드립니다. 복권에 당첨되게 해주세요"
매일 간절히 기도하는 남자를 보다못한 신이 고함쳤다.



그녀는 앉아서 기다리지 않고 복권을 샀고, 떠났다.


1. Eat (먹고)

그녀의 첫번째 행선지는 이탈리아이다.

식욕과 의욕을 다 잃은 그녀에게, 이탈리아와 그곳의 사람들은 삶을 맛있게 즐기는 법을 알려준다.

"Dolce far niente (돌체 파 니엔테), 달콤한 게으름"이라는 말처럼, 이탈리아인들은 먹고 사랑하며 사는 방법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녀는 그곳에서, 집착에서 벗어나는 법을 배운다.

그녀를 가두었던 틀. 매끼니 먹은 칼로리를 계산하며 괴로워하고,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며 자신을 구속했던 그 틀에서 벗어나, 마음껏 피자를 먹고, 축구 경기를 보며 즐거워하고 그리고 큰 바지를 사기.

그리고 그녀가 맺은 관계도 마찬가지라는 깨달음을 얻는다.


무너져야 다시 세울수 있다는 깊은 깨달음을 얻은 리즈는

두번째 행선지인 인도로 향한다.


2. 기도하고 (Pray)

평화를 찾고 싶어서 온 인도에서

그녀는 봉사하고, 명상과 기도를 통해 마음을 부여잡으려 하지만,

여전히 자신을 용서할 수 없다.

아쉬람에서 만난 리처드와 인도 소녀를 통해

전 남편과 자신을 용서하게 되는 리즈


남편 : 나는 아직 당신을 사랑해
리즈 : 그럼 사랑해
남편 : 당신이 그리워
리즈 : 그럼 그리워해
끝까지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그럼 끝이 올거야

전 남편과 자신을 토닥이는 이 장면이 참 좋았다.

감정을 애써 감추고 멈추려고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느끼기.


그렇게, 그녀는 자신 안에 있는 신을 발견한다.

세상의 근심과 걱정을 초월한 인간이 아닌, 부족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임으로서.


3. 사랑하라 (Love)

마지막 그녀의 행선지는 발리이다.

말 그대로 로마와 인도에서 그녀는 feeding myself in Rome and India

몸과 마음을 채우고 발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온전한 자신을 찾자 새로운 사랑이 다가온다.

사랑에 빠져 어렵게 되찾은 자신을 또 잃지 않을까 두려운 리즈.

삶의 균형을 찾는 일이란, 그녀 삶에 중요한 키워드였다.


하지만, 그녀는 주술사 케투의 말을 통해,

새로운 키워드를 찾는다.


그녀의 새로운 삶의 키워드는 함께 사랑을 일구어 가는 것. 그리고 더 큰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었다.


 Attraaversiamo(아트라베르시아모)
함께 건너자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이 단순해 보이는 문장에 우리의 삶이 담겨있다.


몸과 마음으로 즐겁게 먹어본적이 언제인지

나 자신을 받아들여 내 안에 있는 신을 발견 해본적이 있는지

더 큰 균형을 찾기 위해 누군가와 함께 건넌적이 있는지


누군가는, 그렇게 말할지 모른다.

배부른 소리라고.

먹고 살기 힘든데, 모든 걸 버리고 어떻게 떠나라는 거냐고.


하지만, 이국적인 나라로 떠나야만 자신을 찾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어디서건,

나로 존재하고 싶다는 마음만 있다면 되는 것이다.


얼마전 읽었던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에서 기억에 남는 글귀를 덧붙이며 글을 맺고자 한다.

오늘도 탕자가 되어 나를 찾는 여정, 삶의 균형을 찾는 여정을 가겠다고 다짐하며.

남의 신념대로 살지 마라
방황하라
길 잃은 양이 돼라
...
길을 잃어도 영영 미아가 되지 않을 거라는 믿음, 그 거친 길에서 내 손으로 따먹는 열매, 그 열매에서 맛보는 목자의 은혜와 마침내 성숙한 탕자로 돌아올 집이 있다는 안식까지(그 집의 좌표가 설사 죽음일지라도.) 그것이 눈보라 치는 우주의 회오리 속에서 기어이 '자기'를 사는 인간의 아름답고 기구한 운명이라고 그는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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