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감
식후 땡으로 귤 하나 까먹었다.
알맹이에 착 달라붙은 얇은 귤껍질, 오돌도돌한 표면.
‘이놈, 참 맛있겠네’ 확신이 절로 든다.
척 보면 아느냐고? 딱- 보면 안다.
과일 집 딸로 20년 넘게 살다 보니, 맛있는 과일 고르는 법쯤은 자연스레 익혔다.
맛있는 귤을 찾아내는 비결은 이렇다.
1. 알맹이가 작을수록 맛이 진하다.
2. 껍질이 얇을수록 속살이 튼튼하다.
3. 껍질 까기가 성가실수록 육질이 연하다.
(속살과 껍질 사이가 벌어져 후루룩-쉽게 까지는 놈은, 싱거울 가능성이 높다)
4. 껍질이 거칠수록 과육이 달콤하다.
귤은 꿀보다 달콤하고 꿀에겐 없는 새콤함이 있다.
입안에서 부드럽게 뭉개지는 식감도 귤이 가진 매력이 아닐까?
아, 바야흐로 귤 까먹는 계절이 왔다.
겨울만 되면 차가운 밤공기가 방안을 적실 땐 이불에 둘러싸여 손만 빼꼼 내밀고 귤을 까먹곤 했다.
자기 전 심심해진 입을 달랠 때도 귤만 한 야식이 없고, 식후 귤 두 개쯤은 까먹어줘야 양치하기가 아쉽지 않다.
손끝이 좀 노래지면 어떠하리~ 혀끝이 이토록 만족해하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