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애 이야기
- 큰 애가 아르바이트하는 식당에 손님으로 앉아
큰 아이는
대학 2년을 마치고 2023.1월에 입대하여 올여름 2024. 7월에 전역하였다.
9월에 바로 복학하지 않고 한 학기 휴학하고서 여유로운 시간, 자신을 조금 정비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 했다.
좋은 생각이야. 그런 시간이 필요하지...
7월 말엔 7박 8일 동안 필리핀에,
8월엔 거의 3주간 제주도 친구집에,
9월엔 4박 5일간 군대 후임과 함께 일본에...
이렇게 스스로에게 '전역 선물'처럼 국내외를 오가며 신나고 알차게 시간을 보내더니,
추석 지나고 나서는 집 근처 돈가스 집에서 점심 알바를 구해 일을 시작했다.
남은 시간엔 인강을 들으며 필요한 시험 대비 공부도 하고, 취미생활과 운동도 하며 지내고 있다.
대학 1학년 때 첫 알바는 초밥집에서, 본인 말로는 인생의 쓴 맛을 보았다고...
첫 알바라 실수가 잦아 그때마다 당황했었던 모양이다.
그 이후로 한 카페 알바, 옷 포장 알바 등으로 잔뼈가 굳어서, 이제는 아르바이트하는 게 익숙하고 여유 있어 보인다.
아이가 일하는 식당에 저녁을 먹으러 오는 것은 아이를 응원하기 위해서이다. 우리는 항상 네 편이야. 넌 잘하고 있어. 우린 너의 모습을 보며 흐뭇하다는 말없는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서이다.
더불어 어엿한 청년으로 자라 있는 아이를 바라보며 여러 추억과 상념이 찾아드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리라.
첫 아이 출산의 감격과 동생들이 태어나기 전 3년 동안 오롯이 이 아이와 보냈던 시간,
연년생 동생들이 태어나면서부터
큰 형아•큰 오빠로서 그 위치에 맞는 품성을 갖추며 자란 아이. (물론 어릴 땐 개구쟁이였지만...) 이제는 부모님도 생각하고, 동생들도 관심할 줄 아는 아이.
군에 가서 야간 근무할 때 썼다며 어버이날 즈음하여 우리에게 보낸 장문의 편지에 많이 울었던 게 생각난다.
집을 떠나 홀로 한국에서 보낸 대학생활 2년간의 회고와 가족에 대한 그리움 등이 쓰여 있었던 편지.
외로웠을 아이 마음이 느껴져서 눈물이 나왔고, 우린 그리 잘해 준 것도 없는 것 같은데, 많이 고마워하고 우릴 본받고 싶다는 말에 고맙고 뭉클했다.
세 아이의 엄마로서,
나의 글쓰기의 소재는 우리 세 아이들 한 명 한 명이다.
2024년 현재, 세 아이 모두 대학생인 이 시점에
이 아이들에 대한 나의 상념은 과거와 현재를 오간다.
큰 애 이야기로 시작한 나의 에세이는 둘째, 셋째 이야기로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