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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선과 골인

새 시작과 마지막 그 끝

by 감정비행일지

오랜만에 글을 쓴다.

1년 만이다.

매일은 아니더라도 세계를 다니며 그때그때 담겼던 나의 생각과 느낌을 기록해 보기로 다짐해 놓고 1년이 지났다.

새해가 되면 늘 마라톤 그 출발선에 서 있는 것처럼 새로운 각오와 희망과 다짐을 한다.

그리고 연말이 되면 그 출발선에서 내가 했던 다짐과 각오들 중 절반도 해내지 못했나 싶어 괜스레 자괴감도 들고 스스로에 대해 실망을 한다.


출발선과 골인.


승무원이라는 직업을 꿈꾸며 열심히 면접 준비를 하던 그때 나는 열정과 희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벌써 입사 한지 14년 나는 무엇을 위해 그 직업을 원했고, 내가 하는 일의 끝은 무엇인가?

나는 어떤 마음으로 현재 일하고 있고 이 직업을 내려놓을 때쯤엔 나는 어떤 모습일까?


결혼과 출산하며 아내와 엄마가 되었다.

나는 그 출발선에서 어떤 아내와 엄마가 되기로 마음먹었는가?

그리고 내가 이 세상을 떠날 때쯤 나는 어떤 아내와 엄마로 남아 있을까?


학창 시절 내가 어른이 되면 나는 꽤 성숙한 사람이 될 줄 알았다.

어른이 돼서도 이렇게 배워야 할 게 많은지 몰랐다.

학교에서 배웠던 책 속에 지식들은 단순히 대학을 가기 위한 내용들로만 생각했지 세상을 살아갈 지혜를 배우지 못했다.

20살 나는 어떤 어른이 되기로 하였는가?

그리고 지금 어떤 어른이 되어 가고 있는가?

머리가 희어질 때쯤 나는 어떤 어른의 영향력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가?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내가 만든 것이고, 미래의 나는 현재의 내가 만든 것이라고 했다.

출발선의 마음은 나의 과거인 것이고 그 결승선은 나의 미래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출발에서 결승선에 가는 그 길에 있다.

그 길은 오르막길이 나오기도 하고 비바람이 몰아치기도 하고 울퉁불퉁한 자갈밭도 나온다.

하지만 어느새 숨을 좀 고를 수 있는 내리막길이 나오고 시원한 나무 그늘길이 나오고 듣기 좋은 풀벌레 소리와 꽃향기가 가득한 산책길이 오기도 한다.

그렇게 걷고 뛰다 보면 시련과 고통 속에서는 작은 상처도 나고 근육통도 오지만 어느새 그 상처에는 새살이 오르고 단단한 근육이 된다.

출발선에서의 내 모습이 지금과 다르다고 해서 실망하지 말자.

출발할 때 어느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소나무가 되기로 다짐했지만 지금은 흔들리는 갈대가 되기도 한다.

어느 때는 그 바람에 내 몸을 맡기는 것이 안전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사람이다.


그 길을 걷는 지금 아직도 난 그 끝이 어떨지 모르지만 현재를 후회 없이 살아보자.

2025년 새해를 맞이하고 다시 결심을 세우고 벌써 보름이 지났다.

2025년의 12월 그 연말에 나는 올 한 해를 어떻게 마무리할지 모르지만 걸어온 내 길을 뿌듯해하며 다시 숨 고르기를 할 수 있도록

거친 비바람도 자갈밭도 두려워하지 말자!!


2025.1.15 자카르타에서 스피커로 새어 나오는 기도소리를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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