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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의 가장자리에서 빛을 보다

실버라이닝

by 두유진
QZIG2795.JPG <siver lining> 두유진 2008 oilpainting

우리는 종종 ‘해야 할 일’을 배우며 자란다. 해야 할 일의 목록은 언제나 분명하다. 공부를 해야 하고, 약속을 지켜야 하며, 열심히 일해야 한다. 그러나 인생을 조금 더 오래 살아본 사람들은 안다. 진짜 중요한 것은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아는 것이라는 사실을.


해야 할 일의 원칙을 이해한 사람만이, 해서는 안 될 일의 본질을 깨닫는다. 그것은 마치 밝은 빛을 본 사람만이 어둠의 깊이를 이해할 수 있는 것과 같다.

내가 이 말을 처음 체감한 순간은, 스스로 무언가를 망쳤다고 느꼈을 때였다.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진 것 같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망친 일’은 끝이 아니라 방향을 수정하라는 신호였다는 것을.


성공은 완벽한 계획의 결과물이 아니라, 수많은 실패와 실수 위에 세워진 불안정한 탑이다. 중요한 건 그 탑이 얼마나 높이 올라갔는가가 아니라, 무너질 때마다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다시 쌓아올렸는가이다.

그림 속 인물처럼, 우리 모두는 한때 길 위에 주저앉은 적이 있다. 앞이 보이지 않는 먹구름 속에서, 자신이 가던 방향이 맞는지조차 알 수 없는 순간 말이다. 하지만 먹구름은 언제나 하늘 전체를 삼키지 않는다. 그 가장자리에는 반드시 빛이 있다. 다만 그 빛을 보려면 멈추지 않아야 한다. 잠시 주저앉을 수는 있어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실패를 분석한다는 것은 단순히 잘못을 찾아내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스스로의 가능성을 다시 탐구하는 과정이다. 왜 이 일이 이렇게 되었을까를 묻는 순간, 인간은 성장한다. 실수의 본질을 해석하고, 그 속에서 자신만의 법칙을 발견하는 것이다.


레몬은 신맛이 난다. 하지만 그 신맛 덕분에 우리는 시원한 레모네이드를 만들 수 있다. 중요한 건 ‘시큼함’이 아니라 ‘활용의 지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쓰라린 경험은 불행이 아니라, 새로운 조합을 위한 재료일 뿐이다.


해야 할 일의 원칙은 단순하다. 정직함, 성실함, 꾸준함. 그러나 해서는 안 될 일의 목록은 훨씬 더 깊고 미묘하다. 타인의 길을 부러워하며 스스로를 잃는 일, 이미 지나간 실수를 붙잡고 자신을 괴롭히는 일, 두려움 때문에 한 걸음을 내딛지 못하는 일.


이 세 가지는 우리의 가능성을 가장 빠르게 잠식하는 이다.


반대로,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용기와 미완의 자신을 인정하는 겸손은 해서는 안 될 일의 반대편에서 우리를 다시 일으킨다. 어쩌면 인생의 모든 실패는 ‘빛의 방향을 다시 정렬하라’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먹구름은 무겁지만, 그 가장자리는 언제나 빛으로 둘러싸여 있다. 빛을 보려면, 고개를 들고 하늘을 바라봐야 한다. 실수의 무게에 눌려 머리를 숙이고 있으면, 아무리 가까운 곳에 빛이 있어도 보지 못한다.


삶이 가르쳐주는 가장 큰 교훈은 이것이다. ‘망친 일’ 속에도 배움이 있고, ‘어두운 시간’ 속에도 의미가 있다는 것. 그 의미를 읽어내는 힘이 바로 회복탄력성이고, 그 힘이야말로 성공의 숨은 근육이다.


그림 속 길은 명확히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길이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인간의 삶도 그렇다. 안개와 먹구름에 가려져 있을 뿐, 결국은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중요한 건, 그 길이 나의 길이라는 믿음이다.


빛을 향해 걷는다는 것은 완벽함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불완전함 속에서도 자신을 믿는 행위다. 실수는 우리를 더 인간답게 만들고, 후회는 우리를 더 깊은 이해로 이끈다.


이제 나는 안다.
성공은 ‘해야 할 일’을 완벽히 해내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해서는 안 될 일’을 명확히 구분할 줄 아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것임을.
실수를 분석하고, 후회를 내려놓고, 먹구름의 가장자리에서 빛을 찾는 사람. 그가 진정 성공하는 사람이다.

오늘도 나는 나의 작은 실패를 레몬처럼 손에 쥔다. 그리고 묻는다.


“이 신맛으로 어떤 레모네이드를 만들 수 있을까?”
그 질문이 나를 다시 앞으로 걷게 만든다.
그 길의 끝에서, 나는 또 한 번 빛을 발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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