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tube로 배경 음악을 하나 틀고 커피를 내린다. 노트북 앞에 앉아서 깜빡이는 커서를 보며 뭘 쓸까 고민한다. 요즘 나의 일상이다. '제목을 입력하세요' 저 한 문장도 왜 이렇게 좋은지. 내가 쓰고 싶은 어떤 말이든 제목만 붙이면 그럴듯한 글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쓰는 일이 이렇게 즐거웠었나? 하고 싶은 말이 이렇게나 많았나? 내가 스스로에게 이렇게나 질문이 많은 사람이었나? 새삼 나를 다시 돌아보게 된다.
나는 내가 삶의 의욕이 다 사라졌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브런치 작가 신청에 합격한 4월 초부터 오늘까지, 한 달 반 여의 시간은 최근 몇 년 중 가장 활기 넘치는 나날이었다.
이렇게 하고 싶은 일이 생기고, 살고 싶어질 수 있다니. 나는 원래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이었구나. 그동안 내가 하고 싶은 게 있다는 걸 잠시 잊고 지낸 거구나.
요즘 내 일상에 제목을 붙인다면 뭐라고 할 수 있을까? 어떤 말로 표현해야 나의 즐거움을 다 담을 수 있을까? 즐거움을 넘어 환희에 가까운 이 기분을 뭐라고 형용할 수 있을까?
'제목을 입력하세요'는 단순한 시스템 문장이지만, 나에게는 마음을 꺼내는 시작점이자 삶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그래서 나의 요즘 일상에 제목을 붙여본다면
제목을 입력하세요 : 안녕? 반가워. 돌아온 마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