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통제와 삶의 의미
서예지 한국인성교육협회 전문교수
자신의 삶을 스스로 잘 통제하는 것은 삶의 의미를 찾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오늘 하루의 목표를 세우고 그 계획에 따라 하루를 보람차게 살아가다 보면 이전에 보이지 않던 삶의 규칙과 의미가 보일지도 모릅니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백 번 이길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그 적이 바로 나라면 어떨까요? 사실 이 세상에서 가장 알기 어렵고, 이기기 어려운 적은 나 자신일지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생에서의 크고 작은 성취는 자기통제(self-control)를 얼마나 잘하느냐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씁쓸하긴 하지만 이 또한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통제를 잃어버린 삶과 그렇지 않은 삶은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외부의 유혹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귀를 막고 몸을 묶어야 할지도 모른다. Herbert James Draper (1863–1920), 'Ulysses and the Sirens'크고 작은 성취를 가져오는 자기통제
만족지연효과로 잘 알려진 마시멜로 실험에서만 보더라도, 목표를 위해 지금 내 눈 앞에 펼쳐진 유혹을 이길 수 있는 자기통제(self-control)는 우리 인생에 많은 이점을 가져다줍니다. 이런 자기통제의 이점은 비단 학문적 성취에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자기통제의 이점은 흡연과 과음, 해야 할 일 미루기와 같은 건강에 좋지 않은 습관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타인의 신뢰와 인정, 안정된 연인 관계 유지에 이르기까지 우리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일관되게 입증되었습니다(De Ridder et al., 2012). 또한 최근의 몇몇 연구들은 자기통제(self-control)가 더 높은 삶의 만족도와 관련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Grund et al., 2015).
행복한 삶을 넘어 의미 있는 삶으로
인생에서 행복은 몸이 편안한 쾌락주의적 즐거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몰입과 희생을 통한 삶의 의미 추구를 통해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행복한 삶뿐만 아니라 의미가 있는 삶을 위해 노력합니다. 쾌락적인 즐거움보다 삶의 의미를 추구할 때 사람들은 더 행복함을 느낀다고도 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삶을 더 의미 있게 생각할까요?
오늘 소개해드릴 논문에서는 연구자들이 총 3개의 연구를 통해 자기통제가 삶의 의미 추구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연구 1에서는 1주일간 삶의 의미를 느꼈는지, 유혹은 없었는지(자기통제의 실패 경험), 얼마나 행복하고 슬펐는지 등에 대해 매일 평가함으로써 자기통제가 삶의 일반적인 의미에 대한 인식 및 일상적인 삶의 의미 체험과 긍정적으로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어서 연구 2, 3에서는 자기통제가 어떻게 삶의 의미에 영향을 주는지, 그 과정에 대해 검증을 했습니다. 그 결과, 자기통제는 삶 속에서의 구성 경험(experienece of structure in life)에 영향을 주며, 이는 또다시 삶의 의미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여기서 삶 속에서의 구성 경험은 삶의 감각이 일관되고 질서정연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자기통제는 삶의 질서에 대한 경험을 증진시키며, 이는 우리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규칙적인 하루를 통해 발견하는 삶의 의미
높은 자제력을 가진 개인은 자신의 삶에서 더 많은 질서와 구조를 가질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결국 자신의 삶이 의미 있다는 더 강한 인식으로 이어집니다. 이에 대해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만일 여러분이 인생의 의미를 아직 찾지 못했다면, 속는 셈 치고 오늘 하루는 전보다 좀 더 규칙적인 일과를 살아보는 건 어떨까요? 삶에 대해 회의적이고 나태한 나 자신과 싸우면서 오늘 하루의 목표를 세우고 그 계획에 따라 하루를 보람차게 살아가다 보면 이전에 보이지 않던 삶의 규칙과 의미가 보일지도 모릅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오늘도 세상에서 제일 이기기 어려운 적인 나 자신과 한 판 붙어 봅시다! mind
<참고문헌>
Olga Stavrova, Tila Pronk & Michail D. Kokkoris (2020). Finding meaning in self-control: The effect of self-control on the perception of meaning in life, Self and Identity, 19, 201-218.
De Ridder, D., Lensvelt-Mulders, G., Finkenauer, C., Stok, F. M., & Baumeister, R. F. (2012). Taking stock of self-control: A meta-analysis of how trait self-control relates to a wide range of behaviors.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Review, 16, 76–99.
Grund, A., Grunschel, C., Bruhn, D., & Fries, S. (2015). Torn between want and should: An experience-sampling study on motivational conflict, well-being, self-control, and mindfulness. Motivation and Emotion, 39, 506-520.
서예지 한국인성교육협회 전문교수 | 사회 및 문화심리 박사수료
'건강한 사회에 건강한 개인이 존재하며, 행복한 개인이 행복한 사회를 만든다'라는 신념으로 사회변화를 위한 개인의 태도 및 인식변화와 실천에 관해 관심이 있다. 중앙대에서 사회 및 문화심리학 박사 과정을 수료하였으며, 한국인성교육협회 심리학 전문 교수로 건강한 사회와 행복한 삶을 위한 인성의 중요성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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