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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트별펭귄 Jan 19. 2024

자연은 빈 공간을 싫어한다. 시장도 그렇다.

[책 리뷰] 위기의 역사, 오건영 (페이지2북스)


 <위기의 역사>는 전세계 금융, 경제의 역사 속 위기들을 되짚어보며 차근차근 알려주는 경제·경영분야 서적이다. 나 같은 경우 인문학, 소설 등의 분야를 좋아할 뿐더러 경영·경제 분야 도서는 막연히 어렵고 난해한 내용이 가득하리라는 편견 때문에 섣불리 집어들지 못했다.


 그러나 <위기의 역사>는 달랐다. 경제 분야 생 초짜인 내가 봐도 쉽고 이해가 쏙쏙 되는 책이었다. 진작에 저자를 사제관계로 만났더라면 지금쯤 내가 금융, 투자분야에서 일했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작가는 경제를 알기쉽게 풀이하고 비유를 들며 설명한다. 경제에 조심스레 접근해보려는 새내기 독자들을 배려하는 저자의 진심어린 마음이 느껴졌다.



 이전에 들었던 글쓰기 강의가 생각난다. 교수님은 제자들의 현학적이고 난해한 표현들을 질색해 하셨다. 있어보이는 척 글을 쓰지 말라고 하셨다. 있어보이는 척 할 시간에 퇴고를 거듭하며 틀린 문법이나 고치라고 혼을 내셨다. 글에 진정어린 마음과 독자를 배려하는 마음을 담으라고 말씀하셨다.


 당시 열심히 혼났던(?) 기억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나는 여전히 부족하다. 그러나 읽기 쉽게 쓰인 저자의 글을 보며 교수님의 말들이 다시금 생각났다. 저자는 눈앞의 막막한 경제 현실에 불안한 사람들, 경제가 뭔지는 모르겠고 그저 먹고 사느라 바쁜 사람들을 독자로 상정하여 조곤조곤 따숩게 설명한다.



 책을 읽고 어느덧 용기가 생긴 나는 다시금 경제 신문을 꺼내보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도통 뭔 소리인가 싶던 말들이 조금씩 눈에 들어온다. 금리, 환율, 코스피 지수 등등 단어들이 머릿속에 들어와 커다란 거시 경제의 틀을 그려낸다.


 책을 읽기 전의 나와 읽고 난 후의 내가 다르다면 그 책은 성공한 책이다. 그리고 이 책은 나라는 한 독자를 바꾸어 놓은 성공한 책이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경제



 이 책은 크게 4가지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외환위기, 미국의 닷컴 버블, 전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 그리고 코로나19를 지나 인플레이션 위기를 겪는 오늘의 현실을 각각 이야기한다.


 책을 읽으며 당황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 놀라웠다. 경제는 이미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이었다. 다만 용어가 낯설다거나 나의 두려움이 경제에 보이지 않는 선을 그어놓아 그동안 모른다고 생각했던 것뿐이었다. 



 우리나라 필수 교육과정을 모두 마친 성인이라면 누구든지 수요 공급 곡선을 들어는 봤을 것이다. 설마 모른다고 해도 이것은 알 것이다. 시장에는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저자는 이미 우리가 알고 있던 사실에 살을 더하고 용어 해설을 덧붙여가며 우리가 부지불식중 닫아놓은 무의식을 살며시 연다. 경제는 어렵지 않다. 단지 우리 마음속에 섣부른 두려움이 있었을 뿐이다. 






경제 위기를 통해 

바라본 미래



항상 위기는 예상치 못한 시기에,
예상치 못했던 방식으로 찾아오곤 합니다.


 모든 위기의 흐름을 역사적으로 살펴보니 공통점이 있었다. 모두 예상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예상하지 못하는 것은 인생뿐만이 아니었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경제를 수학 법칙 마냥 정답이 정해져 있고 예측할 수 있다고 막연히 추측한다. 그런 우리들의 추측은 틀렸다. 


우리는 미래를 알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 앞에 닥칠 위기를 알지 못한다. 미래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경제 역시 어떤 흐름을 타고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다. 



 저자는 지난 수십년의 경제의 흐름을 살펴보며 얻은 교훈을 전한다. 안정적인 상태가 계속해서 지속된다고 미래 역시 변하지 않을 것이라 섣불리 단정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또한 변화는 급격하게 찾아온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각각의 위기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 공통점은

'장기간의 안정적인 경제
환경 속에서 싹튼 안이함'과

'급격한 금융환경의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금 변화와 혁신의 시대를 살고 있다. 2024년 인공지능을 화두로 주식시장이 들뜨고 있다. 한편에서는 전 세계를 강타한 인플레이션과 전쟁 이슈 등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가득하여 망망하기 그지없다. 


 우리는 <위기의 역사>를 살펴보며 지난 경제위기의 상황들을 돌아보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 2024년 새뜻 새마음으로 경제를 공부하고 싶고 미래를 대비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독자를 생각하는 마음이 가득한 이 책을 추천한다. 독자를 배려하는 책은 누구에게나 사랑받는다.





By. 민트별펭귄.


사진 출처 : pixabay

인용 출처 : 『위기의 역사』오건영, 페이지2북스

본문 출처 : 민트별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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