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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트별펭귄 Feb 09. 2024

작동하는 것은 확산되고 작동하지 않는 것은 소멸한다

[책 리뷰] 클루지, 개리 마커스 (갤리온)

 책 <클루지>를 알게 된 것은 지난 번에 읽은 책 <역행자>를 통해서다. 책 <역행자> 뒷 부분을 보면 저자가 추천하고 있는 책의 목록이 나온다. 역행자 작가는 본인이 추천하는 책을 한 번쯤 읽어 볼 것을 권한다. 책을 읽고 직접 행동에 옮기는 삶을 실천하기 위해 저자가 추천해 준 책 중 제일 구미가 당긴 책, <클루지>를 선택했다.


https://brunch.co.kr/@mindalpenguin/32

(↑↑↑↑↑책 역행자 서평 링크↑↑↑↑↑)



 전반적으로 책의 내용은 평이한 수준이다. 나는 역행자의 저자만큼 책 <클루지>를 읽고 깊은 감명을 받지는 못했다. 문장도 다소 반복적이고 이미 알고 있던 내용들이 많아 아쉬운 부분도 많았다.



 다만 저자가 얼마나 많은 사례를 수집하고 과학에 기반한 설명을 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옅볼 수 있었다. 책에는 마시멜로 실험, 전기 실험, 인간의 기억과 관련된 실험 등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실험과 그밖의 다양한 과학 실험들이 등장한다. 덕분에 저자가 참조한 다양한 자료와 기존 상식, 과학적 논리를 기반으로 인간의 기억, 언어, 생각과 관념 등에 대해 정리해볼 수 있었다.



 한편 종교적 신념으로 인해 책을 읽기 어려울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책은 철저히 과학적 논리, 즉 진화론을 기반으로 인간을 설명하고 있다. 따로 종교가 있는 분들은 책을 다 읽기도 전에 진화론에 대한 거부감이 먼저 와닿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인 사견을 덧붙이면 진화론이냐, 창조론이냐 등은 차치하고서라도 한 번쯤 읽을 법한 책이다. 인간의 불완전함에 대하여 과학적인 논리 기반의 설명을 원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다.


클루지란
어떤 문제에 대한 서툴거나
세련되지 않은 해결책을 뜻한다.

 책의 본질은 제목과 같이 클루지에 대한 것이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인간은 클루지의 원리를 기반으로 진화한 존재다. 따라서 인간은 불완전하며, 여전히 많은 결함을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인간의 진화 여부를 떠나 인간이 불완전하다는 사실에 대해 공감한다. 클루지는 인간이 불완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는 원인이자 결과값이다.



 

이처럼 자연은
쉽게 클루지를 만들곤 한다.

자연은 그것의 산물이
 완벽한지 또는 세련됐는지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작동하는 것은 확산되고
작동하지 않는 것은 소멸할 뿐이다.


 진화는 완벽의 여부와는 상관이 없다. 저자는 진화를 등산에 비유한다. 산을 일직선으로 길을 내 곧장 정상으로 올라갈 수 없듯이, 인간의 진화도 비스듬한 나선 형태로 진행된다. 따라서 우리 몸의 꼬리뼈와 사랑니 등 오늘날의 효용성과 별개로 존재하는 것들의 원인을 클루지를 기반으로 설명한다.





인간의 불완전함을

밝혀주는

다양한 예시들



 작가는 클루지에 대해 이야기하며 인간의 불완전함을 다양한 사례와 실험을 통해 이야기한다. 그중 인상깊었던 구절과 함께 내용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무엇이 머릿속에
가장 자연스럽게 떠오르는가는
맥락에 따라 좌우된다.


 우리의 기억체계는 알고 있다시피 매우 형편없다. 물론 나보다 더 좋은 기억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도 인정한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기억력을 가진 사람조차 컴퓨터에 맞먹는 기억력을 갖고 있지 않다.



 기억뿐만이 아니다. 우리의 정신은 주변의 맥락과 언어 등에 의해 손쉽게 오염된다. 책에서 소개한 몇 가지 사례들 중 친숙효과를 살펴보자면, 우리가 왜 친숙함을 느끼는 대상에게 더 관대해지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게 된다.


<정신적 오염의 사례>
 : 초점 맞추기 착각, 후광효과, 닻 내림과 조정, 친숙효과 등

우리의 신념들은
기억의 장난, 감정, 정말로
아무 상관이 없어야 할
지각 체계의 변덕 등으로
오염되어 있다.


 우리의 일상을 되돌아본다. 확신을 가지고 내렸던 결정들 중 내가 주변의 영향을 정말 아무것도 받지 않았던가 돌이켜 본다.


 인간의 불완전성에 대해 알게 된다는 것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 준비가 되었다는 말과 같다고 생각한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위한

제언들




 저자는 앞서 많은 페이지를 할애하여 설명한 인간의 불완전함에 대해 다음과 같이 13가지의 제언을 마지막 결론으로 내놓는다. 아래 방안들을 통해 인간의 불완전함을 보완하고 우리가 조금 더 현명하게미래를 살아갈 수 있도록 제안한다.


1 대안이 되는 가설들을 되도록 함께 고려하라
2 문제의 틀을 다시 짜고 질문을 재구성하라.
3 상관관계과 곧 인과관계가 아님을 명심하라
4 여러분이 가진 표본의 크기를 결코 잊지 말라.
5 자신의 충동을 미리 예상하고 앞서 결정하라


가장 인상깊었던 제언 중 한 가지를 꼽아보면 바로 3번 문항이다. 상관관계는 인과관계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살면서 두 사건이 상관관계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둘을 인과의 법칙에 끼워맞추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던가.

 

6. 막연히 목표만 정하지 말고 조건 계획을 세워라.
7. 피로하거나 마음이 산란할 때는 되도록 결정을 내리지 말라.
8. 언제나 이익과 비용을 비교 평가하라.
9. 누군가가 여러분의 결정을 지켜보고 있다고 상상하라.
10. 자신에게 거리를 두어라.


 또한 내게 가장 도움이 된 조언은 피로하거나 마음이 산란할 때는 되도록 결정을 내리지 말라는 것이다. 나는 살면서 내가 지치고 힘들었을 때 내린 결정들에 대해 뒤늦게 후회를 한 적이 꽤 많았다. 쉼을 경시하고 바쁘게 달리다 번아웃이 왔을 때, 나는 그저 후회스러운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지쳤을 때는 무엇보다 내 자신에게 휴식을 주고 건전하고 올바른 해결방식을 찾을 수 있도록 나 자신을 아껴주고 보듬어 주는 행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11. 생생한 것, 개인적인 것, 일화적인 것을 경계하라.
12. 우물을 파되 한 우물을 파라.
13. 합리적으로 되려고 노력하라.


 과연 내가 이 지침들을 나침반 삼아 잘 살아갈 수 있을지 확신이 들지 않을 때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럴 때는 적당한 휴식과 함께 내 자신을 더 보듬어주려고 한다.


 나를 비롯해 불완전한 모든 인간을 보듬어주고 품어줄 수 있는 그릇이 되고 싶다.





By. 민트별펭귄.


사진 출처 : pixabay

인용 출처 :『클루지』개리 마커스, 갤리온

본문 출처 : 민트별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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