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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ink Thru Aug 06. 2020

싸워서 이기기 위한 시간

명상의 진정한 의미

[명상의 계기]

제가 명상을 시작한 지 어느덧 약 1년의 시간이 흐르고 있습니다.

요가를 해서 그런지 '명상'이라는 단어가 마음 한편 어딘가에 항상 웅크리고 있었던 덕분에, 삶이 힘들고 지쳐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순간이 제게 찾아왔을 때 그 도피처로 '명상'을 선택했습니다.

어떤 심오한 접근을 위해서라기 보단 자꾸 우울해지고, 감정적이게 되고, 쉽게 좌절하는 마음으로 인해 일상의 밝은 부분을 많이 잃어감에 따라 도대체 내가 왜 이런지 '직면'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하였습니다.


[과정]

처음에는 그냥 앉아 있었고, 닥치는 대로 생각하고 상상했으며 이런 과정을 지나는 동안 졸고, 울고, 화내고, 웃는 시간들이 수없이 반복되었습니다. 처음 몇 달간은 혼자서 직면하기로 했던 계획이 나름 잘 드러 맞았는지 나를 습관적으로 괴롭히던 여러 가지 기분들로부터 조금은 가벼워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어떠한 목적을 갖고 명상이란 것을 계속해야 할지를 몰라 오랫동안 명상 수련을 해오신 선생님을 찾아가 체계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명상의 새로운 면들, 예를 들면 심오한 깨달음보다는 일상 속에서 가볍게 집중하는 것, 지금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것, 나도 몰랐던 습관의 패턴을 찾아 가는 것 등을 배우게 되면서 저의 명상 수련이 차츰 방향성을 찾기 시작하였습니다.


[의심]

만약 당신이 명상을 시작한다면, 가장 먼저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 반복적으로 올라오는 부정적인 감정의 습관들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우울의 패턴으로 자주 찾아왔으며 어쩔 땐 잘 이겨내기도 했지만 처음의 대부분은 명상 공부를 하더라도 막상 현실에선 결국 예전처럼 몇 번이고 무너져 내리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명상에 대한 의심, 기분이 안정되었을 땐 모든 세상을 다 포용할 것처럼 굴다가도 결국 또 감정에 이끌려 가는 제 자신에 대한 실망감, 등등을 선생님께 표현을 하였습니다. 그때마다 저의 선생님은 '기다림'이라는 조언을 자주 해주셨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그 '기다림' 마저 여전히 잘 되지 않았고 과연 그 '기다림'이란 것이 언제까지 또 얼마나 계속되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또 다른 의심만 생겼을 뿐이었습니다.


[변화의 순간]

처음 명상을 시작하였을 땐, 정말 이 마음 때문에 내가 죽겠구나 하는 마음에 온 힘을 쏟아서 매달렸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도 모르게 안정되어 가는 마음, 같은 상황에 더 이상 같은 반응을 하지 않는 나 자신을 발견하기 시작하면서 명상 공부를 조금 소홀히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명상 공부의 끈을 놓지 말라는 선생님의 조언을 계속 되새기며 할 수 있는 한 자주, 짧게라도 좋으니 계속해서 조금씩 명상의 시간을 쌓아 나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인가 드디어 그동안 내가 느끼던 감정과는 다른 느낌을 알아차리기 시작하였습니다. 화가 나거나 불쾌한 상황이나 반복적으로 찾아오던 우울한 상황을 한 걸음 물러서 지켜보는 또 다른 내가 느껴졌습니다. 상황에 휩쓸리지 않고 동요되지 않은 감정으로 대면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선 드디어 그 '기다림'의 의미를 깨닫게 된 것이지요.


['나와 싸운다'의 의미]

아직은 부족한 수련의 기간이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제가 느끼고 변화한 것을 토대로 처음 명상을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공유해 주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전쟁을 준비하는 군사들로 비유하자면 그들은 언제 적이 침입해 올지 모르는 그 '상황'을 위해 평소에 미리 몸을 단련하고 전쟁 기술을 연마합니다. 요새를 방어해야 한다면 주변을 잘 살피고 단단히 성벽을 쌓거나 덫을 놓는 일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명상을 평소에 해야 하는 이유가 이와 같습니다. 전쟁이 이미 시작된 그 순간에는 몸을 다지고, 훈련을 하거나 성벽 문을 더 단단히 하는 것은 소용없는 일인 것처럼, 마치 적(敵)처럼 불시에 다가오는 부정적인 감정으로부터 나를 방어하기 위해선 '기다림'의 시간을 갖고 방어의 힘을 미리 키워두는 것입니다.

다만, 전쟁의 적은 외부에 있지만 명상을 하며 만나는 적은 내면에 있는 또 다른 나일뿐이지요. 자꾸 고요하게 머물고, 감정의 패턴을 사전에 파악하며 대처하는 방법을 알고 그 연습을 자꾸 해나갈수록 우리가 말하는 불필요하고 비생산적인 감정으로부터 점점 더 단단해지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의 명상 공부 방향]

선생님께서 계속 강조하신 '끈을 놓지 말라'라는 말을 되새기면서 계속해서 마음을 단단히 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는 너무나 나약하기도 하면서 동시에 아주 강하기도 하기 때문이지요. 사람으로 살면서 감정을 느끼고 산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인 것 같습니다. 때때로 힘들고 우울함을 느끼고 분노하고 두려워하게 되는 그 마음을 이해합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감정과 대적할 수 있는 힘도 함께 갖고 있음을 지금 잘 새겨두세요. 지금에서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고 기쁜 일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나마스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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