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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카소 Oct 05. 2022

그라데이션의 대가에게 배우는 컬러 감각

블로그에 활용되는 작은 섬네일이라도, 그것을 구성하고 있는 디자인의 요소는 다양하다. 내용(콘텐츠) 물론 컬러와 폰트, 레이아웃, , 사진, 일러스트  단독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고받다.  보이지 않는 관계가 얼마나 설득력 있는지에 따라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 이미지가 되기도 하고, 보자마자 잊히는 결과물이 되기도 한다.

특히 컬러는 디자인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좌우하는 요소다. 형태나 텍스트, 다양한 디테일보다 시각적으로 가장 먼저 사람의 감각에 닿기 때문이다.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를 떠올리면 어떤 형태의 액세서리보다 티파니 블루인 민트 컬러가 먼저 떠오르는 것처럼, 내용보다 더 선명하게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효과를 주기도 한다.


단풍으로 세상의 분위기를 드라마틱하게 전환하는 가을이다. 요즘 내가 씁쓸함과 달달함의 조합에 폭 빠져 1일 1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것만큼, 마음이 홀랑 빼앗긴 것이 있다. 그것은 언제 어디서는 바로 고개를 들어 감상할 수 있는 하늘이다.

매일매일, 하루 안에서도 아침, 점심, 저녁 시간 때마다 컬러가 변화하는 하늘은 매력적이다. 자연이 보여주는 컬러 팔레트는 사람의 생각에서 결정된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단순히 "예쁘다"라는 감정만 남기지 않는다. 신비롭고 아름답다. 끝을 알 수 없는 거대한 도화지에 하루에 몇 번씩 다채로운 컬러를 풀어내는 하늘은 작업의 한계를 모르는 추상화의 대가 같다.


하늘이 보여주는 다양한 작품 중에서도 특히 컬러 베리에이션은 상상  이상이다. 어떻게 저렇게 색을 표현했을까, 그저 놀랍기만 하다. 완전히 작품 안으로 들어가면,  분위기 안에서 여러 가지 생각과 추억들이 떠오르는   순간의  감정과 정서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저녁노을의 그라데이션을 감상하는데, 서서히 내 마음이 밝고 따뜻한 에너지로 채워졌다. 오렌지 컬러의 유쾌함이 나에게 닿아 행복함을 느끼게 했다. 세상은 아름다운 곳이라는 느낌, 이 세상에 연결되어 있다는 안도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감사함,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이 떠올랐다.


그라데이션의 사전적 의미는 '그림, 사진, 인쇄물 따위에서 밝은 부분부터 어두운 부분까지 변화해 가는 농도의 단계'이다. 평소 이미지를 디자인할 때, 이 하늘과 같은 그라데이션 요소를 즐겨 사용한다. 이유는 경계가 없이 딱 떨어지지 않고, 깊이감이 있으며 은은하고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과정이 좋기 때문이다. 

그 과정 안에는 똑같은 색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 역시 매력적이다. 우리 삶도 다르지 않다.  어느 노래 가삿말처럼 '매일 똑같이 똑같이 굴러가는 하루'라고 지루하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공장에서 찍어낸 듯 완벽하게 똑같은 하루를 살아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비슷한 듯 다른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만나는 사람이 다르고, 감정과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끝의 색과 저 끝의 색이 서서히 변화하여 완전히 달라지는 그라데이션처럼, 오늘과 다르고 어제와 또 다른 매일을 성실하게 통과하다 보면 우리는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희망적이다.



하늘이 그림처럼 펼쳐내는 그라데이션을 가만히 보고 있으니, 음악처럼 하모니를 이루며 컬러로 노래를 부르는 것 같다. 서정적이고 희망을 담은 고운 노래를... 특히 자연의 컬러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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