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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카소 Oct 11. 2022

컬러가 나에게 주는 에너지


퍼스널 브랜딩, 개인이 브랜드 그 자체가 되는 시대이다. 그것의 연장으로 퍼스널 컬러 찾기도 유행처럼 한창이다. 네이버 지식 백과사전에서는 "타고난 개인의 신체 컬러를 말하며, 이 진단을 기반으로 최상의 외모 연출과 이미지 메이킹이 가능하다."라고 정의한다. 즉 나에게 맞는 컬러를 뜻하는 것이다.

만의 컬러 찾기 여정은  2 전부터,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디자인을 전공했고, 컬러리스트 기사 자격증도 땄지만, 나를 대표하는 컬러를 정하는 일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난 파란색이 좋아 이걸로 쭉 밀고 나갈래!"

 같이 퍼스널 컬러가 정해지는 과정은 쉽고 단순하게만 이루어지지 않았다. 파란색 안에서도 밝은 파랑부터 네이비까지 무수한 파란색이 있고, 의미와 맥락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퍼스널 컬러는 개인을 대표하기 때문에  컬러를 보면 자신이 연상이 되어야 한다. 어떻게 해야 컬러와 내가 연결이   있을까? 이런 고민들을 오랫동안 해왔다. 이런저런 컬러로 조합해가며 실험도 많이 하는 시간이었다.  


컬러가 주는 에너지를 받으며 일상을, 아니 한평생을 함께 할 퍼스널 컬러를 찾는 과정은 배우자를 찾는 과정과 비슷했다. 그 컬러가 자신의 마음에 훅 들어와야 가능하다. 그러려면 왜 그 컬러여야 하는지! "왜"에 대한 답이 명확해야 한다.


퍼스널 브랜딩, 퍼스널 컬러... 퍼스널, 퍼스널...


질문에 답이 있다고 하더니, 결국에는 자기 자신에 대해 알아야 했다.  


퍼스널 컬러는 색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는 걸 나만의 색을 찾으면서 알게 되었다.



기본색 : 화이트-다크 그레이 / 보조색 : 베리 페리 / 강조색 : 라임

1. 기본색 : 화이트-다크 그레이

기본색을 화이트에서 무채색 계열로 정한 이유는 나의 기본 성향은 내향적에 차분한 편이기 때문이다. 입도 무겁고 불필요한 말은 안 하려고 하는 편이다. 사람에 대한 호기심은 있지만, 적극적으로 드러내거나 표현하는 일도 드물다. 혼자서도 잘 지내고, 내 안에 답이 있다고 믿기에 스스로 답을 찾아나가는 걸 즐기는 사람. 그냥 이게 저의 모습이다. 보이기에 현실적이고, 화려하거나 다채로운 색을 가진 사람은 아닌 것. 마음은 따뜻하면서 진실되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나의 성향처럼 살짝 건조해 보일 수도 있지만, 심플함이 느껴지는 그레이 계열을 기본 색으로 잡았다.

모든 답은 제 안에 있다고 믿기 때문에 어려움을 만나면 결국 나를 돌아보며 답을 찾아 나선다.


2.  보조색 : 베리 페리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은 파란색이다. 무슨 색 좋아하느냐? 물으면 늘 파란색!이라고 답했다. 분명 오랫동안 좋아해 온 컬러였지만, 왜인지 파란색을 저의 퍼스널 컬러로 쓰고 싶지는 않았다. 파란색의 신뢰를 주고 이성적인 느낌은 좋지만, 나를 표현하는 컬러로는 적절하지 않다고 느꼈던 것 같다.

보조색으로는 보라색을 쓰려는 시도를 했다. 왜 보라색이었나면,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글이든 그림이든 춤이든, 디자인이든... 내가 하는 행위가 누군가에게 어떤 느낌이나 감상, 생각을 남기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스스로로 탐구하고, 조용히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해나가는 것이 흥미로왔다. 그런데 그게 또 내 만족으로만 그치고 싶지는 않은 욕심도 있었던 것이다. 나의 행동과 결과물 자체로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이라... 어렵게 느껴지지만 되고 싶었다.  

그런 의미에서 보라색은 영감을 주고, 자의식이 높으며 창의적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어울리는 개성 있는 컬러라서 활용해 보았는데, 조금은 아쉬운 느낌이 있었어요.


그러다가 팬턴 컬러에서 뽑은 2022년의 컬러 베리 페리 컬러를 보게 되었다. 보자마자, 그 색의 매력에 심쿵!


와우, 베리 페리! 너로 정했어!


내가 좋아하는 블루와 쓰고 싶었던 퍼플의 그 중간쯤에 위치한 차분한 퍼플색! 너무너무 근사했다. 마음에 훅 들어왔다는 표현이 딱 맞을 만큼. 기본색으로 정한 화이트-그레이 톤과도 잘 어울렸고, 컬러 의미 또한 마음에 들었다.


Very Peri는 신뢰와 사랑받는 블루 컬러의 새로운 시각과 비전을 제시하면서, 보랏빛 붉은색의 톤이 활기차고 즐거운 태도와 역동적인 존재감을 보여줌으로써 용기 있는 창의성과 상상력을 북돋아 주는 컬러.
-팬톤 2022년 올해의 컬러 베리 페리-


즉, 베리 페리는 근심 없는 자신감과 우리의 창조적인 정신, 호기심 많고 흥미로운 색이라고 한다는 의미를 읽는 순간 베리 페리의 매력이 내 마음에 콱 와서 박혀버렸다. 바로 이 색이다.



3. 강조색 : 라임  

마지막으로 포인트, 강조색은 라임으로 정했다. 왜 라임색이냐면, 이건 운동을 해서 바디 프로필 사진을 찍고, 춤을 추면서 내 안에서 발견하여 건져낸 색이다. 나는 기본색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그레이톤처럼 늘 차분하다고 생각해왔다. 밝고 튀는 건 나에게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 그런데 아니었다! 춤을 추면서 내 안에 원래 존재했던 밝고 생기 있는 에너지를 느끼게 되었다. 그 느낌이 너무 좋았고, 내 안의 그 밝음을 꺼내 써야겠다는 다짐하게 되었다. 솔직히 많이 쓰던 컬러 톤이 아니라서 아직은 조금 어색한 색이지만, 희한하게 마음이 자꾸 가는 색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그 밝음을 노란색으로 표현하려고 했는데, 노란색은 기업에서 흔하게 쓰는 컬러라서 그런지 선뜻 마음이 가지 않았다. 노란색의 밝음과는 조금 다른 느낌을 주고 싶던 차에 지인이 내게 연두색이 떠오른다고 이야기해주었고, 연두색? 을 고려하다가, 연두색과 노란색 중간의 라임색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라임색만의 생기, 밝고 상큼한 느낌이 좋다.


기본색 : 화이트-다크 그레이 +  보조색 : 베리 페리  +  강조색 : 라임  


수년 고민해서 결정한 나의 퍼스널 컬러, 배색이 마음에 든다. 살짝 이질감이 드는 듯한 그 느낌마저 좋다. 왜 이 컬러여야 하는지, 컬러로 나를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기쁘다.  


퍼스널 브랜딩의 시대. 자신만의 컬러를 찾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 과정이 쉽지만은 않지만, 의미 있는 여정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퍼스널 컬러를 찾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1. 의식적으로 꾸준히 색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관심만 가질 뿐만 아니라 왜? 좋은지까지도 생각해 보고 짧게라도 글로 표현해 보면 좋다.

2. 다음 질문에 대한 답을 한번 생각해 보자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나는 컬러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가?
-퍼스널 컬러를 찾기 위한 질문-



나의 기본색, 보조색, 강조색에 대한 글 역시 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이 담겨 있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컬러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에 대한 답과 컬러를 연결하면 자신에게 딱 맞는 컬러와 인연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모든 컬러는 정 잠과 단점을 갖고 있다. 사람이나 관계도 그렇다. 남편의 이런 점이 좋아서 결혼했는데, 살다 보면 그  좋았던 점이 단점으로 여겨질 때가 있다. 단점이 정점으로 느껴지는 반대의 경우도 많다. 옳고 그름은 없다. 그 컬러가 나에게 맞는지 안 맞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퍼스널 컬러는 단순히 나의 외모를 돋보이게 해주는 혹은 브랜딩으로 활용되는 도구만은 아님을 느낀다. 자신이 정한 컬러가 주는 영향이 분명 존재한다. 자신만의 컬러를 찾고 그것이 주는 에너지를 느끼는 충만하게 느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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