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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Oct 02. 2019

심리만만. 오랫만에 연락온 친구의 전화, 만나야 되나?

심리만만 8화. 혼밥, 혼술, 혼쇼, 저만 그런가요?

Photo by Phil Coffman on Unsplash



1. Out of Sight, Out of Mind


서양 속담 중 ‘Out of Sight, Out of Mind!’라는 말이 있다. 굳이 한국말로 번역해 보자면, ‘안 보면 멀어진다’ 정도의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사람이 자주 보지 않게 되면 공유하는 영역들이 줄어들게 되고, 그렇게 되면 당연히 내 생활 속에서 차지하는 영역이나 중요도도 줄어들기 마련이다.


현재를 살아가야 하나 심리적 에너지나 용량의 한계가 있는 사람으로써 이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며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밖에 없다. 아주 흔하게는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나, 혹은 애인이나 친한 친구가 군대를 갔을 때 이런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처음에 군대를 가게 되면 그 허전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그 사람이 없는 상황’이 지속되면 그에 적응하기 마련이다.


문제는 아들이나 친구가 휴가를 나왔을 때 발생하게 된다. 물론 첫 휴가는 너무도 반갑다. 그동안의 느꼈던 빈공간이 채워지는 느낌이며, 오랜만에 봤기 때문에 반가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하지만 이런 휴가가 반복되거나 잦아지면, ‘그 사람이 없는 상태로 재형성된 나의 상황’이 방해를 받게 된다. 그리고 이것은 일종의 스트레스로 작용하게 된다.



2. 당신은 그 친구를 진정 만나고 싶은가?


그래도 가족이나 정말 중요한 사람들이라면 기꺼이 나의 생활이 방해받거나 혹은 내가 좀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상대방의 만족을 위해 기꺼이 희생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중요한 사람이 아니라고 하면 이것은 다른 문제가 된다. 그 때에는 냉정한 손익계산을 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자칫 나의 심리적 에너지가 너무 많이 손상되고 낭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랜만에 연락이 온 친구의 만나자는 연락’을 받은 후, 본인이 원하는 바를 우선 판단해보라. 첫째, 그 연락을 받고 기뻤는가? 둘째, 어떤 희생이라도 감수하더라도 만나고 싶었는가? 셋째, 그래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혹은 다른 측면들을 고려하여 만나야 할 충분한 이유들이 있는가? 이것을 검토해 본 후 충분히 “Yes”가 아니라면 굳이 만남에 응할 필요는 없다.


그 이유는 이상에서의 3가지 질문에 “Yes”가 아니라면, 십중팔구 만나고 난 후 후회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만났기 때문에 당연히 공통영역은 줄어들어 있을 것이며, 대화의 주제나 내용도 이전과는 확연히 다를 것이다. 게다가 오랜 동안의 공백기가 있었기 때문에 이전의 감정적 반응이 나오기도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과 같은 관계를 유지하고자 애쓰고 노력하면서 만남을 마치고 나면 ‘피곤함’이나 ‘시간 낭비’라고 생각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3. 앞으로도 충분한 기회와 시간이 있음을 기억하라.


그런데 친구 한번 만나는데 저렇게 복잡하게 생각하고, 굳이 손익계산을 따져야 하는가? 따지는 것이 이롭다. 왜냐하면 헛된 에너지의 낭비를 막아야 현재 나에게 중요한 가까운 사람들에게 집중할 에너지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즉, 굳이 그 친구를 멀리하겠다거나 손익의 관점에서만 따지라는 것이 아니라 나의 심리적 에너지 관리 차원에서 따지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보통은 애매한(?) 친구의 요청을 거절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소위 ‘재앙적 사고’(한가지 행동으로 극단적인 결과가 올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 때문인 경우가 많다. 즉, 이번 만남을 거절하면 ‘상대방이 서운해하거나 상처’를 받을까 걱정되는 것이며, 그로 인하여 ‘친구관계가 서먹해지거나 심지어는 끝날 것이라고 예상’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이는 사실과 다른 경우가 많다. 만약 그 외국에 살던 친구가 오랜만에 한국에 들어왔는데, 정말 나를 보고 싶고 만나고 싶어할 정도의 친구라면 아마도 나도 열일을 제치고 만나고 싶을 것이다. 나갈지 말지 고민할 정도라면 이는 그렇게 깊은 사이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그 친구도 꼭 나한테만 연락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게다가 이번에는 좀 서운하더라도 나중에 회복할 기회나 시간은 엄청나게 많이 있다. 이번 한번의 만남을 너무 절박하게 생각하여 무리를 할 필요가 없다. 괜한 부담감에 ‘심리적 무리수’를 두는 것은 결국 심리적인 에너지의 낭비이다.



4. 부드러운 거절의 기술을 활용하라.


그럼 이 애매한 부탁을 어떻게 거절할 것인가? 굳이 너무도 정직하게 말해서, 사단을 일으킬 필요는 없지 않은가? 친구에게 너무도 진지하게, ‘OO아, 우리가 친구이기는 하지만 그동안 안본지도 오래되었지?! 그래서 실은 너에게 대한 내 관심이나 열정이 많이 식었단다ㅠ 그래서 예전 같았으면 내가 버선발로 달려나갔겠지만, 지금은 굳이 그럴 정도의 마음은 없단다ㅠㅠ 친구, 잘 살게~’라고 말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그런데 속으로는 이런 수준으로 진지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쉽게 거절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이 정도 되면 이는 전쟁을 선포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우리가 열심히 사는 것도 중요하고, 진지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사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렇게 사소한 일에 목숨 걸 듯한 비장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이렇게 가벼운 요청에는 그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가볍게 거절하거나 혹은 “White Lie”를 써서 살짝 피해가는 것은 어떨까?


예를 들어, ‘어 친구~ 정말 오랜만이네! 반가워^^ 그런데 그날은 내가 선약이 있어서ㅠ 다음에는 기회되면 봅시다!’, 혹은 ‘아.. 어떻하지? 그날 내가 가족모임이 있어서 어려울 것 같네ㅠ 안타깝다!’ 정도의 거절이면 어떨까? 이 정도의 ‘White Lie’는 원활한 대인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윤활유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를 통해서 상대방도 크게 기분 나쁘지 않은 수준에서 “오케이! 다음에 봅시다!! 아뭏튼 오랜만에 반가웠어!!!’ 정도로 받아들이고, 나는 나대로 심리적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에너지를 나 자신의 휴식이나 현재의 가까운 사람들에게 집중한다면 그 또한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이다. 이를 바로 “생활의 지혜와 노하우”라고 하는 것이다!




본 글과 관련된 방송은 다음에서 직접 들으실 수 있습니다.


심리만만 8화. 혼자가 편해요, 혼밥, 혼술, 혼쇼까지, 저만 그런가요? : 오디오클립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2665/clips/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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