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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Apr 01. 2020

분노는 우리 모두를 다치게 한다

우리가 알아야 하는 감정 이야기. 분노 & 화

Photo by Andre Tan on Unsplash



너무너무 화가 나요!

어쩜 저한테 그럴 수 있는 거죠?

지가 잘못을 했으면 사과를 하고 빌어도 모자랄 판에 바락바락 덤비면서 반박하는 것을 보면 기가 찬다니까요!

물론 제가 먼저 뭐라고 하기는 했죠!

하지만 지가 먼저 잘못한 거잖아요?!

그럼 당연히 자기가 굽혀야 되는 거 아니에요?

정말 잘못을 해 놓고도 오히려 저한테 뒤집에 씌운다니까요ㅠ


정말 사람들이 하는 짓거리를 너무너무 화가 나요. 

어쩜 그렇게 양심들이 없죠?

다 자기들 맘대로에요!

정치인들도, 상사들도, 공무원들도 기본이 안되었어요.

이런 나라에서 결혼은 어떻게 하고, 아이를 어떻게 낳겠어요! 

그래도 기본적인 주거문제는 해결해주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은 만들어 주어야지요. 

나라가 어떻게 되려고 하는지 참내..

이런 X같은 나라에 살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니까요!

기회만 되면 이민이라도 가고 싶어요!



1, 공격성은 기본적인 삶의 본능 중 하나이다. 


기본적으로 분노라고 표현하는 공격성은 인간의 기본적인 본성 중 하나이며, 필수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하는 자질이다. 주변의 환경적 위협이 있을 경우 공격적인 대응을 통해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회사가 더욱 발전하고 성장하기 위해서 '공격적인 영업과 마케팅'을 하기로 결심하지 않는가?! 특히 권투나 축구 등과 같은 경쟁적인 운동 경기에서 적절하고 효과적인 공격력은 필수 중 필수적인 능력이다. 


그러나 그 어떠한 기본적인 욕구와 본능도 모자라거나 과하면 항상 문제가 된다. 적절한 수준의 '식욕'이라는 신체적인 영양분을 공급받기 위한 필수적 욕구이며, 때로는 생존과 상관이 없이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것은 삶의 활력소로 작용하게 된다. 하지만 너무 식욕이 없다면 굶어 죽거나 기본적인 신체적인 활동을 할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해 행동 상의 제한이 있거나 소위 '기력이 딸려서!' 아무 일도 못하게 된다. 반면에 적정 수준 이상의 섭식을 하게 되면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가져올 정도의 고도 비만이 발생하던가 아니면 폭식 증상으로 인하여 몸과 마음 모두가 망가지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공격성과 분노도 너무 없어도 문제이며, 너무 과해도 문제이다. 만약 분노나 공격성이 없다면 타인의 공격이나 위험한 환경의 위협으로부터 본인을 방어할 수 없게 된다. 그렇게 되면 자신이 심각한 손상을 받게 된다. 특히 부당한 위협이나 공격이 있다면 이에 맞서서 반격함으로써 본인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더하여 부당한 공격을 하는 못된 무리들을 공격하여 다시금 못된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사회정의 실현(?!)도 할 수 있어야 한다. 



2. 정도를 벗어난 분노는 우리 모두를 다치게 한다. 


그러나 정도를 벗어나 과도한 분노는 나 자신과 상대방, 그리고 우리 모두를 다치게 하는 암적 존재이다. 우선 분노 자체는 본인 스스로에게 좋은 감정이 아니다. 극히 부정적인 감정 상태이기 때문에 마음의 평화와 안녕을 해치게 된다. 또한 분노는 타인을 공격하게 한다. 그래서 타인에게도 심각한 손상을 가져오게 된다. 더 문제는 공격받은 타인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는다는 점이다. 다시금 공격자인 나에 대하여 보복공격을 함으로써 나의 분노도 더욱 증가하는 악순환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상처 받고 분노에 찬 나와 상대방은 이 분노감을 주변에 뿌리게 된다. 이로서 나와 상대방, 그리고 주변 사람들 모두 분노의 희생자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도한 분노란 무엇인가? 과도한 분노란 '분노하지 않아도 될 일에 대해서 분노감을 경험하는 경우'와 '받은 공격 수준에 비하여 과도하게 높은 수준의 분노를 경험하는 경우'를 말한다. 즉, 아무런 이유나 근거도 없이 내적인 사고(보통은 잘못된 생각이나 왜곡된 사고로 인한)로 인하여 분노가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보통은 '오해'에서 비롯된 분노나 '지나치게 완벽한 내적 기준에 의한 분노' 등이 이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분노가 가득한 배우자와 결혼생활을 하거나 공격적인 성향이 높은 상사나 동료와 일을 하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어떤 이유에서든 간에 분노가 가득한 배우자는 사소한 문제에 대해서도 화를 자주 낸다. 게다가 어린 시절 부모의 부정 행동을 경험했던 사람들은 배우자를 의심하는 경향이 높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현재의 배우자가 부도덕한 행위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부정한 행위를 할 것이라는 추측' 하에 공격적인 행동을 하거나 분노감을 보이기도 한다. 혹은 사소한 문제('미리 전화로 들어오기로 한 시간에 비하여 한 시간 정도 늦게 들어왔음' 등)에 대해서 과도하게 화를 내기도 한다. 


회사의 생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조직 내 사람들에 대하여 기본적인 태도가 '부정적'이며, '아마도 호시탐탐 나의 공적을 빼앗아 가거나 나를 위협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호전적이고 심하게 방어적인 태도를 보이게 된다. 그리고 사소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사소한 수준'에 비하여 과도한 분노 반응('내가 이럴 줄 알았어! 아무튼 사람들은 믿으면 안 된다니까! 정말 일을 왜 이런 식으로 막 하는 거예요?'라고 비난하는 등)을 보이는 경우들이 발생한다. 



3. 우리 모두를 다치게 하는 분노 표현 방식


특히 분노는 극히 부정적 감정 중 하나이기 때문에 어떤 방식이든지 간에 표현되는 순간 부정적인 영향력이 상대방이나 주변에 확산되게 된다.


그중 가장 흔한 것이 '감정적 폭발' 형태로 분노를 표현하는 것이다. 즉, 화가 났을 때에 '정신을 놓은 것 같다!'나 혹은 '눈이 뒤집힌 것 같다!'라고 말하는 경우들이 이에 해당한다. 분노 유발 사건의 내용이나 상황, 혹은 문제의 수준에 상관없이 '과도하게 격한 감정적 발산'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단 화가 나면 '감정을 조절하지 못함'이라는 느낌과 더불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 '너무 서럽게 통곡하면서 울기', '손에 닥치는 물건은 모두 던져버리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경우는 그동안 오랜 기간 동안 분노가 축적되어 왔거나 혹은 어린 시절의 학습 경험(즉, 부모들이 유사한 형태를 분노를 표현함) 등의 배경이 있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는 '보복 행동'이다. 분노를 겪은 경우 이를 되갚아주는 것에 몰두하는 경우이다. 분노는 물론 극히 부정적이고 나 스스로에 대해서 상처를 주는 감정인 것은 맞다. 이 상처를 회복하거나 치유하는 방법 중 가장 좋은 방법은 '공격한 사람으로부터 진지한 사과를 받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사과를 받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과 에너지가 들어간다. 어찌 보면 가장 간단한 방법은 "복수"이다. 그런데 '복수'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분노는 더 확대되기 마련이며, '복수'를 당한 상대방도 당연히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싸움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모두가 '폭망'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그 전형적인 과정과 결과는 인터넷에 '보복운전'이라는 말만 검색해 봐도 수도 없이 많은 부정적 결과를 찾을 수 있다. 


세 번째는 '엉뚱한 방향으로 표출되는 분노'이다. 그나마 복수라는 것은 나에게 공격을 가한 상대방에 대한 직접적인 가해이다. 그런데 영화 등에서 보면 그 사람을 괴롭히기 위해 그 사람의 가족이나 소중한 사람을 공격하는 장면들을 보게 된다. 이처럼 제삼자나 관련 없는 사람들을 괴롭히거나 공격하는 것은 더 큰 문제를 유발한다. 사소하게는 부부 싸움 후 엉뚱하게 아이들에게 화풀이를 하는 부모들이나 이사님에게 욕먹고 부하직원들에게 화풀이하는 팀장님에게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는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지 않으며, 결국은 내적인 분노도 해결되지 않고, 분노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엉뚱한 방향으로 표출되는 분노' 중 가장 안 좋은 형태는 '분노가 자신을 향하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분노를 표현하지 못하는 상황이거나 혹은 분노를 표현했을 때 되돌아올 공격 때문에 분노를 제대로 표현하거나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 엉뚱하게 본인에게 그 분노가 향하는 경우들이 발생한다. 이런 경우 화를 못 이겨 본인 스스로 '자해'를 하거나 심한 경우에는 '자살 시도'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내적 분노를 감당하지 못하고 유일하게(?!) 표현이나 공격이 가능한 본인에게로 분노 표현이 향하는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보면 모두에게 가장 안 좋은 분노 표현 방식이 되어버리고 만다. 



4. 분노 표현을 위한 조언들


그럼 어떻게 하면 분노를 잘 표현하고 관리할 수 있을까? 매우 어려운 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도움이 되는 몇 가지 조언을 한다면 다음과 같다. 


첫째, "팩트"에 근거하여 분노하는 것이다. 보통 분노가 발생하는 과정을 보면 개인적인 경험에 기초하여 사실보다 더 크게 분노하는 경우나 상대방의 의도를 오해하는데에서 기인하는 경우들이 많다. 이런 경우에는 엄정하고 객관적으로 팩트에 근거하여 접근하는 것이 좋다. 단, 이를 분노하고 있는 타인에게 강요하지는 말라. 화난 상태에서는 이와 같은 '팩트'를 지적하는 것 자체가 더 큰 분노를 일으킨다. 열 받아서 엄청나게 화를 내고 있는 배우자에게 '이러지 말고, 사실에 근거해서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래요!'라고 지적질을 했다가는 더욱더 싸움이 커지게 될 것이다. 


둘째, '정도와 비율을 고려'하여 분노하는 것이다. 분노가 문제가 되는 이유 중 하나는 일단 화가 나면 조절과 통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채 확대되는 것이다. 사소한 문제에 대해서는 작은 화를 내는 것이 정당하며, 큰 문제에 대해서는 크게 화를 내도 된다. 하지만 사소한 문제에 대해서 크게 화를 내게 되면 상대방이 그 분노를 이해하고 받아주기도 어려우며, 상대도 '억울함'과 '부당함'을 호소할 수밖에 없다. 이는 사소한 문제들이 불편했지만 참고 참다가 몰아서, 그리고 갑자기 화를 내는 경우에 전형적으로 볼 수 있다. 사소한 문제들에 대해서 참다 보면 내적인 화가 커진다. 그래서 참다가 화를 내면 문제의 수준에 비하여 더 큰 화를 내게 되는 법이다. '내가 얼마나 그동안 참아왔는지 알아? 내가 정말 이제는 더 이상 그 꼴을 두고 볼 수가 없네! 정말 왜 그러는 거야?!'라고 크게 화를 내면 상대방은 '누가 참으래? 그때 말했으면 되잖아?!'라고 반박하게 되며 싸움은 더욱더 확전이 될 수밖에 없다. 


셋째, '종로에서 뺨을 맞은 것을 한강에서 화풀이하는 것'이다. 우리가 분노에 대해서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앙갚음'을 해주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더 중요한 것은 나를 분노하게 만든 상대방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받아야 풀리는 것이며, 다시 동일한 문제가 반복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분노는 상황적으로 경험하는 일시적 감정의 형태를 띠고 있다. 그래서 분노가 가득 찬 상황에서는 이처럼 합리적인 대응을 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분노를 표현해도 무해한 상황(즉, '한강 고수부지에서 소리 지르며 풀기' 등)에서 일단 격한 감정 자체를 진정하고 좀 더 쿨하고 준비된 채로 다시 종로로 가서 합리적 해결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기능을 해소해주는 흔한 장소가 바로 '노래방'이다. 회사나 생활 상의 격한 감정을 소찬휘의 'Tears' 같은 빠른 비트에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야만 하는 노래에 실어 감정을 푸는 것이다. 그리고 나면 조금은 시원해지지 않던가?! 바로 이것이 그래도 건강하고 현명하게 분노를 해소하는 방법이다.  




심리 전문가의 입장에서는 최근 '사회적 분노'가 걱정스럽기는 하다. 취업난이나 경제난으로 인한 심리적 좌절과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심리적 안정감을 해치는 일들이 심화되면 심리적 스트레스는 더욱 증가하게 된다. 이와 같은 내적인 좌절과 스트레스가 축적되게 되면 이는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거야?'라는 원인 탐색 과정에 돌입하게 된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치게 되면 그 원인으로 '사회적 시스템'이나 '채용 제도', '근본적인 불공정하고 편향된 부의 분배'등을 그 원인으로 생각하게 된다. 


이와 같은 사회적 시스템이나 체계에 대한 불만과 분노는 우리 모두의 심리적 불안정성을 증가시키며, 내적 안정감을 해치게 된다. 그 결과 생활 상에서 겪는 사소한 이슈나 문제들에 대해서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적정 수준 이상의 분노를 경험하게 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사회적인 평화와 안녕은 개인의 삶에 연관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우리는 건강하고 합리적인 사회적 체계나 시스템을 만들도록 하는 노력과 더불어 개인적 수준에서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감정관리, 그중에서도 분노와 같은 부정적 감정관리 능력의 향상이 필요한 것이다. 분노는 '너와 나, 그리고 우리 모두'를 해치는 감정이다. 이를 적절히 관리하는 능력을 향상한다면 '너와 나, 그리고 우리 모두'의 행복과 안녕을 증진하기 위한 필수적 조건이기도 한 것이다. 




우리가 알아야 하는 감정 이야기

Part I. 우리를 아프게 하는 감정들


#1. 불신(의심)

#2. 분노

#3. 우울

#4. 불안

#5. 無-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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