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다시 보기 : 사고형과 감정형의 더불어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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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내용에 들어가기 전에
MBTI는 4가지 주요 차원에 따른 총 16가지 유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16가지 유형에 대한 설명은 4가지 차원 모두가 강한 경우를 전제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어떤 차원에서는 한쪽으로 뚜렷한 선호가 나타나나(예를 들어, 온라인 MBTI 기준 20점 이상) 다른 차원에서는 양쪽 선호를 다 보이는 약한 선호(예를 들어, 온라인 MBTI 기준 10점 이하)를 보이기도 합니다.
본 글은 여러 차원 중 '사고(T, Thinking)'와 '감정(F, Feeling)'이 뚜렷한 경우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만약 다른 척도들에 비하여 '사고'와 '감정'이 매우 뚜렷한 선호를 보이거나 혹은 뚜렷한 선호를 보이는 척도 중에 '사고'와 '감정'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 참고하시면 좋은 글입니다.
원래 MBTI 교과서에 보면 사고형(T, Thinking)과 감정형(F, Feeling)을 구분하는 기준을 "판단과 결정"이라고 정의하고, 그 내용은 '수집된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를 좀 더 쉽게 풀어서 말한다면, '판단과 결정'을 하는 데 있어서 "중시하는 기준이 무엇인가?"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사고형들은 '진실과 사실'에 의거하여 세상을 판단하며, 감정형들은 '사람과 관계'에 따라 세상에 대한 대응을 결정합니다.
예를 들어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스타일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영 안 어울립니다 ㅠㅠ
그때 그 친구가 '나 스타일 좀 바꾸었는데, 어때 보여?'라고 질문을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반응하겠습니까?
1) 사실대로 말해준다 : '음.. 좀 이상한 거 같아..', '예전 스타일이 낫다', '대체 어느 샵인데 머리를 저렇게 이상하게 만들었니?'
2)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게 말해준다 : '스타일 좋네!', '잘 어울려 보여', '개성이 더 뚜렷해진 것 같네^^'
즉 사고형에게 있어서는 '이상한 것은 이상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상하니까!'. 그것이 팩트라면 팩트라는 것 자체가 중요합니다. (물론 말을 다르게 표현할 수는 있습니다!)
반면 감정형에게는 '이상한가?' 여부를 떠나서 상대방의 입장과 감정을 고려합니다. 왜냐하면 팩트보다는 피드백을 했을 때 상대방이 어떻게 느끼고 받아들인 것인지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두 유형은 사람을 대하거나 상황에 대응할 때의 기본적인 원칙이 다릅니다.
사고형의 경우에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원칙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를 불변의 팩트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에 맞지 않는 것은 받아들이거나 용납하기 어렵습니다.
상대가 누구이건 혹은 어떤 상황이건 '틀린 것은 틀린 것!'입니다.
(본인이 사실이라고 믿고 있는) 생각과 원칙을 바꾸지 않으면 잘 변화하거나 상황이나 사람에 대해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자주 하는 표현이 '그건 아니지!' 혹은 '왜?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뭐야?' 등입니다.
반면에 감정형들은 그 순간의 서로가 느끼는 심리적 상태가 중요합니다.
지극히 사람 중심적인 접근을 하며, 순간순간 느끼는 감정적 상태가 결국은 사람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반적이고 원론적 수준에서의 원칙이 있기는 하나 이는 상황이나 사람에 따라서 다르게 적용 가능합니다.
그래서 사람이나 상황에 대한 판단이 가변적입니다.
가변의 원리는 '좋은 게 좋은 거지!'입니다.
당시의 상황과 사람 사이에서 갈등이나 문제가 최소화되고 불편하지 않으면서 좋은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하면 그것이 최고의 솔루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로 인해 원칙이나 일관성이 없다는 말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든지 '아~ 그랬어? 어휴.. 힘들었네..'라는 공감과 이해가 가능합니다.
이와 같은 기본적인 판단과 결정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외적으로 드러나는 행동이나 태도도 다릅니다.
사고형의 사람들은 쿨하고 샤프하다는 인상을 주며, 때로는 차갑고 냉정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이들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원칙과 기준에 맞추어 상황이나 대상을 논리적이고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판단하여 평가합니다.
이와 같은 이들의 패턴은 일견 합리적 이어 보이며 일관성이 있어 보입니다.
게다가 어떤 사람이나 상황에 대한 피드백이나 평가를 할 때 항상 '왜?'에 상응하는 논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와 같은 면들이 (굳이 안 좋게 보자면) 차갑고 냉정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며, 다른 측면에서는 (굳이 좋게 보자면) 쿨하고 샤프하다고 느껴지기도 하는 것입니다.
감정형의 사람들은 온화하고 따뜻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나, 때로는 예민하고 우유부단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이들은 현재의 맥락과 상황, 그리고 관련된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하여 판단하고 대응합니다.
따라서 현재 상황에서 가장 상황과 사람을 잘 이해하고 수용하며 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발언이나 행동을 합니다.
게다가 이들의 행동 원칙은 '정서적 만족의 최대화'와 '불편한 갈등의 최소화'입니다.
그래서 타인을 위해서 배려하고 이해하는 행동을 보이는 반면 본인이 참거나 희생을 하기도 하여 감정적인 노동 강도가 강한 편입니다.
사고형과 감정형이 갈등이나 문제를 겪는 가장 큰 차이는 감정 관리 상 문제입니다.
사고형들은 감정마저도 논리적으로 이해하고 납득하려고 합니다.
설명이 잘 안되고 이해가 안 되는 감정에 대해서는 공감이나 수용이 되지 않습니다.
이는 자신에게도 마찬가지이며, 타인의 감정을 대할 때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본인이 상처나 스트레스를 받는지도 잘 모르며,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도 잘 모릅니다.
단 논리적으로 납득이 되는 상황에서는 감정이 극단적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내가 너를 좋아하는 이유는, 첫째... 둘째... 셋째... 그래서 나는 너를 사랑하는 것이 분명해!' 혹은
'지금 네가 잘못한 것은, 첫째... 둘째... 셋째... 아.. 말하다 보니 너 진짜 못됐구나!'
라고 표현하게 되는 것입니다.
감정형들은 감정에 대한 민감도가 높고 예민합니다.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며, 때로는 남의 감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논리적인 설명이나 합리적 이해가 되지 않을지라도 감정은 감정인 것입니다.
그래서 본인이 기분이 좋거나 안 좋은지에 따라서 생각이나 행동이 많이 변합니다.
또한 본인의 감정 상태에 따라서 타인을 대하거나 반응하는 면도 달라집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감정 상태에 따른 변화이지만) 변덕이 심하다고 얘기를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나는 네가 좋아~ 좋은 것에 이유가 있나 그냥 그런 느낌이 내 안에 가득해~ 아 행복하다~' 혹은
'나 너무 힘들어.. 그냥 내가 힘들다는 것을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달라고! 아 됐어.. 너는 나를 진정 이해 못해주는구나ㅠㅠ'
라고 표현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고형들이 '맞다!'라고 믿고 있는 자신의 논리나 원칙은 '(현재)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는 일종의 생각'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지나칠 정도로 '옳고 그름의 문제'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현재 자신의 판단이 일종의 생각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못한다면(지금 내 생각이 분명히 맞아! 불변의 진리야! 상대방의 생각이나 판단이 틀린 거야!) 너무 강한 성향이나 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 많은 충돌과 대립이 발생합니다.
이로 인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그라믄 안 돼~ 그건 옳지 않은 행동이야!'라고 표현(특히 외향의 경우)해서 사달이 나거나 갈등을 만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를 인정하게 된다고 하면(지금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고, 나중에 변할 수도 있으며, 상대방의 생각이 맞는 것일 수도 있어!) 행동이나 사고의 유연성이 굉장히 높아지게 됩니다.
감정형들이 현재 경험하고 있거나 상대가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는 '감정'은 '현재, 그리고 (지금 상대하고 있는) 상대방이라는 맥락 속에서 자신이 느끼는 감정'일뿐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상대방이 상처 받거나 불편할 것에 대해서 심하게 민감하게 생각하여 반응하고 행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자신이 추정하고 판단하는 상대방의 감정 상태는 사실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감정형들이 꼭 기억해야 할 것 중 하나는 바로 '상대방도 나만큼 정서적으로 민감하고 예민하지 않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불필요한 감정 소모가 많아집니다.
그래서 어제 있었던 대화 중 상대방이 혹시 불편하게 느꼈을까 봐 밤새 걱정하고 신경을 쓰다가 보면(아까 나랑 얘기하다가 표정이 좀 안 좋던데.. 내가 혹시 뭐 잘못 말했나?ㅠㅠ), 제풀에 감정적으로 지치고 화가 나기도 합니다(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렇다고 그렇게 싫은 티를 내서 나를 불편하게 만들 건 없잖아!ㅠㅠ).
이런 과잉 감정과 과잉 감정에 근거한 과잉 추론으로 다음 날 상대방에게 '어제 내가 괜한 말 해서 불편하게 했지 미안해!'라고 사과하거나 혹은 '내가 좀 불편하게 했다고 그렇게 티를 낼 건 없잖아!'라고 따지는 경우, 상대방은 기억도 못하고 있거나 '내가? 언제? 아닌데?'라고 대답해서 황당해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당신은 감정형과 사고형 중에 어떤 유형과 연애나 결혼을 하고 싶습니까?
당신은 감정형과 사고형 중에 어떤 유형과 일을 하고 싶습니까?
당신의 상사는 감정형이었으면 좋겠습니까? 아니면 사고형이었으면 좋겠습니까?
당신의 부하는 감정형이었으면 좋겠습니까? 아니면 사고형이었으면 좋겠습니까?
부모는? 감정형 부모가 좋을까요? 사고형 부모가 좋을까요?
성격유형, 그리고 MBTI의 4가지 차원 중에 가장 양쪽 유형을 "겸비"하는 것이 필요한 차원이 '사고 기능'과 '감정 기능'입니다.
'감정형' 접근으로만 육아와 양육을 하면 아이가 정서적으로는 지지를 받고 행복하겠지만 원칙과 기준이 없는 '버릇없는 아이(Spoiled Child)'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고형' 접근으로만 육아와 양육을 하면 아이가 엄격한 통제와 긴장만을 느끼는 '군인같이 경직된 아이'가 될 수도 있습니다.
'감정형' 접근만 취하는 리더와 동료는 '사람은 좋으나 일을 하기는 불편한 사람'으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사고형' 접근만 취하는 리더와 동료는 '맞는 말만 하지만 가까이 하기는 싫은 사람'으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사고형은 자신의 논리 체계에 '감정 코드'를 반영한 정교화가 필요합니다.
이렇게라도 한다면 최소한 '기계적 공감'이나 그에 근거한 '훈련되고 연습된 공감 반응'은 가능합니다.
감정형은 자신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상대방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접근이 가능합니다.
만약에 상대방이 간결하고 논리적인 표현을 원한다면 그렇게 해주는 것이 서로의 정서적 만족과 효율성 모두를 다 만족시킬 수 있습니다.
외적으로는 똑같은 사람인 것처럼 보이지만 감정형과 사고형은 상당히 다른 내적 과정과 행동을 보입니다.
만약 이 차이만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고 해도 많은 갈등이나 문제들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사고형이 감정형을 대할 때에는 이렇게 하시면 좋습니다.
☞ 상대방의 말을 옳고 그름의 차원으로 평가하지 말고 그대로 인정하세요. ‘하나의 의견일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세요.
☞ 온화하고 부드러운 표현을 적극 활용하세요. 냉정해 보이는 것을 보완해 줍니다.
☞ 상대방의 말을 그대로 따라가면서 과연 그런 상황에서는 어떤 감정일지 생각하는 연습을 하세요.
☞ 드라마나 영화와 같이 감정이입을 연습할 수 있는 자극들을 활용하세요.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에 대해서도 공감하게 되는 효과가 있답니다.
감정형이 사고형을 대할 때에는 이렇게 하시면 좋습니다.
☞ 가능한 미리 정리해서 논리적으로 차근히 이야기하세요. 감정이 앞서면 내용이 가려져요.
☞ 감정만 전달하지 말고 감정을 느끼게 된 과정이나 원인에 대해서도 전달하세요(내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뭐냐 하면..). 훨씬 잘 전달됩니다.
☞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평가하는 연습을 하세요. 감정의 눈가림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 감정 표현을 구체적으로 하세요. 감정 표현하는 법을 가르쳐줄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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