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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Jul 17. 2022

감정 기반 사고 & 사고 기반 감정


1. 당신은 감정적입니까?


Photo by Tengyart on Unsplash


보통 '감정적'이라는 말이 긍정적으로 쓰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사전적인 의미도 '감정에 치우치거나 감정에 쉽게 자극을 받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by 다음 사전). 

그래서 '감정적'이라고 표현할 때에는 보통 감정이 자신의 통제나 관리를 벗어나는 경우를 지칭하곤 합니다. 

분명한 것은 감정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MBTI로 보면 감정형과 사고형이라는 구분이 있습니다. 

'감정형'은 영어로 'Feeling'이라고 하며, '사고형'은 'Thinking'이라고 합니다. 

이로 인해 감정을 잘 느끼거나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경우 F성향을 보이는 것이라고 오해하기 쉽습니다. 

F유형이나 T유형 모두 감정을 느끼며, '감정적'인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이면의 심리적 과정은 판이하게 다릅니다. 



2. 저를 왜 좋아해요?


Photo by Khamkéo Vilaysing on Unsplash


보통 감정형은 '감정' 그 자체가 더 중요합니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경험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래서 연인끼리 애틋한 눈길로 쳐다보며 '자기는 나 왜 좋아해?'라고 묻는다면, 

'너니까 좋지~ 좋아하는데 무슨 이유가 필요해~ (가슴에 손을 얹으며) 여기서 그냥 느껴져~ 너를 사랑하는게^^'라고 답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사고형은 감정은 다 '이유와 논리'가 있습니다. 

논리적으로 이해가 되고 납득이 되지 않으면 감정을 인정하거나 수용하지 못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래서 연인끼리 나누는 대화에서도....

'내가 너를 좋아하는 이유는, 첫째... 둘째... 셋째...' 등등의 설명이 가능합니다. 


이처럼 감정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사고형과 감정형은 다른 프로세스를 보입니다. 

이와 같은 차이를 인정하거나 수용하지 못하면 분위기 확 깨는 일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3. 감정적 상태에서 나오는 생각은...


Photo by DESIGNECOLOGIST on Unsplash


감정형 사람들은 실제로도 감정 자체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좋은 감정 상태일 수도 있으며, 나쁜 감정 상태일 수도 있습니다. 

감정이 선행하고 그에 잇따라 사고나 행동이 따라가는 경향을 보입니다. 


만약 긍정적인 감정 상태라고 하면, 좋은 생각이나 긍정적인 생각이 많아집니다. 

따라서 긍정적인 행동 또한 많아집니다. 

반면에 부정적인 감정 상태라고 하면, 똑같은 상황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평가하거나 생각하는 경향이 많아집니다. 

따라서 부정적 감정에 기반한 부정적 사고에 따른 부정적 행동이 늘어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오늘 기분이 좋은 상황에서는 다른 사람의 행동을 좋게 해석해주는 경향이 높습니다. 

다른 사람이 좀 실수를 했다고 하더라도 '괜찮아!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뭐!'라고 흔쾌히 수용하고 받아주는 경향을 보입니다. 

반면에 기분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면 다른 사람의 행동을 부정적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같은 실수나 중립적인 행동에 대해서도 '내가 쉬워 보이나? 대체 왜 저러는 거야? 나 무시하는 거야??' 등과 같이 부정적으로 해석하여 기분이 더 나빠지는 악순환에 빠집니다. 



4. 생각에 따라 생기는 감정은...


Photo by Michael Dziedzic on Unsplash


실제로는 사고형 사람들도 감정을 느낍니다. 

좋은 감정 상태일 수도 있으며, 나쁜 감정 상태일 수도 있습니다. 

이는 마치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몸이 좋은 날이 있는 반면 왠지 안 좋은 날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그것을 수용하고 인정하는가의 문제가 다릅니다.

 

만약 긍정적인 감정 상태라고 하면, 좋은 기분을 느낄만한 일이나 스스로 납득할만한 이유가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쉽게 좋은 상태를 받아들이지 않거나 그 감정 자체를 즐기거나 느끼지 않습니다. 

특히 부정적인 감정 상태라고 하면, 기분이 안 좋을만한 이유나 납득할만한 근거를 찾는 행동을 보입니다. 

만약 스스로 이해가 될만한 일이나 사건이 없었다면 그 감정을 인정하지 못하며, 그냥 '0점'이라고 생각해 버립니다.  

그렇다고 해서 기분 자체가 진짜 '0'점'이 되는 것은 아니며 모호하게 안 좋은 기분은 지속됩니다.  

그때 기분이 나쁠만한 일이 생기면 거기에 모든 원인을 돌리는 경향을 보입니다. 


예를 들어, 여자 친구가 초등학교 동창회에 가는 것은 논리적으로 보면 기분 나쁠 일이 아니며, 그걸 가지고 빈정 상하면 안된다고 생각하면 그 묘한 불쾌감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다른 일을 하다가 누군가가 실수를 하거나 문제가 발생하면 그것 때문에 기분이 나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 사람은 여자 친구 때문에 불쾌했던 기분까지도 '덤터기'를 쓰게 됩니다. 


이처럼 내적인 감정 상태와 머리로 하는 논리적인 해석을 맞추고자 하는 경향을 보이며, 충분히 납득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그 감정을 인정하거나 수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겉으로는 기분이 안 좋은 티가 나기 쉬우며 '오늘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왜 이렇게 안 좋아 보여?'라고 물어보는 친구의 반복되는 질문에 '아... 아니라는데 자꾸 물어보니까 짜증이 나잖아!'라고 엉뚱한 곳에서 감정 폭발을 하기도 합니다. 

 


5. 생각 바꾸기 VS 감정부터 조절하기


Photo by Jo Szczepanska on Unsplash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생각을 조절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감정 자체를 바꾸어 버리는 것입니다. 


감정을 느낄 때에는 보통 그 이면에는 '자동적 사고'가 있기 마련입니다. 

이는 너무 빠르게 지나가고 습관화되어 있어서 의식적으로는 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잠시 멈춤'을 하고 그 생각들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만약 비합리적인 판단이나 평가가 있다면 이를 합리적인 생각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기분이 안 좋을 때 길을 가던 누군가가 나를 보았을 때 '왜? 뭐? 나한테 시비 거는 거야?'라고 생각하면 울컥 분노가 치밀어 오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나를 특정해서 쳐다본 것이 아닐 수 있으며, 시비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우연찮게 눈이 마주쳤을 가능성이 훨씬 더 높습니다. 


다른 한 가지는 감정 자체를 다루는 것입니다. 

어떤 경우라도 일반적으로 감정을 개선시키는 활동이나 긍정적 감정을 유발하는 상황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가장 전형적인 예는 유튜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머' 코너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거기에 집중하며 낄낄대고 있다 보면 어느새 기분이 조금은 나아져 있을 것입니다. 

혹은 카페에 앉아 본인이 좋아하는 커피 한잔을 여유 있게 즐기면서 카페에서 나오는 음악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어느 순간 머리가 맑아졌음을 느낄 것이며, 긍정적까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동안 괴롭혔던 스림이나 걱정이 줄어들었음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6. 내 감정의 주인 되기 


Photo by Giulia Bertelli on Unsplash


감정형과 사고형은 감정을 느끼고 경험하는 과정 자체가 다릅니다. 

사고형의 경우에는 자동적 사고 자체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따라서 첫 번째 생각을 조절하는 연습을 많이 하면 감정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반면 감정형의 경우에는 감정 자체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따라서 두 번째 감정 자체를 바꾸는 행동을 하면 감정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다만, 항상 (노파심에) 강조하는 바이지만 감정형과 사고형의 이분법적인 구분은 항상 좋지 않습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두 가지 모두를 연습하고 시의적절하게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리 감정형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생각이 부정적인 감정에 기반한 생각, 즉 '기분 탓'일 수 있음을 인지하고 감정 자체를 바꿈과 동시에 생각을 조절하는 연습을 병행한다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아무리 사고형이라도 하더라도 자신의 감정이 부정적인 자동적 사고에 기반한 생각일 수 있음을 인지하고, 생각에 집중하고 모니터링하는 연습을 하되 가능하면 좋은 기분에서 한다면 더욱 합리적인 사고와 그에 기반한 감정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감정은 인간의 핵심 본능 중 하나입니다. 

희로애락의 근원이며, 행복을 느끼게 하는 원천이기도 하지만 스트레스를 느끼게 하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만약 이 감정을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못한다면 불안정한 행복과 통제하기 어려운 스트레스나 부정적 감정에 휘둘리게 됩니다. 


많은 감정 관련된 연습이나 프로그램들이 있으나 어떤 것은 맞는 것 같지만, 또 다른 것은 왠지 안 맞는 느낌을 많이 받게 됩니다. 

만약 자신의 성격에 대해서 정확하게 인지하고 이에 기반하여 접근한다면 자신에게 좀 더 적합한 방법을 선택하여 보다 효율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관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진정으로 '내 감정의 주인 되기' 방법입니다. 





https://brunch.co.kr/@mindclinic/647


https://brunch.co.kr/@mindclinic/571


https://brunch.co.kr/@mindclinic/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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