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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Jul 27. 2022

당신의 '보통'은 무엇입니까?

Captured form ENA Hompage



1. 우영우 변호사 중 한 장면......


Captured from Netplix


선임 변호사. 잘했네 잘했어요. 숨겨진 쟁점을 잘 찾았어 이런 거 내가 먼저 봤어야 되는데 내 생각이 짧았네

신입 변호사. 이제라도 아셨으니 됐습니다.

선임 변호사. 아 저기 그 병원 가야 되지. 직원 붙여줄 테니까 같이 갔다 와. 외부에서 피고인 피해자 만나는 거 어려워. 그냥 '보통 변호사들'한테도 어려운 일이야 

신입 변호사. 네 알겠습니다.

(잠시 후, 방을 나가는 신입 변호사에게)

선임 변호사. 미안해요. 그냥 '보통 변호사'라는 말은 좀 실례인 것 같네

신입 변호사괜찮습니다. 저는 그냥 '보통 변호사'가 아니니까요.



2. '보통'이란 무엇인가?


Photo by Timon Studler on Unsplash


과연 보통이란 무엇일까요?

보통의 사전적 의미는 '일반적이고 흔한' 것들을 지칭하는 일상적 용어입니다. 

다른 정의를 보면, '특별하거나 드물지 않고 평범한 것' 또는 '뛰어나지 않고 열등하지도 않아 중간 정도인 것'을 지칭하는 표현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절대적인 보통이라는 것은 없으며 알고 보면 상대적 보통이 있을 뿐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는 차의 운전석이 (차 내부에서 앞을 보는 시점으로) 왼쪽으로 있지만, 일본만 해도 오른쪽에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왼쪽 운전석이 보통이지만 오른쪽 운전석이 보통인 나라도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개인적인 성장 배경이나 경험에 따라서도 보통과 비-보통이 나누어지기도 합니다. 

어떤 집은 어르신이 앉으시기 전까지 식사를 시작하지 않는 것이 보통인 반면에 다른 집은 앉는 순서대로 편하게 식사를 시작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보통이란 알고 보면 상대적이고 가변적인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를 절대적이고 객관적인 팩트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관점에서 보통이 아닌 사람의 비-보통에 대하여 때로는 기이하게 생각하거나 잘못되었다고 비난하기도 합니다. 

그 사람에게는 그것이 보통일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3. '보통'이 아님의 의미


Photo by Jess Bailey on Unsplash


그렇다 보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가장 흔하게 생각할 수 있는 기준은 양적인 것으로 통계적인 기준에 근거하여 보통과 비-보통을 판단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지능지수는 100이 평균이며, 표준편차가 10인 분포를 가집니다. 

여기에서의 비-보통은 양쪽 극단을 말합니다. 

즉 지능 지수가 120이 넘는다는 얘기는 전체 100명 중 상위 2-3명 정도의 지능 수진이라는 이야기이며, 보통 지능지수가 130 이상(0.13%, 즉 1,000명에 한두 명)이 되면 영재라고 부릅니다. 

반면에 지능지수가 70 이하가 되면(역시 0.13%) 정신지체로 분류하여 경계선, 경도의 정신지체, 중등도의 정신지체 등으로 구분합니다. 


이처럼 통계적인 보통과 비-보통의 구분은 양방향성을 가집니다. 

하지만 각 방향에 따른 의미 부여나 판단은 다릅니다. 

특정 영역이나 능력에서 높은 점수를 보이는 경우라고 해도, 지능의 경우에는 이들을 영재라 하고 긍정적으로 보는 편이기는 하나 그 영역이 공격성이라고 하면 폭력적인 사람으로 칭할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공격성이 너무 낮은 경우에는 보통 순하고 착하다 라는 피드백을 듣기도 하지만 자기주장이 부족하고 추진력과 돌파력이 떨어진다고 양가적인 평가를 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보통이 아니라는 것에 대해서 무조건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던가, 이상하게 보는 것 자체가 매우 잘못된 관점입니다.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이를 자연스러운 다름 중 하나일 뿐입니다. 

그리고 한 사람 내에서도 다양한 영역 중 어떤 면들은 보통에 해당하고 어떤 면들은 비-보통에 해당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같은 수준의 행동이라도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조건에 따라서 보통으로 여겨질 수도 있는 반면에 특이하고 이상한 행동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즉, '비-보통'의 의미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으며, 자칫하면 편견이나 오류에 기반한 잘못된 판단과 대응의 위험성이 높습니다. 



4. 왜 '보통'과 '비-보통'을 구별하는가?



즉, 우리는 보통인가 비-보통인가의 문제에 대해서 융통성 있고 진지하게 접근하지 않는다면, 보통을 빙자하여 타인을 평가하고 판단하거나 비난하거나 편견을 가지는 잘못을 범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Wechsler 식 지능검사가 보편화되었으나 지능검사의 기원은 Binet 식 지능검사입니다.  

Wechsler 식 지능검사가 1939년에 개발되었으나 Binet 검사는 1905년에 개발되었으니 꽤 많은 차이가 납니다. 

당시 프랑스 공교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고민 하나 생겼습니다. 

일반적인 교과과정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일반적인 정규 교과 과정을 따라가지 못하거나 적합하지 않은 학생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끝에 나온 결론은 이들을 선별하여 이들에게 적합한 교육의 제공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Binet는 지능검사라는 것을 개발하여 자신의 연령 수준에서 기대되는 지적인 능력 수준을 보이는 학생들을 쉽게 선별하고자 하는 도구를 개발하게 된 것입니다.  


즉, Binet가 지능검사를 만든 목적은 모든 학생들이 자신의 특성과 성향에 적합한 최대한 개인 맞춤형의 최적합 교육을 받도록 함으로써 건강한 공정과 동등한 기회 제공을 위한 고귀한 목적이었던 것입니다. 

물론 지능지수가 나올 것이며, 그에 따른 보통 범위와 비-보통 범위가 나올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차별의 원천이 되고 비난이나 조롱을 대상이 되고자 하는 것이 아니었으며, 그들의 다름과 차이를 고려한 최적화된 학습 권리와 맞춤형 성장과 발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함이었습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우리는 이와 같은 고귀한 정신을 잊을 때가 많습니다. 

옆집 아이와 우리 집 아이를 비교하는 신경전의 도구로 사용되거나 지능지수 하나로 그 사람의 모든 면을 평가해 버리고 그 사람이 가진 다른 능력이나 잠재력마저도 무시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입니다. 



5. 건강하고 성숙한 사회의 조건



'편견'이라는 공정하고 균형적으로 생각하거나 판단하지 못하고, 한편으로 치우쳐진 생각이나 견해를 가지는 것입니다. 

편견을 가진다는 것은 인간의 다양한 측면 중 특정 행동이나 영역, 또는 능력과 관련하여 "한편으로 치우쳐진 잘못된 생각이나 견해"를 보인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와 같은 편견은 대부분은 잘못된 생각이기도 하며, 건강하지 못한 판단이고, 혐오 등과 같은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제대로 된 상황인식이나 사람의 특성이나 성향에 대한 올바르고 균형적인 견해를 가지도록 긴장하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쉽게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문제행동입니다. 


최근 유형하는 MBTI에서도 이와 같은 현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너는 외향형이니까...' 또는 '너는 내향형이니까...'라는 편견을 가지고 대하여 그 사람의 상대적인 강약점을 균형적으로 고려하지 못하는 경우를 흔하게 봅니다. 

고질적인 지역감정의 문제 역시 자기들만의 '보통'과 편견에 사로잡힌 쓸데없는 감정적 싸움입니다. 

남자는 어떻고, 여자는 어떻고 하는 성별 대립이나 인종 차별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처럼 건강하지 못한 보통과 비-보통, 그리고 그로 인한 편견과 더 심한 경우 발생하는 혐오나 부정적인 생각들은 우리의 마음과 정신을 병들게 합니다. 

우리의 정신과 마음을 병들지 않고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건강하지 못한 '보통'에 대한 접근을 균형적이고 건강한 '보통'이 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보통'과 '비-보통'의 구분이나 논쟁을 '다름'과 '다름에 따른 인정과 존중'이라는 건강한 프레임으로 만들지 못하게 됩니다. 



6. 드라마는 드라마로 보시길 바라며...


captured from youtube (출처 확인을 못했습니다! 혹시 알려주시면 채널 기재하겠습니다)


제가 글을 쓸 때에도 항상 조심하는 것이 있습니다. 

백 명 중 한 명, 천명 중 한 명이라도 제 글로 인하여 상처받거나 아프지 않기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관련하여 혹시라도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수도 없이 검토하고 또 검토합니다. 


'우영우'라는 인물로 인하여 많은 논란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특정한 사례에 대한 일반화 오류를 유발하며, 오히려 발달장애에 대한 편견과 잘못된 인식을 만들어 낸다는 것까지.. 드라마가 성공한 만큼의 논란도 많습니다. 


이나저나 경찰 드라마도 평범하고 일반적인 경찰 이야기를 하지는 않습니다. 

폭력적이나 정의로운 경찰, 윗선에는 반항적이고 규범도 어기지만 피해자를 위해 몸 바치는 경찰을 그립니다. 

검사를 주인공으로 하는 드라마나 영화는 더합니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하여 증거를 조직하고 권력에 충성하고 탐욕과 성공 욕구에 가득한 검사들만 영화에 나옵니다. 

묵묵하게 피해자를 구제하며 범죄자의 문제를 인내를 가지고 끈기 있게 밝히는 검사들이 주인공인 영화를 별로 없습니다. 


우리가 초점을 두면 좋을 부분은 그 안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의미에 초점을 두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부지불식 간에 가지고 있던 잘못된 편견이나 인식들을 수정하거나 혹은 그런 편견이 미치는 나쁜 영향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으면 더욱 좋겠습니다. 




글을 마칠 때가 되니 오히려 생각이 더 많아지고 복잡해집니다. 

왠지 더 살얼음을 걷는 것 같으며, 괜히 이 글을 썼나 하는 후회와 걱정도 많이 드네요.. 

제 글이 전달하고 싶은 핵심적 이슈들을 잘 캐치해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의도 자체는 그 누구도 불편하게 하거나 다치게 해 드릴 마음은 전혀 없음을 미리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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