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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Aug 03. 2022

반대 유형이 끌리는 이유. 연애 및 사랑 편

Photo by Giorgio Grani on Unsplash



1. 결혼(연애) 생활의 비애(悲哀)가 싹트는 과정


Photo by Nathan Dumlao on Unsplash


커플이나 부부 상담을 하다 보면 서로 반대 유형의 사람과 만나게 되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됩니다. 

예를 들어 외향형은 내향형에게, 내향형은 외향형에게 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감정형은 사고형에게, 사고형은 감정형에게 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역으로 말하면, 같은 유형이나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에 대해서는 설레는 끌림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친숙하고 익숙하며 편안하기는 하지만 사랑하는 관계가 되기 위한 촉진제인 설렘이나 흥분성은 적습니다. 

그래서 강렬한 애정을 원하는 사람들은 보통 반대 유형 또는 반대 성향을 많이 가진 사람과 사귀거나 관계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상적인 사랑의 형태가 '친구와 같은 사랑' 또는 '편안함과 안식' 등인 경우에는 유사한 성향을 가진 사람과 사귀거나 관계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와 같은 반대 유형에 대한 끌림은 설렘과 자극의 원천이기도 하지만, 이후 관계가 깊어진 후 갈등과 문제의 씨앗이 되기도 합니다. 



2. 못 가진 것에 대한 환상


Photo by Casey Horner on Unsplash


사람은 새로운 것이나 미지의 것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동경을 가집니다. 

기본적으로 무엇이 들어있는지 모르는 상자에 손을 넣어서 확인할 때에 강한 긴장감과 설렘을 느끼며, 

모르던 사람을 알아가면서 '이래도 될까? 나중에 문제가 생기거나 잘못되면 어쩌지?'라는 걱정과 더불어 자신과는 다른 상대방에 대하여 끌림을 경험합니다. 

우주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라는 호기심은 획기적인 과학의 발전을 이루었으나 지구인을 해치고자 하는 두려운 외계인의 존재는 영화 주제로 자주 사용됩니다. 


더욱이 자신이 직접적으로 경험하지 못하거나 혹은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환상을 가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단, 호감이나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을 때 그렇습니다. 

의사라는 직업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의사들의 평균 연봉과 대표적인 돈 잘 벌고 안정된 직업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하루 종일 고통스러워하는 환자를 봐야 하며, 때로는 유혈이 낭자한 수술실에서 사람의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긴장감마저도 흥미로운 영화나 드라마의 소재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3. 사랑에 눈이 멀다



특히 이성에 대한 호감이나 대인관계에서는 이와 같은 패턴이 더욱 심해집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매우 감정적인 반응으로서 이유나 논리가 필요 없이 그대로 느껴지는 감정적 반응입니다. 

이와 같은 감정적인 반응은 긍정 편향이 시작되면 거침없이 강해집니다. 

이와 같은 편향된 긍정적인 감정이 심화되면 소위 '사랑이 눈이 멀었다' 혹은 '눈에 콩깍지가 씌웠다'라고 표현하는 이성적 마비와 (편향-긍정적인) 감정의 늪에 빠져 버립니다. 


이때가 되면 이성적이거나 합리적인 사고, 또는 균형적인 판단은 물 건너가고 감정 기반의 사고와 행동에 집중하게 됩니다. 

소위 '사랑에 빠지다'라는 심리적 현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심리적 상태에 빠지게 되면, 상대방의 특성이나 성향에 대하여 긍정 편향적으로 지각하는 경향이 매우 강해질 뿐 아니라 사소한 갈등이나 문제가 생기더라도 "사랑의 힘"으로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그래 결심했어! 사랑을 시작해 보는거야!'라는 의사결정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수많은 조언이나 주의에도 불구하고 '나와는 다른 유형의 자극적이고 풍부한 새로운 경험을 주는 사랑에 도전'하게 됩니다. 



4. 다른 유형의 사람에게 끌리는 포인트


Photo by Erol Ahmed on Unsplash


보통 외향형은 내향형의 진지함이나 차분함에 끌립니다. 

이에 대해서 때로는 '신비로움'이라는 표현을 하기도 합니다. 

또한 내향형은 외향형의 적극성과 활동성, 그리고 강한 표현 경향 등에 끌립니다.

참고 표현하지 못하는 자신의 성향과 비교하여 그들의 행동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합니다. 


사고형의 사람들은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감정형들의 따뜻함과 온화함에 마음이 녹아갑니다. 

오히려 자신의 내적 논리로 설명할 수 없음에 왠지 더 강한 탐구정신과 더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감정형의 사람들은 때로는 심리적 불편함의 원인이 되는 감정적 소용돌이에 휩싸이지 않고 항상 냉정함과 객관성을 유지하는 듯한 사고형의 모습에 매력을 느낍니다. 

때로는 '첫째, 둘째, 셋째,..... '등과 같은 표현을 동반하는 그들의 논리적인 접근에 존경심을 가지기도 합니다. 


이처럼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지 못하거나 혹은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점들을 가진 사람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을 가지며, 이들과의 관계에 매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른 채(?!) 과감하게 반대 유형과의 깊은 관계에 빠져듭니다. 



5. 아직 터지지 않은 시한폭탄


Photo by James Adams on Unsplash


그런데 이와 같은 서로의 다름은 관계가 깊어지고 공유하는 시간과 활동이 많이 지면서 갈등과 대립의 원인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외향형과 내향형은 여행이나 활동을 하는 방식이 판이하게 다릅니다. 

외형형은 둘만의 설레는 여행을 위해 많은 활동들을 하고자 하며, 가능한 한 자극적이고 강렬한 즐거움을 경험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내향형은 이와 같은 새로운 자극들이 피로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으며, 감당하기 어려운 스케줄에 점차 지쳐가기도 합니다. 


또한 감정형과 사고형은 세상의 일들이나 사람 사이의 이슈들을 판단하는 기준과 논리가 다릅니다. 

감정형은 지극히 사람 중심적이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감정적인 반응들을 중시하는 반면에 사고형은 객관적이고 (본인이 생각하기에) 합리적인 근거에 의해서 옳고 그름으로 판단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예를 들어 감정형은 배우자가 어느 날 '자기야~ 나 오늘 좋은 일 했다~ 오늘 지하철 역에서 불쌍한 할머니가 마산에서 딸 보러 서울에 오셨다는데, 지갑을 잃어버렸다고 나한테 만원만 달라는 거야! 그래서 그 불쌍한 할머니 내가 3만 원 드리고 왔어! 딸 집에 잘 가셨으려나...'라고 스스로 감동에 젖어 말하곤 합니다. 


이에 대해서 사고형의 배우자는 한숨을 내쉬며, '자기야.. 난 정말 자기가 가끔 판단력이 있는 건지 모르겠어.. 요즘 세상에 카드 하나면 다 다닐 수 있고, 핸드폰으로 연락 한 번만 하면 되는데..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그 할머니가 너 같이 어리숙한 사람들을 속여서 10분마다 2만 원씩만 벌어도 시간당 수입이 10만 원이 넘고 너보다 일당이 열 배는 많을 거야! 그래서 네가 길가다가 도에 관심 있으십니까에 빠지는 거라고..!'라고 하며 타박을 하게 됩니다. 

그나마 여기서 끝나면 다행이지만, 사고형 배우자의 타박에 '자기는 나 사랑하는 거 맞아? 어쩜 그렇게 말해?..'라고 울먹이는 배우자에게 '너 그런 식으로 매사에 감정적으로 대하는 거 문제라고 했지?!'라고 하면서 본격적으로 '첫째, 둘째, 셋째,..'라고 더 깊은 분석과 비판을 하는 순간 부부 싸움이나 연인 간의 애정 싸움은 점입가경에 이르게 됩니다. 



5. 갈등인가 보완인가



이처럼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서로의 매력이 되기도 하지만, 역으로 갈등이나 문제가 생기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저절로 갈등이 없으면서 보완적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서로의 다름을 갈등이나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 서로 존중하고 보완적인 관계로 만들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과 연습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외향형의 경우 부부 싸움이나 연인 간의 다툼이 있을 때 내향형들이 소위 '혼자 동굴 속으로 숨어 버린다'라고 비난합니다. 

이는 도망가거나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갑작스럽게 직면한 상황을 받아들이고 해석하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결정하기 위해서 생각에 몰입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외향형은 일단 한바탕 속마음을 쏟아냈다면, 그것을 내향형이 내적으로 처리하고 소화할 수 있도록 시간과 여유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내향형은 '자기야.. 미안한데.. 나 잠깐만 생각할 시간을 줄 수 있을까?'라는 말을 습관적으로 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라도 표현하면 상대방은 불필요한 오해나 해석 없이 그나마 기다려주는 동기를 가지게 됩니다. 



6. 저는 어떤 유형과 어울리나요?



최근 MBTI가 대 유행이 되면서, 인터넷이나 유튜브에 'OOOO 유형의 사람이 절대로 만나면 안 되는 유형은?' 등과 같은 '쓰레기 같은 어그로'를 많이 보게 됩니다.

또한 16가지 유형을 가로-세로로 배치해 두고, 서로 맞는 유형과 맞지 않는 유형을 파란색, 초록색, 빨간색 등으로 구분한 '쓰레기 같은 도표'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쓰레기 같은 어그로"라고 표현할 정도로 격하게 표현하는 이유는 모든 심리적 콘텐츠는 누군가에게라도 상처가 되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 때문입니다. 

혹시라도 해당 유형끼리 사귀는 커플이 그 유튜브나 도표를 본다면?....


그것은 옳지 않은 접근입니다. 

사랑과 애정 관계에서 자주 듣는 질문은 '박사님, 저는 OOOO형인데요, 어떤 유형과 어울리나요?' 혹은 '저랑 안 맞고 피하는 것이 좋은 유형이 있나요?' 등입니다. 

그에 대한 제 답변은 '그런 원칙은 없습니다!'입니다. 

대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하기 위해 소통하고 노력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즉, '자기야.. 나 생각을 좀 해봤는데.. 나는 자기가 나에게 불만이 있거나 싸울 때, 가끔 폭발적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폭포수처럼 말을 하면 거기에 압도돼서 아무 말도 못 하고 머릿속이 하얘지는 것 같아.. 그래서 아무런 대답도 못하게 돼... ㅠㅠ'라는 호소에 '아.. 그래? 미안해.. 안 그러도록 노력해 볼게.. 그랬구나.. 나는 자기가 인상 쓰고 아무 말도 안 하니까.. 내 말에 감정적으로 반응한다고 생각됐고, 때로는 무시한다는 느낌도 들었거든.. 그럴 때는 말해줘요. 노력해 볼게..'라고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면 됩니다. 

이에 더하여 외향형들은 자신이 화나 난 점이나 혹은 불편한 점들을 미리 글로 적으면 좋습니다. 

또한 내향형들은 '자기야, 잠깐만! 나 좀 생각할 시간을 줄래. 내가 이제는 감당이 안 되는 것 같아.. 잠시만 시간을 주세요!'라고 말하거나 자신의 일기에 썼던 배우자나 애인과 관련된 내용들을 보면서 대화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7. 사랑과 연애도 노력입니다



세상 그 어떤 일들과 마찬가지로 사랑하고 애정 하는 것도 노력입니다. 

문제는 노력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거나 자기 방식이나 자기 생각 만에 기초해서 노력하는 것입니다. 

특히 상대방과 내가 다른 성격이나 성향을 보였을 때에는 더욱더 그러합니다. 


사랑하고 애정 하는 마음을 담아 상대방에 대하여 긍정적인 호기심을 가지고 나와의 다른 점을 탐색하고, 

다른 점들이 가질 수 있는 잠재적인 문제나 갈등을 예상하고, 

어떻게 하면 더욱더 좋은 애정과 사랑을 나눌 것인지에 대하여 고민하고 학습하며 실행하여 노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런 일련의 행동을..... "사랑"이라고 합니다..!!^^

서로의 다름에 끌려서 고민하는 분들에게 이 글을 바칩니다. 

더욱더 큰 사랑, 성숙하고 건강한 애정을 나누시기 바랍니다^^




https://brunch.co.kr/@mindclinic/258


https://brunch.co.kr/@mindclinic/254


https://brunch.co.kr/brunchbook/loving-marri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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