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박사 레오 Feb 26. 2020

사랑이 변하는 3가지 이유

심리전문가가 쓰는 비-전문적 심리학. 사랑은 변하는 거야!

Photo by Kristina Litvjak on Unsplash



'라면 먹고 갈래?'를 유행어로 만든 유지태와 이영애의 ‘봄날은 간다’라는 영화 중 아주 유명한 명대사가 있다. 사랑이 식어버린 이영애에게 유지태가 던지는 한마디,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는 대사에서 이별을 앞둔 연인들의 안타까운 현실과 복잡한 감정이 진하게 배어난다.


기본적으로 '사랑은 변한다!'가 더 맞는 이다. 왜냐하면 사랑은 심리학적으로 보면 대표적인 감정이기 때문이다. 감정이란 개개인의 특성과 상황과의 조합 속에서 나타나는 심리적 상태이다. 상태라는 것은 사랑을 하는 당사자들의 생각이나 상황이 바뀌면 변화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 왜 사랑은 변화하는 것일까?


 

1. 새로움이 줄어든다.


(설레고 가슴 뛰는 사랑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사랑의 가장 무서운 적은 바로 '익숙해짐'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자주 만나고, 만나는 시간이 늘어나고, 그로 인해서 서로에 대해서 알아가고 관계가 깊어지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런데 이와 같은 만남의 빈도와 시간이 늘어난다는 것은 서로에게 '익숨해짐'을 의미한다. 이는 긍정적 측면에서는 서로에게 맞추어 조화를 이루어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으나, 반대로는 '새로움'이 줄어드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새로운 관계에서 발생하는 '설렘'은 사랑에 빠지게 되는 주요 촉진제이다. 이는 새로운 사람과의 새로운 감정적 변화를 겪으면서 발생하는 일종의 심리적 흥분 상태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흥분 상태는 상대방을 '이상화(Idealization)'해서 바라보게 만들어 깊은 관계로 발전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때를 보통 '콩깍지가 씌웠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관계가 진전이 되고 반복해서 노출(?!)되게 되면 이와 같은 '새로움'이 감소하게 되며, 이로 인해 '설렘'이나 새로움으로 인한 '심리적 흥분'도 감소하게 된다. 이는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맛이 있는 맛집을 여러 번 가면서 처음의 기대나 흥분이 감소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와 같은 '새로움'의 감소와 그로 인한 '설렘'이나 '심리적 흥분'이 줄어들면서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사랑이 변하네!'나 혹은 '애정이 식었네!ㅠ'라는 생각과 느낌을 가지게 된다. 이런 이유로 주말 부부는 자주 못보더라도 그나마 설렘을 유지하기 쉬운 것이다!



2. 공유의 폭이 넓어진다.


애정 초반에는 소위 데이트라는 것을 한다. 그런데 데이트는 '제한된 시간 내에, 제한된 장소에서, 제한된 활동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둘 사이의 사랑이 깊어지고 관계가 지속되면서 제한된 상황이 점차 확대되게 된다. 즉 활동하는 범위와 시간이 늘어나고 공유하는 생활 상의 정보와 범위가 넓어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초반의 관계에서 느꼈던 제한적 상황과 조건에서의 상대방에 대한 평가(즉, 데이트할 때만 보던 모습과 행동)에서 전반적인 상대방의 모습과 행동(즉, 보다 폭넓은 한 개인으로서의 모습과 행동)으로 확대가 되는 것이다.


물론 이와 같이 공유의 폭이 넓어지는 것이 무조건 안 좋은 결과를 주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경우에는 '사람이 알면 알수록 진국이야!'라고 말할 정도로 더 많은 부분들을 알아갈수록 신뢰와 애정이 깊어지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자신이 모르던 새로운 모습에 실망하여 초반에 관계 자체가 깨지는 경우들도 있다. 분명한 것은 공유의 폭이 넓어지면서 상대방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되며, 그 모습은 기존에 느끼던 사랑이라는 감정에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가장 극대화되는 경우는 바로 결혼을 하는 경우이다. 연애만 하는 경우에는 궁극적으로는 두 사람 사이의 문제나 이슈에만 집중하면 된다. 그런데 결혼을 하는 순간 그 범위가 엄청나게 확장된다. 왜냐하면 두 사람의 사랑 범위 내에 원가족이라는 어마어마한 존재들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각 집안의 가족 문화나 의사결정 패턴, 그리고 관계 양상들이 두 사람 사이에 개입하게 된다. 이 또한 긍정적일 수도 있으나 때로는 엄청난 갈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어찌 되었건 사랑이라는 이름의 관계는 변할 수밖에 없다.



3. 서로의 기대가 변화한다.


기본적으로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사람에 대한 욕심이건, 돈에 대한 욕심이건, 행복에 대한 욕심이건 끝이 없는 경우가 많다. 특히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관계가 깊어지면서 서로에 대한 기대와 요구가 점차로 늘어가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게다가 소위 '콩깍지 피리어드'에는 상대방이 나의 기대나 요구를 맞추어주지 못한다고 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서로 이해하고 양해해주는 마음도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계가 지속되거나 깊어지면서는 '내가 대체 언제까지 이해하고 참아줘야 하는 건데?!ㅠ'라는 생각이 늘어간다.


서로의 기대가 높아지게 되면 필연적으로 '좌절'이나 '실망'도 따라오기 마련이다. 만약 이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들이 계속해서 축적된다고 하면 관계 자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아주 단적인 예로 약속 시간에 늦는 경우가 있다. 관계 초반에는 이런 사소한 것은 문제도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후에도 계속해서 늦는다면 이 또한 스트레스로 작용하게 되며, '이렇게 기본적인 약속조차도 소홀히 하는 사람과 결혼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까지도 확대되기도 한다.


그런데 정작 더 큰 문제는 더 큰 기대에서 발생한다. 그것은 바로 '나의 방식에 맞추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사랑과 관계가 깊어지면 "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내 사람"이라는 것은 행동에 대한 판단이나 평가 기준을 나에게 맞추어 주기를 기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상대방이 나처럼 생각하고 행동해주기를 바라며, 나의 판단과 결정을 존중해주기를 원하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상대방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서로에 대한 기대와 요구는 변화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높아진 기대와 요구는 서로 간에 갈등이나 문제를 일으키는 일이 많아지는 결과를 낳는다. 이런 갈등이나 문제들이 잘 해결되거나 그로 인해 쌓인 (부정적) 감정들이 해소되지 못한다면 점차로 '사랑이 식어간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모든 사람들 사이의 관계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사랑이 안 변한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개인의 신념이자 원칙일 뿐 실제로는 변화무쌍한 감정이 바로 '사랑'이다. 만약 한 사람은 '사랑은 절대 변할 수 없어!'라고 생각하는 반면 다른 사람은 '사랑은 변화하는 감정이지!'라고 생각하는 경우 그 자체가 싸움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굳이 "사랑이 변한다!"라고 전제하고 그 이유를 거론하는 이유는 '보다 지속적이고 행복하고 건강한 사랑을 위해서'이다. 사랑에 대한 비현실적 기대나 환상 때문에 갈등이나 문제가 생기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오랫동안 사랑을 나누며 더욱 행복한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은 이와 같은 사랑의 변화에 잘 대처하는 사람들이다. 즉, 초반의 설렘을 채우고 보완할 수 있을 정도로 '신뢰'와 '친말감'을 주는 사람, 더 많이 알면 알수록 더욱더 큰 애정과 신뢰를 주는 사람, 그리고 너무 높은 기대와 요구를 강요하지 않고 합리적인 기대와 요구를 서로 조율해가는 사람들이 오래도록 점점 더 깊어지는 사랑을 나눈다. 




심리전문가가 쓰는 비-전문적 심리학

사랑 심리학 (부제. 연애와 결혼에 대한 심리학)


#1. 사랑이 변하는 3가지 이유 / 사랑의 속성

#2. 사랑이 깊어질수록 더 힘들어지는 이유 / 관계 차원의 연애와 사랑

#3. 결혼과 비혼, 선택 장애자들을 위한 3가지 조언 / 결혼을 할까요, 말까요?

#4. 결혼은 연애의 무덤이 맞다! / 연애는 감정, but 결혼은 생활

#5. 결혼에 숨겨져 있는 또 하나의 전쟁! / 부부와 원가족 이슈

#6. 차라리 이혼하라고 조언하는 3가지 경우 / 부부간의 갈등관리

#7. 행복한 연애와 결혼을 위한 3가지 조언 / 행복한 사랑법




본 글과 함께 읽으시면 좋은 글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https://brunch.co.kr/@mindclinic/254


https://brunch.co.kr/@mindclinic/258


https://brunch.co.kr/@mindclinic/127


https://brunch.co.kr/@mindclinic/176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