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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Nov 19. 2019

애인과 다툼 후 화해하기, 왜 이리 어려울까요?

심리만만 16화. 정서적 관계에서의 감정싸움

Photo by Mayur Gala on Unsplash



1. 화해는 항상 어렵다.


원래 다툼은 쉬우나 화해는 어려운 법이다!


다투기는 매우 쉽다. 서로 자기주장을 하거나 자기 입장만 내세우면 금방 싸움이 된다. 게다가 남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고 경청하지 않으면 더욱 큰 싸움이 된다. 그리고 싸움이 커질수록 화해는 더욱 어려운 과업이 되어 버린다. 이 정도 되면 서로의 감정, 부정적인 감정이 극에 달하기 때문에 무엇 때문에 다투기 시작했는지는 안중에도 없고 서로의 부정적 감정의 잔재들만 남아서 전투를 이어간다.


이런 상태에서 무슨 화해가 이루어지겠는가? 적어도 화해를 위해서는 사과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감정적으로 화가 나 있으며 부정적인 감정으로 가득 찬 마음으로 무슨 사과가 나오겠는가? 머리로는 잘못한 것에 대해서 생각하더라도 그놈의 '자존심' 때문에 인정하기도 싫어지며, 무조건 상대방 잘못이라고 비난하고 싶어 진다.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비난은 상대를 더 화나게 만들고, 결국은 나에 대한 공격으로 되돌아온다. 그럼 결국 나의 감정은 더욱 상처가 깊어지며, 서로 간의 분노에 찬 공격은 악화일로를 걷게 된다.


이런 상태를 속된 표현으로 '골로 간다~'고 표현한다. 즉, 이성적인 판단이나 대응은 물 건너가고 서로 부정적인 감정에 가득 차서 상대방을 비난하는 격앙된 (부정적) 감정상태에 빠지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태에 빠지지 않는 방법은 안 싸우는 것이 최고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싸우게 되었다면 누구라도 한 명은 감정을 절제한 채 상황을 조정해야 한다. 만약 둘 다 격앙된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되면 벗어날 수 없는 부정적 감정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2. 애인이란?


특히 '애인'과 같이 친밀하고 가까운 사람과 싸움을 하면 더욱더 화해하기 힘들다.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정도가 있다. 첫째는 관계 자체가 감정적이고 정서적인 속성이 강하며, 둘째는 공유하는 심리적 영역이 매우 크며, 셋째는 서로에 대한 기대와 요구가 많기 때문이다.


첫 번째, 애인이란 가장 정서적으로 얽혀있는 대인관계이다. 물론 기본적으로는 사랑과 애정으로 맺어진 관계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사랑과 애정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만으로 유지되기는 어려운 것이 애인관계이다. 즉, 강렬하게 사랑하고 애정하는 만큼 부정적인 감정의 골도 깊다. 그래서 애인과 갈등이 생기면 그 스트레스나 감정적 상처는 훨씬 클 수밖에 없다.


두 번째, 공유하는 심리적 영역이 매우 크기 때문에 갈등의 소지나 이슈도 많을 가능성이 높다. 당연히 사이가 좋거나 달달한(?) 상태일 경우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서로 부딪치거나 갈등이 생기더라도 애정과 핫한 신뢰로 이해하고 수용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단 갈등 국면에 들어가면 '싸움거리'가 많아지는 부작용도 있다는 점이다. 이는 부부 싸움이 사소한 것으로 시작되었다가도 며칠 전 술 먹고 늦게 들어온 사건으로 확장되는 등 잠재적인 불만과 갈등요인들로 퍼져나가, 결국에는 왜 싸우기 시작했는지는 기억나지도 않으나 그동안 참고참았던 문제나 갈등들이 봇물처럼 터져나오는 부부 싸움 과정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애인 사이에서도 그동안 이해하고 참아주었던 영역들이 서로 다툼이 시작되는 순간 틈새를 삐집고 나와 서로의 감정싸움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하게 된다.


세 번째, 애인 사이라는 것은 서로에 대한 기대와 요구가 높을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사랑하고 애정하는 사이이기 때문에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해주는 것이 맞다. 하지만 이와 같은 존중과 배려만큼이나 상대로부터 존중받고 배려받고자 하는 요구나 기대도 커지게 된다. 서로 사이가 좋거나 긍정적 상호작용이 가득할 때에야 무슨 문제가 되겠는가?! 하지만 일단 다툼이 시작되는 순간 배려해주거나 존중해주어야 하는 나의 역할보다는 존중받지 못하고 배려받지 못했다는 부정적 관점이 극에 달한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서 애인과의 싸움은 일단 제대로 시작되면 결국 전쟁으로 치닫게 되기 쉬운 법이다. 그리고 싸움이 크니 당연히 화해도 어렵고 힘든 것이다.



3. 화해의 기술


화해의 정의는 '갈등과 다툼을 그치고 서로 가지고 있던 나쁜 감정을 풂'(다음 국어사전)이다. 이 안에는 두 가지 단계가 있다. 하나는 갈등과 다툼을 그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나쁜 감정을 풀고 해결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랑싸움으로 열이 뻗쳐버린 애인 사이에서는 이 두 가지가 다 쉽지는 않다. 우선은 화가 이미 치밀어 올라서 도를 넘어섰다면 "중단"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나쁜 감정을 풀기 위한 전제는 사과인데, 절대 먼저 사과하기 싫기 때문이다.


우선 '갈등과 다툼을 그치는 기술'을 사용하여야 한다. 갈등과 다툼을 그치는 방법 중 가장 좋은 방법은 'Time Out'이다. 보통은 부모들이 자녀를 벌주기 위한 방법으로 일정 시간 동안 방에 들어가 있거나 생각 의자에 앉아 있도록 하는 방법인데, 애인 간의 싸움에서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일단 무조건 싸움을 중단하고 서로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단, 이때 가만히 있으면 오히려 생각이 깊어지면서 더 열 받는 과정, 즉 "생각할수록 열 받네!" 증상을 줄이기 위해 다른 일(특히 재미있거나 자극적인 것, 예를 들면 유튜브의 킥킥거릴 수 있는 영상 등)에 몰두하는 것이 좋다. 이를 '주의분산법'이라고 한다. 즉, 다른 생각에 집중함으로써 점점 더 심화된 감정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두 번째는 '나쁜 감정을 풀고 해결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진심 어린 진정한 '사과'가 필요하다. 그런데 감정이 상해버리는 순간 사과하기가 싫어진다. 특히 먼저 사과하는 것은 절대 용납 못하는 상태가 되기 쉽다. 혹은 '내가 잘못하기도 했지만, 자기는 더....'라고 하면서 일부 사과와 더 큰 타인에 대한 비난이나 사과 요구를 하게 되면 자꾸 상황은 꼬이게 된다.


이와 같은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좋은 방법은 '내가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만 집중해서 사과하기'이다.  다른 얘기를 할 거 없이 내가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 언급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만 집중해서 사과하는 것이다. 생각하기에 잘못했다고 부분만 집중해서 언급하고 그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그리고 진지하게 사과하는 것이다. '아까 내가 너무 큰 소리로 말한 것은 미안해! 그 부분은 진심 사과할게!! 잘못했어!!!'라고 쿨하게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라. 그것이 바로 '나쁜 감정을 풀어내는 시작'이 된다.



4.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


만약 한쪽에서 먼저 진심으로 사과를 한다면 아마 상대방도 자연스럽게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사과할 것이다. 왜냐하면 근본적으로는 애인 사이는 애정하고 사랑하는 관계이지, 미움과 저주를 하는 사이가 아니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애정하고 사랑하는 사이라는 것은 화를 내거나 미운 마음이 드는 것이 불편하고 미안한 마음과 더불어 화나는 마음이 뒤섞인 복잡한 심경이었을 것임을 반영한다.


그런데 누군가의 사과로 인하여 부정적인 감정이 풀리기 시작하면 다시금 긍정적인 감정들이 쉽게 되돌아 오게 된다. 왜냐하면 딱히 명분과 기회가 없어서 표현 못하고 있던 미안한 마음이 있었으며, 서로 애정하고 사랑하는 좋은 기분으로 되돌리고 싶은 것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 싸움은 칼로 물베기'라는 말이 있는 것이다. 그 정도 되면 옆에서 이 둘을 보는 사람들은 도리어 기분이 나빠진다. 저렇게 다시 붙어서 알콩달콩할 것을 뭘 그리 신경전을 하고 싸움을 하는 건지...


단, 이 과정에서의 학습과 발전은 항상 중요하다. 첫째, 싸움은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다. 둘째, 일단 시작한 싸움이라도 심각해지지 않는 것이 좋다. 셋째, 심각해졌다고 하더라도 진정기(time-out)를 가지면 도움된다. 넷째, 사과는 화해를 시작하고 관계를 복원하는 핵심키이다. 이런 과정을 배우면서 두 사람은 더욱 더 사랑하고 애정하는 사이가 될 것이다. 그리고 조금 덜 싸우거나 혹은 이전에 비하면 좀 더 성숙(?)하게 싸우는 커플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본 글과 관련된 방송은 다음에서 직접 들으실 수 있습니다.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2665/clips/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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