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가 읽어주는 세상 이야기. 심리만만 2화. 마인드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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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3세 이상 남녀 중 결혼을 '해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48.1%로, 조사 이후 처음으로 50% 이하로 떨어졌다고 한다.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2010년 64.7%였으나, 2014년에는 56.8%로 50%대로 진입하더니 급기야 이번에는 50% 미만으로 떨어진 것이다. 즉, 성인 남녀 중 반 이상이 굳이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연령별 비율을 보면 60세 이상에서는 71.2%, 50~59세에서는 55.7%로 50세 이상에서는 50% 이상을 보인 반면, 40~49세는 41.9%, 30~39세는 36.2%, 그리고 20~29세 33.5%의 비율을 보였다. 즉 20대의 경우에는 3분의 1 정도가 굳이 결혼을 필수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반면에 ‘남녀가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54%이며,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비율 역시 30.3%로 처음으로 30%를 넘었다.
즉 결혼에 대한 생각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으며, 특히 세대 간 인식과 차이가 매우 커서 소위 부모 세대인 ‘어르신’들과 자식 세대인 ‘신세대’ 간에 “확실한 갈등”이 예상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과연 결혼을 굳이 해야 하나요? 안 해도 되나요?’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결혼에 대한 다양한 정의가 있을 수 있으나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정의는 위키백과에서 설명하고 있는 ‘가족을 만드는 하나의 방법으로, 쌍방 간의 합의에 의해 이루어지는 법률행위’이다. 이 정의를 가장 선호하는 이유는 결혼의 가장 핵심적 이슈들을 잘 정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첫째, 결혼은 서로 ‘가족’이라는 단위를 구성하는 기본적 방법이다. 결혼과 유사한 개념으로 ‘동거’도 있지만 동거의 경우에는 ‘함께 거주’한다는 의미가 강하며, 상대적으로 ‘가족’이라는 개념은 적다. 그래서 ‘결혼’을 할 경우에는 두 사람뿐 아니라 그 원가족과의 관계나 교류가 전제된다. 그래서 피곤하고 힘든 점들이 급증한다.
둘째는 ‘쌍방 간의 합의’이다. 두 사람이 서로 원하여 이루어지는 결합의 형태라는 점이다. 이 정의가 중요한 이유는 대부분의 결혼에 대한 정의에는 ‘남녀 두 사람’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는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이미 많은 나라에서 동성 간의 결혼을 합법적인 것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결혼이란 ‘법률행위’이다. 그래서 부담스러운 것이다. 최근에는 혼인신고를 안하고 일년 정도 사는 것이 추세라고 하는데, 어찌 되었던 그것도 향후 법률적 행위를 전제로 하는 것이다. 그래서 같이 살 수는 있어도 ‘결혼’을 하는 것은 매우 부담스러운 것이며, 일단 ‘결혼’을 하고 나면 헤어질 경우에도 ‘이혼’이라는 법률적 행위를 해야만 한다.
결혼의 개념에 대해서는 차지하고, 일단은 “당신이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을 먼저 찾아야 한다. 즉 결혼에서 기대하는 바가 무엇이며, 과연 그에 대해서 어디까지 감당하고 감수할 각오가 되어 있는지에 대한 정리가 되어야 한다. 이를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섣부르게 결혼을 했다가 후회를 하기도 하며 결혼을 하더라도 궁극적인 만족에 이르지 못하게 된다.
보통 사람들이 결혼에 대해서 기대하는 첫 번째 기대는 “동반자”이다. 즉, ‘평생 내 편’을 기대한다. “평생 내 편”이란 ‘인생을 살면서 나의 기쁨과 즐거움을 함께 나누며, 동시에 어려움이나 아픔도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이것이 바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불거나 폭풍이 와도 서로를 의지하고 한 평생을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이라고 하는 주례사의 의미이다.
결혼에 대한 두 번째 기대는 “사회적 및 경제적 공동체”이다. 대표적인 사회적 및 경제적 공동체는 ‘직장’이다. 그 안에서 많은 사회적 활동과 상호작용을 하며, 경제적 재화를 취득하는 활동을 한다. 그런데 우리는 결혼에서도 이와 같은 기대를 한다. 결혼은 가장 기본적인 사회 공동체의 단위이며, 경제적인 활동을 합산하여 진행하는 과정을 거친다. 어르신들이 ‘그래도 결혼을 해야 재산을 모으는 것이다!’라는 말이나 “취집”이라는 표현 등이 바로 이와 같은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다.
결혼에 대한 마지막 기대는 “자식”이다. 이제는 이와 같은 의미가 많이 퇴색하였으며, 앞서 논의한 대로 굳이 결혼을 하지 않아도 자식만 가질 수는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높지만 그래도 이는 중요하다. 왜냐하면 결혼 이후 겪는 큰 갈등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즉, 결혼 후 경험하는 주요 스트레스 중 하나가 바로 ‘언제 아기 가질거니?!”, 혹은 ‘그래도 아들은 하나 있어야 진정한 어른이 되는거야!!’ 등과 같은 원가족의 기대나 요구와 관련된 갈등이다. 막상 결혼을 하는 당사자들에게는 그렇게 중요한 요인이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결혼에 관계된 ‘주요 (원하지는 않았지만 배우자를 선택하면서 저절로 따라온) 가족’에게는 중요한 이슈로 다루어진다.
결혼을 해야 하느냐고 묻는 분들께 우선 물어보는 것이 있다. ‘차 사고 싶어요?’와 ‘집 사고 싶어요?’이다. 즉 차를 사는 경우에도 나름대로의 편리하고 좋은 점이 많다. 나만의 물리적 및 심리적 공간이 생기며, 출퇴근 길의 꽉 끼는 대중교통을 피할 수 있다. 반면에 연령에 따라서는 보험료만도 몇 백을 내야 하며, 차를 구입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 이는 집의 경우에 더욱 심해진다. 나만의 집이 있다는 것이야 당연히 좋을 것이지만, 이게 대체 내 집인지 은행의 집인지 모를 지경이다. 게다가 집이 크면 클수록 넣어야 되는 살림살이도 많아지고 집에 걸맞은 수준으로 채우려면 당연지사 금전적인 부담은 급격히 늘어난다. 이런 비용을 감당하느니 차라리 집 없이 편하게 즐기면서 살자는 곡소리가 나오는 이유이다.
이처럼 결혼도 하면 하는 대로, 안 하면 안 하는 대로의 이유들과 부담이 있는 법이다. 이는 결혼뿐 아니라 연애도 마찬가지이다. 나만의 애인이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는 있으나 그에 따르는 번거로움이나 자유의 제한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연애도, 그리고 결혼도 단지 개인의 선호에 따른 선택일 뿐이다. 예전에는 이와 같은 결혼이 필수적인 사회적 활동으로 여겨졌던 시절이 있었다. 왜냐하면 노동력 자체가 중요하였던 시절에는 결혼을 통한 가족 구성과 그 안에서의 자녀를 낳는 것이 경제적 활동의 필수적 요소이던 적도 있었으니까! 이와 같은 ‘종족 보존’과 ‘종족 번식’이 핵심적 과제인 시절은 지나갔다. 이제는 세상이 달라졌으며 이제는 굳이 인간의 노동력이 없이 지식과 AI로만도 굴러가는 세상이 되었다.
외로움이 사무치고 ‘내 사람’이 필요하다 싶으며, 사람을 만나면 된다. 그런데 법적인 부담이나 그 원가족까지 상대하는 것은 싫으면 연애만 하면 된다. 그런데 꼭 내 사람으로 “확실히” (법적으로도) 보장을 받고 싶으면 결혼을 하면 된다. 단 그에 따르는 자잘한 이슈들은 감수하라. ‘내’ 아이를 가지고 싶으면 상대를 만나서 아이를 가지기 위한 활동을 하라! 하지만 결혼이라는 형식이 싫으면 그냥 동거만 하거나 혹은 아이만 가지는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단, 자녀가 학교에 갔을 때 ‘너는 왜 아빠가 없어?’라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는 것은 고려하고 감수해야 한다. 직접 돈 벌러 나가기 싫은데 딱히 부모가 경제적으로 지원해 줄 수 없는 상황이라면 결혼도 ‘평생직장’으로 좋은 대안이기는 하다. 단, 외벌이를 해도 될 정도로 충분한 경제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배우자에게 아무런 기대나 요구가 없는 사람은 찾기 자체가 힘든다는 점을 기억하라. 아주 부지런히 찾아다녀야 하며, 그런 사람을 찾더라도 상대가 빠져들 수 있을 정도의 치명적 매력이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경쟁자가 아주 많은 것이 분명하니까!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인간이 삶은 살아가는데 있어서는 가장 핵심적인 두가지가 있다. 그것은 바로 '사람'과 '돈'이다. 즉, 내가 살아가면서 누군가는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주변 사람들이나 친구들이 반드시 필요하며, 기본적으로 의식주를 해결하는데 요구되는 경제적 재화가 있어야 한다. 이전에는 이를 충족하는 수단으로 결혼을 많이 사용하였으나, 이제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왜냐하면 꼭 결혼이 아니더라도 이를 충족하면서 사는 것이 가능하니까! 그래서 결혼은 단지 개인의 선택일 뿐이다.
실제로 결혼을 하느냐 마느냐의 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 첫째는 “결혼에 대한 완벽하고 이상적인 환상”이다. 결혼 대상자가 너무 좋으면서도 그 원가족은 아무런 간섭이나 통제도 안 하고, 그러면서도 경제적으로 넘칠 정도로 여유가 있으면서도 나에게는 아무것도 기대하고 요구하지 않는 그런 사람은 없다. 혹시나 있다고 하더라도 아마도 이미 누군가의 배우자가 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두 번째는 문제중심적 사고에 너무 빠지지 말라는 것이다. 결혼이란 “80~90%” 애정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것이며, 그 어떤 사람과 결혼해도 감당해야 하는 “10~20%”의 불편함은 따르게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실제로 결혼을 망설이는 이유는 “10~20%”의 불편함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비합리적이고 불균형적 사고라고 한다. 왜냐하면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 간의 건강한 균형이 깨져버렸기 때문이다. 그래도 결혼이니 걱정이 많아져서 30% 정도 고민이 많아지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온통 걱정만 하는 것은 건강한 방법이 아니다. 왜냐하면 결혼을 하고 했던 근본 원인인 “80~90%”의 사랑과 애정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혼을 결정하는 과정도 결국은 심리적 과정이고, 건강하고 합리적인 판단과 대응이 필요한 문제이다. 이와 같은 건강한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결혼을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하게 되는 것이다. 아.. 복잡하다… ㅠ 그래서 어른이 될수록 세상살이가 힘든 법이다. 결혼한 지 10년이 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결혼 문제는 아무것도 아니야! 애가 태어나봐.. 고민할 시간도 없어!!”
본 글과 관련된 방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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