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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Dec 17. 2022

군면제에 대한 심리학적 조망

Photo by Thomas Serer on Unsplash



1. BTS '진'군이 입대를 하였습니다.


Daum 화면 캡처


대한민국이 낳은 보석 같은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본명 김석진)이 드디어 입대를 하였습니다.

BTS의 입대 문제는 우리 사회의 군 이슈와 군면제 논란을 다시 한번 점화하였습니다.

'진'군은 이와 같은 논란과 이슈들을 입대라는 정면돌파를 통해서 싹 다 정리하고 멋지게 군에 입대하였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라도 지켜야만 하는 4대 의무가 있습니다.

납세의 의무, 교육의 의무, 근로의 의무와 더불어 국방의 의무가 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39조는 '국방의 의무'에 관한 것으로서, 다음과 같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1)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

2) 누구든지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


국가에서 정한 의무이므로 모두가 공평하게 군에 입대하면 간단한 문제일 것입니다.

그런데 군에 입대하지 않는 방법이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여자로 태어나면 됩니다.

또한 군생활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신체적 또는 심리적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으며, 또 다른 경우는 올림픽의 메달리스트 등과 같은 큰 공이나 업적을 세운 사람에 대한 병역특례제도입니다.

물론 이와 같은 현상 또는 제도를 만든 이유와 필요성은 인정하나, 관련하여 다양한 문제나 이슈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2. Skinner를 아십니까?


Photo by Skinner Foundation


심리학 중 행동주의 심리학의 역사적인 심리학 실험은 Pavlov의 개를 통한 고전적 조건 형성 실험과 Skinner의 조작적 조건 형성 실험입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다시피 Pavlov의 실험은, 음식을 주면서 종을 울리면 나중에는 종만 울려도 음식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그에 대한 반응(침 흘림 등)을 하게 되다는 것입니다.

Skinner의 실험은 비둘기가 레버를 쪼는 행동을 보였을 때, 강화물(먹이 등)을 주면 그 행동이 증가되고 처벌(전기 충격 등)을 주면 그 행동이 감소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Skinner의 실험은 우리 생활의 다양한 측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칭찬이 강화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목표 행동(긍정적 행동)을 했을 때 칭찬이나 본인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면 목표 행동이 증가합니다.

이때 행동 증가를 유발하는 제공물을 강화물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강화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정적 강화이고, 다른 하나는 부적 강화입니다.

정적 강화는 긍정적인 강화물을 제공하여 목표 행동을 증가시키는 것이며, 부적 강화는 긍정적 강화물을 제공하는 대신에 혐오물 혹은 처벌에 해당하는 조건을 제거시켜줌으로써 목표 행동을 증가시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일을 잘했을 때 금일봉을 전달하거나 상을 주는 것은 정적 강화이며, 모범수에게 가석방을 해주어서 형을 면제해주어 고통스럽고 괴로운 수감생활에서 벗어나도록 해주는 부적 강화의 예가 됩니다.



3. 강화의 관점에서 보는 군면제


병무청 발간 간행물 '청춘예찬' 표지 캡처


우리는 병역에 대해서 "영광스러운 국민의 의무를 실행"하는 것이라고 표현하고 생각하라고 강요받습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가를 수호하는 신성한 의무를 이행하고, 나의 노력과 실행으로 우리 가족과 국민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게 해주는 소중한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이를 통해 군입대가 매우 가치있는 일이라고 주장하며,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임하도록 설득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최저 임금에도 훨씬 못 미치는 급여를 제공하면서 젊은이들의 노동력과 시간을 탈취합니다.

군의 특성상 필수 불가결한 강력한 계급 제도는 단지 업무 수행을 위한 역할 상에 위계뿐 아니라 개인적인 인격 무시나 갑질, 심한 경우에는 성희롱이나 성폭력까지도 자행되는 부정적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아마도 남자라면 누구나 다녀온다는 보편성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와 같은 이들의 희생과 노력에 대해서 지지하고 격려하고 존중하기보다는 너무도 자연스럽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때로는 희롱과 비하의 대상으로 삼기도 하는 만행을 저지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겉으로는 '영광스러운 국민의 의무를 실행'하는 것이라는 정신승리를 강요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국가가 나서서 군생활이라는 것이 알고 보면 모든 사람들이 싫어하고 원치 않는 것이며, 실제로는 영광과 보람이 아니라 처벌에 준하는 고통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그것은 바로 "군면제"입니다.

큰 업적을 세우면 군생활을 면제해준다는 것은 그 신성하다고 주장하는 '국방의 의무'가 실제로는 면제해줌으로써 강화를 주는 것임을 인정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군생활 자체는 처벌이나 고통을 유발하는 혐오자극과 상황이며, 이를 면제를 해주는 것 자체가 부적 강화(처벌이나 고통을 피하게 해 줌으로써 강화를 제공하는 것)의 과정이라는 것을 국가가 인정하는 것이 됩니다.


그래 놓고서는.......

어쩔 수 없이 군입대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영광스러운 국민의 의무 실행'이라는 프레임과 정신승리를 강요하다니...  

우리나라 20대의 그 똑똑하고 유능한 청년들이 무슨 파블로프의 개나 스키너의 비둘기도 아니고...



4. 절차 공정성에 대한 심리적 조망


Photo by Wesley Tingey on Unsplash


특히 이와 같은 관점에서 더욱더 '영광스러운 국민의 의무'를 감당하는 사람들을 좌절하게 하는 것은 바로 부당한 방법으로 국민의 의무를 회피하는 것입니다.

나도 싫었지만 그래도 국민의 의무라고 하니 이를 받아들이고 수용했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자꾸 나타나는 경우에는 이들의 고귀한 책임 의식과 사명감은 순식간에 무너지고 맙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좌절감이나 부당함, 그리고 불합리함에 대한 분노는 우리 사회 전체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신체적인 제한이 있기 때문에 군생활을 감당할 수 없는 경우라면 그래도 납득하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신검 때는 문제가 되었는데, 이후에 보니 사지 멀쩡 하게 다니는 재벌가 자제나 정치인들을 보면 참았던 분노가 끓어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즉, 군입대나 군면제와 관련하여 절차적 공정성이 확실하게 보장되지 않는다면 이는 심리적으로 큰 손상과 문제를 가져올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돈이나 권력, 그리고 편법으로 자행되는 절차 공정성을 무시하는 행위들은 심리적으로 큰 피해의식을 가지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직업군인이 아니라면, 군대가 가고 싶어서 가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들고 고통스러운 군생활에서 어떻게든 긍정적인 의미와 가치를 찾아 열심히 하려고 노력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부당함이나 편법 등 절차 공정성을 훼손하는 행위들은 이들 노력의 가치를 떨어트리고 이들의 자괴감을 증가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그 어떤 범죄 보다도 군입대와 관련된 부당함이나 비리는 발본색원하고 끝까지 추적하여 문제를 밝히고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제공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한 해에 몇십만 씩 군에 입대하는 그들의 마음을 그나마 위로하고 지지해주는 결과를 낳기 때문입니다.



5.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요?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요?

아예 징집제도를 없애면 해결될까요?

현실적으로 분단국가이며 실제로는 전쟁 중인 이 나라에서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궁극적인 해결책일까요?

그럼 군면제 제도 자체를 없애는 것이 답이라는 것일까요?


올림픽이나 월드컵에서 탁월한 결과를 만들어 낸 선수들은 철책선에서 묵묵히 국가를 수호하는 것만큼이나 국민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준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명백한 행동을 했다면 그들에게도 충분한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합당합니다!

그 정도 된다면 눈 가리고 아웅 하듯이 군면제에 대해서도 '좋겠다~ 그래도 그 정도 업적이라면.. 오케이!'라고 해줄 수도 있습니다.

아마도 군장병들이나 군대에 다녀오신 분들이라 하더라도 그 정도에 대해서 의문이나 이견을 제기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따뜻한 집에서 푹신한 소파에 기대어 TV를 보고 있을 때,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매서운 바람을 맞으면 경계를 서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편안한 침대에서 뒹굴어 가며 때로는 충분한 늦잠으로 여유를 만끽할 때에도 아침 기상 소리에 뛰쳐나가 구보로 하루를 시작하는 젊은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노력과 헌신이 있기 때문에 우리의 편안하고 안락한 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이 맞는 얘기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올림픽이나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 군면제라는 부적 강화(?!)를 받은 사람들만큼 그들의 노력과 헌신에 대해서도 존경과 존중을 보이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눈에 띄게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업적을 쌓는 것만큼이나 하루하루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를 보호하고 돌보는 역할을 감당하는 그들의 노력에도 감사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경찰관이나 소방관처럼 우리의 주변에서 실제적인 도움을 주기 때문에 힘들지만 자주 인정과 존중도 받는 다른 직업만큼이나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그들의 직업과 역할도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6. 그들의 노력과 헌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물론 이와 같은 논의는 직업군인에 해당하는 논의는 아닙니다.

본인이 희망하지 않았는데, 국민의 의무라는 이름으로 헌신과 책임을 강요받는 징집당한(?) 우리의 젊은이들을 위한 논의입니다.

본인이 원하지는 않았지만, 대한민국 남자로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군입대를 수용하고 감당하는, 그리고 감당했던 우리의 젊은이들을 위한 논의입니다.

원하지만 않았지만... 솔직히 싫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 보면 부당하고 불합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역할을 선한 마음과 국민 전체를 생각하는 고귀한 정신을 가지고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우리의 젊은이들을 위한 논의입니다.


제가 가끔 보는 감동적인 영화(요약^^ by 너튜브) 중 '챈스 일병의 귀환'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파병되었다가 사망한 군인의 유해를 가족에게 전달하는 과정을 담담하게 그린 영화로써, 눈물 없이 보기 힘들 정도의 감동적인 내용입니다.

우리는 이 영화를 보면서는 감동을 받지만 우리에게도 이와 같은 노력을 하고 있는 우리 장병들이 있다는 생각은 놓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외국에서 군인들이 존경받고 존중받는 유튜브 영상들을 보면서는 감동적이라고 생각하면서 우리를 직접 보호하고 지켜주는 그들의 노력은 폄하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비록 군면제라는 것이 심리학적으로는 군대라는 것 자체가 혐오 자극에 해당하며 고통스럽고 힘든 과정임을 인정하는 아이러니컬한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더라도,

이 문제를 해결하는 건강한 방법은 그들의 노력과 역할을 더욱더 진지하게 존경하고 존중하는 것입니다.

어찌 보면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은, 하지만 누구도 하고 싶지 않은 일이지만 이를 수용하고 감당하는 우리 장병들에 대한 진지한 존중과 배려를 통해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요즘 부쩍 날씨가 추워졌습니다...

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과 국가를 지키느라고 고생하는 국군장병들의 노력을 깊이 존중합니다!

어찌 보면 꼼수를 쓸 수도 있었을 것인데..

당당하게 입대를 선택하는 용기 있는 행동을 보여준 BTS 출신 김석진 장병의 건강한 선택에 박수를 보냅니다!

비록 직접 국방의 의무를 감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분야에서 엄청난 노력을 하여 국민 모두에게 행복과 기쁨을 주고, 나라의 위상과 국민들의 자부심을 높여준 '군 면제자' 분들의 노력과 업적을 존중합니다!

요즘 같이 추운 겨울이면 더욱더 아들 걱정과 염려로 노심초사하시고 계실...

편법을 쓰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보다도 소중하게 아끼는 자식을 군에 보내신 부모님들의 용기 있는 선택을 진지하고 깊이 있게 존중합니다!


저의 평범한 글이 그분들 모두에게 조금이라마 위안이 되고 자부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보다 보람찬 군생활을 하는데 도움되기를 바랍니다^^


from.. 이미 진작에 민방위도 끝나서 국가방위에는 거의 소용없는 92970** 군번의 퇴물 아저씨...^^



https://brunch.co.kr/@mindclinic/574


https://youtu.be/y8VBgCY8g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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