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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Mar 09. 2023

자신의 병명을 함부로 알리지 말라

Photo by Sasha  Freemind on Unsplash



* 저는 국가 인증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심리전문가입니다. 

* 10여 년의 임상경험을 했으며, 이후 20년 정도 기업에서의 상담과 코칭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 다음에 기술할 내용은 전문가로서 저의 견해일 뿐 다른 전문가분들은 다른 의견이나 접근이 있을 수 있습니다.  

* 많은 제 내담자와 고객분들과 상담 및 코칭을 하면서 얻은 일개 전문가의 주장이고 생각하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1. 정신과 다니는 것이 문제인가요?


JTBC 유튜브 화면 캡처


최근 종영한 '대행사'라는 드라마에 보면, 사내 정치질의 최고봉인 최창수 상무(기획본부장 역, 배우 조성하)가 회사에서 쫓겨나면서 경쟁관계에 있던 고아인 상무(제작본부장 역, 배우 이보영)에게 억울한 듯이 소리를 지르는 장면이 나옵니다. 

'내가 왜 나가야 하는데? 남들 퇴근할 때도, 주말에도, 심지어 명절 때도 일하면서, 내가 이 VC기획을 이렇게 키워놨는데, 정신과 약을 밥 먹듯이 먹는 쟤가 사장 자격이 있어?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사람한테 이 회사를 맡겨도 된다고 생각하냐고?'

드라마에서는 주변에 있던 직원들이 '말씀대로라면, 3년째 정신과에서 처방받은 약을 먹고 있는 저도 VC 기획에서 일할 자격이 없는 겁니까?'라고 반문하여 여기저기서 '저도요..'라고 말하면서 극적인 반전으로 마무리됩니다. 


전문가 입장에서 우선 답변을 드린다면, 

1) 정신과 약을 먹는다고 사장 자격이 없지는 않습니다.

2) 정신과 약을 밥 먹듯이 먹는다고 사장 자격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3) 사장이나 임원 등의 경우에는 일반적인 경우에 비하여 업무 관련 스트레스나 심리적 압박이 훨씬 더 크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 심리적으로 불안정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사장을 할 수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는 정신과를 다니거나, 심리적 장애 진단을 받거나, 정신과 약을 먹고 안 먹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의 전반적인 정신적 상태, 상황판단력, 스트레스에 대한 인내 및 관리력(이 중에는 복약도 포함됨), 그리고 그 결과로 나타나는 성과 등으로 결정될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 중에서는 주인공이 정신과 약을 먹고 있는다는 사실 자체가 하나의 약점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현실에서도 종종 볼 수 있는 경우이기도 합니다. 



2. 굳이 숨길 이유는 없다


23년 3월 8일 자 브런치 홈페이지 화면 캡


최근에는 정신과에 다니거나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등과 같은 정신과적 질병을 가지고 있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이 줄었습니다. 

셀럽들의 인터뷰 등에서도 심리장애를 가지고 있음에 대해서 솔직하게 말하는 경우들도 자주 보게 됩니다. 

또한 정신과 진단명이나 심리장애를 겪은 과정 자체를 소재로 한 브런치 글과 브런치 북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신과 약을 먹는 것은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굳이 숨길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와 같은 정신과적 진단에 대해서도 굳이 숨기거나 부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는 신체적인 문제가 있어서 약을 먹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전혀 부끄러울 일이 아니라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위염이나 감기와 같은 신체적인 질병에 대해서도 굳이 숨기거나 부정할 필요가 없는 것과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문제가 생기거나 질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어찌 보면 그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만약 적정한 수준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문제나 질병이 훨씬 더 심각해진 후에야 발견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더 큰 문제는 신체적 또는 심리적으로 고통이나 아픔, 또는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입니다. 



3. 굳이 먼저 밝힐 이유도 없다


Photo by Christina Victoria Craft on Unsplash


임상 장면에서 보면, 자신이 정신과적 질병이 있거나 정신과 약을 먹고 있는 것에 대해서 밝힐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예를 들어, 관계의 친밀도가 증가하거나 또는 업무 수행 중에 정신과적 문제로 인한 불편함이 있는 경우들입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대답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먼저 밝힐 이유도 없습니다!'입니다. 


일부의 경우, 이와 같은 고민을 하는 이면에는 정신과적 질병을 가지고 있거나 정신과 약을 먹는 것 자체에 대하여 결함이나 문제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는 자격지심인 경우들도 있습니다. 

스스로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신뢰로운 관계나 친밀한 사이가 되려면 이와 같은 사실을 밝혀야 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 미리 고민하게 되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에도 2년 전쯤 당뇨 진단을 받았으나 지금은 거의 완치되었으며, 나이 든 사람들이 흔히 가지고 있는 고지혈증(?) 증세도 있다고 합니다. 

참, 시력은 아주 나빠서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안경을 썼습니다ㅠㅠ  

심리적 측면에서 보자면, (직업 상으로도 필요하기는 하지만) 심리적 예민성이 높으며 필요 이상의 공감력을 가지고 있어서 일상적인 생활에서는 참 피곤하고 지친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저의 패턴을 굳이 먼저 밝히지는 않습니다. 

관계가 친밀해지거나 관련하여 문제가 발생한다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수도 있는 것을, 굳이 밝히지 않았을 때의 문제점들을 미리부터 걱정하거나 자신의 질병이나 복약 여부를 먼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4. 스스로 당당하라


Photo by Josefa  nDiaz on Unsplash


운동선수가 운동을 열심히 하면 몸이 피곤하고 지치는 것이 당연합니다. 

운동선수가 경기를 많이 뛰었다면, 부상의 가능성도 올라갑니다. 

본인이 조심하고 신경을 쓰더라도 때로는 신체적 피로가 누적되거나 신체적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것이 문제인가요?


직장인이 일을 열심히 하면 심리적 에너지를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으며, 업무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마음이 지치고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직장인이 오랫동안 야근이나 과로를 했다면, 마음도 부상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 누가 우울하고 싶겠습니까? 세상 어느 누가 스트레스를 받고 싶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일을 많이 하거나 상황적 문제들(이상한 성격의 동료나 상사,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저조하거나 결과가 좋지 않음 등)로 인하여 심리적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것이 문제인가요, 아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과정일까요?


직장인들을 위한 상담센터의 경우 강한 업무 스트레스 및 우울감과 같은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후속 인터뷰 등을 통해서 확인해 보니, 증상 자체가 입사 후 업무 수행 중 발생하였거나 현재의 업무 상황이나 조건이 문제를 일으킬 수밖에 없겠다고 생각이 드는 경우라면, 적극적으로 내담자 또는 고객을 지지해 줍니다!

'당신이 문제가 아닙니다! 누가 그 상황에서도 멀쩡할 수 있겠어요? 지금까지 버틴 것만 해도 대단해 보이는 걸요??!!'라고 말합니다. 

그와 더불어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합니다, '이번 기회에 여러 가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이대로 나의 스트레스에 머물고, 환경 변화를 기다리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나의 스트레스 관리 능력을 향상하거나 또는 심리적 복원력(resilience)을 늘리는 계기로 삼는 것입니다! 어떤 선택을 해 보고 싶으세요?'와 같이..



5. 나쁘고 못돼 먹은 인간들은 항상 있는 법이다


Photo by Dmitry Vechorko on Unsplash


정신과적 질병이나 복약 여부가 스스로 당당해도 될 정도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문제는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먼저 얘기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 것은 이를 악용하는 일부 나쁘고 못돼 먹은 인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아무리 당당하더라도 이를 약용하는 사람들을 막을 방법은 없으며, 이로 인해서 발생하는 피해는 자신이 입게 됩니다. 

외모나 신체적인 특성을 가지고 놀리고 비하하는 인간들이 있는 것과 똑같은 논리입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대체 왜 그러는 거예요?', '그 사람들이 문제인 거 아닙니까?', 또는 '그런 인간들이 처벌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라는 반문은 아무 소용없습니다. 

이는 난폭운전자에 대해서 동일한 반문을 던져도 소용없으며, 사고나 문제가 발생하면 결국 나 자신에게도 피해나 문제가 발생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옛 말에 'O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라는 말을 되새기며 피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이를 피하는 방법 중 제일 좋은 것은 그들에게는 사실을 알리지 않거나 미리 말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는 것입니다. 



6. 자기 관리, 자기 회복력, 그리고 예방


Photo by Diana Polekhina on Unsplash


자신의 마음을 관리하는 종합적인 활동을 자기 관리라고 합니다. 

자기 관리에는 스스로의 일상적인 활동이나 행동을 통제하고 조절하는 것을 지칭합니다. 

더불어 긍정적인 측면을 통해 스스로의 즐거움과 만족을 높이고, 자부심과 자존감을 향상하는 과정이 포함됩니다. 

또한 스트레스나 부정적인 감정을 관리하고 해결하는 과정도 포함되어야 합니다. 


다만, 내 마음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마음대로 되지 않거나 때로는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여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가 심각해지는 경우에는 약을 먹는 것이 도움 되거나 필수적으로 필요한 경우들도 있을 뿐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마음이 긍정적 상태인지 아니면 부정적인 상태인지, 그리고 어떤 경우에 스트레스나 심리적 상처를 받으며, 나를 다치게 하는 것들은 무엇인지를 인지하고 수용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정보와 판단들을 가지고 내 마음을 최대한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보호하는 것이 좋으며, 최대한 문제를 미리 예방하는 것이 필요할 뿐입니다!


내 마음을 보는 눈, 내 마음을 다루는 기술, 내 마음을 치유하고 힐링하는 방법들!

특히 직장생활과 같이 스트레스나 심리적 부담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곳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능력들입니다!



https://brunch.co.kr/@mindclinic/257


https://brunch.co.kr/brunchbook/mindclinic


https://brunch.co.kr/brunchbook/your-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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