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by Mike Yukhtenko on Unsplash
제가 글을 쓸 때, 가능하면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서는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특히 특정 이익 집단들이 대립하는 경우에는 더욱더 중립을 지키는 것 이상으로 침묵하고자 합니다.
그중에서도 정치 관련된 이야기를 절대로 쓰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할 정도로 피하고자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도 해도 너무한 경우에는 제 마음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그리고 저와 같은 울분(?)으로 고통받고 있으실 다른 분들을 위해서 가끔 글을 쓰기도 합니다.
오늘이 그런 날인 것 같습니다.
(오늘 글은 정치적 편향이 강하신 분들에게는 다소 불편할 수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읽지 마시기를 권합니다!)
1. 한 대가족이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여러 형제들이 다 모여사는 대가족이 살고 있습니다.
이제 연로하신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계시며, 현재 가족을 이끌어 가는 여러 형제들이 있으며, 그 자식들이 다 같이 모여사는 엄청난 대가족이 있습니다.
워낙 많은 가족들이 함께 살다 보니 정말 다양한 사연이 있고 다사다난한 가족입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함께 지내다 보니 현재 가족을 이끌어 가는 부모와 그 형제 세대 중 한 명을 가족의 대표자로 지정하여 대가족의 전체적인 관리와 운영을 맡기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작년에 새로운 가족 리더를 정하는 투표를 하였으며, 'O'번째 형제이신 지금의 가족 리더가 선발되어 가족의 리더가 되어 전체적인 집안의 의사결정과 집안사 관리 및 운영을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2. 'O'번째 형제가 가족 리더가 된 후....
그런데 'O'번째 형제가 가족 리더가 된 후 집안 분위기가 좀 이상해졌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닙니다.
이상한 분위기가 시작된 것은 'O'번째 형제분의 큰 아들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식사를 한 가족들이 음식을 먹고 심한 배탈이 난 이후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가족 중 일부가 현재 가족 리더인 'O'번째 형제분의 큰 아들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생일파티를 열었습니다.
그런데 식당에서 식사를 한 후 심한 배탈이 났으며 심지어는 응급실에 실려가고 죽을 고비를 넘는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그래서 가족들이 'O'번째 형제분의 큰 아들에게 격렬하게 항의를 하고 책임을 지라고 요구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식당의 사장을 맡고 있던 'O'번째 형제분의 큰 아들은 당시 근무하던 주방장과 서빙 직원들만 엄청나게 비난하고 그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경찰서로 보내 조사를 받게 했습니다.
그리고 본인은 사과 한마디 없이 전혀 책임이 없을 뿐 아니라 사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했고 더 이상 해줄 것이 없다고 선을 그어버리고 계속해서 책임을 추궁하고 위로를 원하는 가족들에게는 '가족의 평화를 해치는' 문제 행동이라고 비난하기까지도 하였습니다.
이런 비슷한 일은 또 있었습니다.
'O'번째 형제분의 둘째 아들이 운영하는 캠핑장에서 2년 전부터 예약이 잡혀 있던 큰 행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행사가 시작되고 보니 캠핑장 상태가 엉망이었고 원래부터 예정되어 있던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도 그늘막 하나 없는 땡볕에서 진행하다 보니 참가자들 중 여러 명이 쓰러졌는데 이들에 대한 치료나 대응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결국에는 다들 직업이 있어서 바쁜 다른 가족들을 모두 총동원하여 가까스로 수습을 하였습니다.
더 큰 문제는 그다음에 일어났습니다.
과연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한 데 대한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를 추궁하자 현재 집안 리더인 'O'번째 형제분과 캠핑장을 운영하는 둘째 아들은 이 행사의 예약을 받았던 이전 형제분과 그 가족들을 비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본인들 스스로는 '그래도 만족스럽게 행사가 성공적으로 개최되었다!'라고 자부하며, 오히려 '우리 집안의 탁월한 위기대응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자만에 빠진 정신승리에 몰두하였습니다.
그 결과 집안 전체가 둘로 나뉘어서 행사를 유치한 이전 형제분과 그 가족들이 잘못했다는 파와 이번에 행사를 운영한 현재 집안 리더와 그분의 둘째 아들이 잘못했다는 파로 나뉘는 등 집안 자체가 분열되게 되었습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일부 가족들이 '됐어! 둘 다 잘못했으니 각자 문제점을 인식하고 반성하고 개선안을 내놔!'라고 말했지만, 다들 개무시하고 서로를 비난하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3. 이 가족의 아픈 역사가 있다
그런데 이 가족은 숨겨진 역사가 있습니다.
바로 옆집과의 갈등입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대에서 발생하였던 이 일들은 참으로 참혹하고 고통스러운 과거였습니다.
옆집 사람들이 이 가족의 집에 찾아와 수년 동안 모든 가족들을 때리고 괴롭혔으며, 심지어 이 가족의 여자들은 자기 집으로 데려가 성적 착취를 일삼았고, 남자들은 그 집으로 데리고 가서 집안 공사를 하도록 강제하였습니다.
물론 경찰이 와서 이 일은 결국 해결되었으나 옆집 사람 중 누구 하나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과거의 행동에 대해서 사과하라는 요구에 대해서 돈 몇 푼을 주면서 '예전에 미안했어!'라고 하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에 과거의 고통에 사무친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가족들이 사과를 다시 요청하면 '사과했잖아?!', '돈 줬잖아?!', '그런데 왜 자꾸 사과하라고 해?!'라고 말하고 있는 중입니다.
게다가 옆집 사람들의 일부는 자기들이 가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이 가족을 혐오하면서 틈만 나면 모함을 할 뿐 아니라 '그래도 너네 집이 이 정도 살게 해 준 건 다 우리 집이 예전에 도와주었기 때문이야!'라고 말도 안 되는 논리로 자기 가족들에게 감사하라고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 더 이상한 일이 생긴 것은 이번에 집안 리더로 선발된 'O'번째 형제분과 그 휘하의 가족들이 옆집을 찾아다니면서 아주 비굴한 자세로 심지어는 공경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이 가족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하지 말라고 하는데도 '나는 우리 가족의 지지율이 1%가 될지라도, 옳은 일을 할 거야!'라는 궤변과 옆집은 가만히 있는데 오히려 본인이 더 나서서 '우리 옆집은 충분히 사과했어! 우리는 앞으로 이 동네의 발전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관계가 될 거야!'라고 말하며 강력하게 옆집에 우호적인 접근을 취하였습니다.
그래서 옆집 사람들은 이번에 가족 리더로 선발된 'O'번째 형제분에 대해서 아주 우호적일 뿐 아니라 훌륭하고 우수한 집안 리더의 모범 사례라고 극찬을 하였으며, 마치 예전에 이 집안에 와서 행패를 부릴 때와 같은 거만한 태도로 하인 다루듯 하는 행동을 대 놓고 하기 시작했습니다.
4. 진짜 큰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주 더 큰 문제가 터졌습니다.
옆집의 정화조가 고장이 나버린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옆집은 이를 제대로 수리하거나 수습하지 않아 온 동네에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옆집과 가까이에 있는 모든 집들이 이 집에 항의를 하고 개선을 요구하며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서 대책을 요구하였습니다.
그런데 더 말도 안 되는 일이 생겼습니다.
갑자기 옆집은 자기들 정화조가 고장 나서 처리하지 못해 문제가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엉뚱하게도 오물을 이 집과 옆 집 사이의 경계에 있는 공터에 버리겠다고 선언을 한 것입니다.
알고 보니 정화조를 제대로 고치고 그동안 처리하지 못한 오물들을 정식으로 처리하려면 돈이 많이 들어가니까 그냥 이 집과 옆 집 사이에 있는 공터에 버리겠다고 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서 온 동네에서는 원성이 자자했으며, 공터에 오물을 버리는 경우 심한 악취와 위생 상의 문제가 발생하는 이 집안에서는 격렬한 반대의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예전에 할머니와 할아버지 때 겪었던 수모와 그에 대해서 제대로 사과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분개하던 가족들은 더욱더 강렬하게 반대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이 집과 온 동네의 반대에 대해서 옆집에서는 '우리가 오물을 정화처리했어! 그러니 안심해도 돼!'라고 말하지만,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말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또한 공개적으로 자기들이 주주로 있던 오물 처리 협회의 검증을 받아보자고 하면서 그 협회의 전문가들을 불러서 '우리 문제 있어? 없지? (근데 우리가 너희 주주인걸 알고 있지?)'라고 질문하였으며 그들은 '전혀 문제없습니다!'라고 답변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여러 사람들의 반대와 동네가 전부 악취에 시달리고 환경이 오염될 수 있다는 걱정과 염려에도 불구하고 옆집은 2023년 8월 24일 오물을 공터에 내다 버리겠다고 발표를 해 버리고 구체적인 실행 준비를 하였습니다.
5. 그런데 정말 이상한 것은 말입니다......
그런데 정말 더 이상하고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옆 집 내에서도 심하게 반발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이 집에서도 반대를 심하게 하면서 오물을 공터에 버리는 것에 대해 걱정하고 좀 더 신중하게 대안을 찾아보라는 얘기를 하는데....
유독 이 집의 현재 리더인 'O'번째 형제분과 그 자식들은 옆 집의 행동을 옹호하고 나서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온동네방네를 돌아다니면서 '나는 우리의 옆집을 믿는다! 그리고 옆집에서 조사를 맡긴 오물 처리 위원회 전문가들이 보장하지 않았느냐?'라고 떠들고 다니기 시작한 것입니다.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이 집 내에서 '오물을 공터에 버리는 것은 악취가 생기고 동네가 오염될 수 있다!'라는 의견을 내면서 걱정하는 가족들에게 '너희들은 왜 쓸데없는 괴담과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거야!'라고 심하게 비난하고 나서기까지 한 것입니다.
이로 인해서 이 집안 내에서 반대하던 사람들은 더욱더 열받았으며, 특히 공터 쪽으로 창이 나 있는 일부 가족들의 경우에는 더욱더 분개하고 시정을 요청하였습니다.
그러나 현재 가족 리더인 'O'번째 형제분과 그 자식들은 아무런 대답 없이 무시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공터에 오물 투기를 걱정하고 반대하는 가족들의 피땀을 모아 조성한 가족 회비에서 상당 금액을 인출하여 '옆 집이 오물을 공터에 버리는 것은 정당하고 무해한 일이다!'라는 홍보물을 만들어서 이 집안사람들과 온 동네 사람들이 보도록 강요하고 배포한 것입니다.
그 이전에도 그랬던 것과 마찬가지로...
할머니와 할아버지 시대에 받았던 그 수모를 화합을 방해하는 행위로 단정하고 옆집에는 알아서 '이제 그만 사과해도 돼!'라고 말하는 것처럼....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심한 배탈이 나서 응급실까지 다녀온 가족들의 항의에 대해서 가족의 평화와 안녕을 망치는 위해 행위로 규정하고 상대도 안 해줬던 것처럼...
캠핑장 행사를 다 조져 놓고도 모든 책임을 행사를 유치한 전임 가족 리더의 문제로 돌리고 자기들은 자화자찬하며 만족했던 것처럼....
6. 이 가족은 행복할 수 있을까?
이 가족은 지금 행복할까요?
아마도 현재 가족 리더를 하고 있는 일부 'O'번째 분과 그를 따르는 일부 가족들 외에는 집을 뛰쳐나가고 싶지 않을까요?
이 가족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모두 모여 앉아 음식을 나누어 먹으면서 화목한 가족을 이루게 될까요, 아니면 서로를 비난하고 책임을 돌리며 각자도생 하는 가족이 될까요?
이 가족들은 가족을 위해서 헌신할까요?
아마도 분열은 더욱더 커지고 결국은 가족끼리 분가를 하거나 같이 살더라도 밥도 안 먹는 사이가 되지 않을까요?
이 가족들은 아픔은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이런 가족들을 상담하게 된다면 무슨 말을 해주고 어떤 도움을 주어야 할까요?
참으로 암담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그나마 제가 제대로 의정활동을 하는 몇 안 되는 국회의원 중 한 분이신 기본OO당의 용OO의원님이 "계모국치"라는 표현을 사용하였습니다.
저는 여당 편도 아니고 야당 편도 아니며, 오히려 정치 얘기는 듣지도 않고 보고 싶어 하지도 않으며, 절대로 관여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정말 조용하니 은둔하며 저를 찾아주시는 내담자분들께만 충성하고 싶은 일개 소시민이자 일개 심리전문가일 뿐입니다.
전문가 입장을 떠나.. 정치에는 최대한 무관심하려고 생각하며.. 그 어느 당을 지지하지도 않는.. 한 나라의 중립적인 일개 소시민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전문가의 입장에서 Maslow의 욕구 위계론 중 하위 단계인 '생존의 욕구'와 '안전의 욕구'와 밀접하게 관련된 문제들이 너무 진지하지 않게 다루어진다면 더 큰 심리적 위기를 맞이할 텐데..라는 걱정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그러잖아도 우리 국민들의 마음이 참 시끄럽고 힘든 시기입니다.
내가 사랑하고 아끼는 나라와 그 나라의 민초들이 더 이상 불필요한 심리적 어려움을 겪지 않기를 바라는 순수한 마음입니다.
내가 사랑하고 아끼는 나라와 그 나라의 민초들, 그리고 그 밖에 모든 지구인들이 안전한 환경 속에서 살기를 바라며, 더 이상의 환경오염을 막거나 최소화하였으면 좋겠다는 순수한 마음입니다.
모.걸그룹의 문제로 나라가 시끄러운 틈에 우리 모두와 앞으로의 미래에 심각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이 간과되는 것은 마음에 몇 자 적었습니다.
우리와 우리 세대의 미래를 위해서 핵 문제와 같이 심각한 환경 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일들은 반드시 백번, 천번, 만번 심사숙고해야만 합니다.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의 리더들과 정치인들은 그렇게 진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의 지도자들이 각성하고 반성하여 자기들을 뽑아준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배려해야 하는 정치인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상기하였으면 하는 마음에 몇 자 적었습니다.
https://brunch.co.kr/@mindclinic/768
https://brunch.co.kr/@mindclinic/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