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by Annie Spratt on Unsplash
1. 저는 분노조절장애입니다
보통 자신과 불편한 관계에 있는 사람을 설명하는 중에 '그 인간은 정말 분노조절장애예요!'라는 표현을 종종 씁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스스로를 분노조절장애라고 규정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상담을 찾으시는 내담자분들 중에도 상당수가 스스로 분노조절장애라고 고백(?)하시곤 합니다.
또한 일반적인 교육이나 대중 강의를 할 때에도 '제가 분노조절장애인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얘기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습니다.
딴 사람을 욕하거나 비난할 때 '분노조절장애'라는 표현을 쓴다면, 좀 더 시원한 기분이 들거나 분노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분노조절장애라고 말하는 것은 나 자신에게 해가 되는 여러 가지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옵니다.
그래서 가능한 한 & 절대로 쓰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2. '분노조절장애'란 병은 없습니다
'분노조절장애'라는 용어는 정식 진단명이 아닙니다.
화를 참기 힘들거나 자주 화를 내는 경우에 붙이는 자조적 또는 비유적 표현일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OOOO장애'라는 어미를 붙이는 순간 많은 부작용이 있습니다.
이와 같은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명명 오류(Labeling)'라고 합니다.
어떤 심리적 현상에 대해 '장애'라는 말을 붙이는 순간 객관적인 수준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로 생각하게 됩니다.
게다가 '장애'라는 접미어로 인하여 하나의 질병으로 인식될 수 있으며, 진지하게 치료를 받아야 하는 문제로 생각되거나 개선이 어렵다고 느끼게 되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게다가 화가 나는 이유가 '분노조절 상 장애라고 할 정도로 심각한 자신의 내적 문제'로 생각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실제 현상이나 이슈보다 최소한 10배는 더 심각한 문제로 느껴집니다.
3. 왜 화가 나는가?
우리가 분노를 경험할 때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분노조절장애'라고 명명하는 것은 분노의 원인이 나의 내적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나의 내적 문제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나의 내적 문제라고 하더라도 그 이유는 다양한 수 있습니다.
우선은 감정 인식 상의 민감성이 원인이 될 수 있는데, 보통 '나는 너무 예민한 것 같아!' 혹은 '감수성이 너무 높은 경우' 화를 비롯한 다양한 정서를 강하게 경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분노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로서 '내적 사고'가 있는데, 중립적인 자극이나 일반적인 상황에서 '분노를 일으키는 방향'으로 해석을 하는 경향으로 인해서 화가 많이 & 자주 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경험한 분노를 '표현'하거나 '전달'하는 데 있어서 문제가 있을 수도 있는데, 건강하게 화를 표현하거나 해결하는데 어려움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즉, '분노조절장애'라는 포괄적인 표현은 구체적인 원인 분석이나 화와 관련된 행동적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4. 분노유발장애 & 분노조절장애
'분노'는 대표적인 부정적 감정으로서, '타인 또는 환경 등 어떤 원인체로 인하여 나 자신이 피해나 심리적 손상을 입었다고 생각'할 때 나타나는 정서적 현상입니다.
다양한 분노 경험 상황에서 상당수는 나에게 분노를 유발하는 환경이나 타인의 책임도 어느 정도는 있을 수 있습니다.
분노와 관련된 문제를 내적으로 귀인(원인을 돌리는 것, attribution)하게 되면 내적인 '분노조절장애'라고 판단하게 되는데, 실제로는 분노를 유발하는 외적 요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만약 나에게 '분노유발'을 하는 요소들이나 사람들을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면, 이처럼 분노를 유발하는 사람이나 환경을 피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과업입니다.
그런데 회사 동료 등 모임 또는 집단 활동처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나 조건이라면 그에 맞는 대안들을 찾아 적용해야 합니다.
즉, 자신의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분노유발(장애)'을 하게 되는 원인을 도출하고 그에 대해서 책임을 묻거나 혹은 분노를 유발하는 자극이나 상황을 피하는 것 또한 중요한 요소입니다.
5. 분노조절장애 3가지 치료법
스스로 '분노조절장애'라고 칭할 정도로 분노로 인하여 힘든 상태라면, 이를 개선하고 해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3가지 접근 방법이 있는데, 첫 번째는 감정 자체를 다루는 것이며, 두 번째는 생각을 바꾸는 것이고, 세 번째는 행동적 수준의 개선 방법입니다.
분노와 관련된 감정적 개선을 하기 위해서는 원인을 잘 분석해야 합니다.
모든 감정에 대해서 모두 민감한 경우와 분노와 같은 부정적 감정에만 민감한지에 따라 해결접근이 다릅니다.
만약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 모두에 대해서 민감하다면 이는 감정이 풍부한 것에 해당하며, 전반적인 감수성이나 감정관리 능력 상의 개선과 해결이 필요합니다.
반면 분노 또는 부정적 감정에만 민감하다면 이와 같은 불균형을 유발하는 사고 측면을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분노와 관련된 생각 측면의 개선을 위해서는 자신의 생각 습관을 잘 모니터링해보아야 합니다.
특히 중립적인 자극이나 별 다른 감정가 없이 대응해도 되는 상황에서 분노나 부정적인 감정이 자주 발생한다면 이는 상황적인 자극이나 타인의 언행을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내적 사고 과정과 패턴에 대해서 면밀하게 분석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생각 패턴을 자동적 사고라고 하며, 이는 상당한 주의와 집중을 통해서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편향된 정보(특히, 부정적 또는 위협적 수용이나 해석) 만을 받아들이려고 하거나 긍정적 인식과 부정적 인식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면 이에 대한 구체적인 교정과 개선이 필요합니다.
분노와 관련된 행동 측면의 개선은 감정 표현 및 해결과 관련된 활동입니다.
내적인 분노로 인하여 고통을 받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부정적인 감정을 적절히 표현하거나 해결하지 못하고 축적되는 것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쉽게 말해 한강변이나 대나무숲에 가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이다~~~~!!!!'라고 소리치듯이, '야이 나쁜 X야! 네가 뭔데 나를 힘들게 해! 이 망할 X의 XX야! 네가 그러고도 인생 잘 사나 봐라~ 내가 받은 고통에 열 배는 더 힘들 거다 이 재수 없는 X아!'라고 말하면서 푸는 것입니다.
혹은 평상시보다 약간 과한 정도로 운동을 하여 너무 힘들어서 '정신줄'을 놓게 되거나 복잡한 생각이 끼어들 여유조차도 없게 하거나, 정 안되면 이종격투기 유툽을 보면서 푸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처럼 분노를 해결하는 방법은, 정서, 사고, 행동 차원의 다양한 개선 방법들이 있습니다.
나의 내적 분노 유발 과정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최적의 솔루션을 적용해서 개선하면 됩니다!
6. 분노하지 않는 습관 & 긍정적 감정과 행복을 느끼는 습관
건강하지 않은 식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건강을 망치게 됩니다.
올바르지 않은 자세로 오래 앉아있게 되면 허리에 무리가 생기고 디스크가 생기게 됩니다.
잘못된 운동 습관을 들이면 건강해지기는커녕 오히려 몸 구석구석에 무리가 발생합니다.
마찬가지로 마음의 문제도 건강하고 바른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은 여러 가지 이유로 화가 날 수 있으며, 화가 많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이유로 이를 잘 조절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화가 나거나 화를 조절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하는 것은 무슨 장애가 있어서가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겪는 다양한 이슈들로 인해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이런 경우 화가 나는 원인을 찾아서 해결하거나 또는 왜 조절이 안되는지를 찾아서 개선하고 해결하면 될 뿐입니다.
‘분노조절장애’라고 본인 스스로 규정지음으로써 본인을 더 깊은 부정적 감정과 분노의 수렁에 던져 넣지 마시고, 건강하고 바른 마음 습관으로 대처하고 해결하시면 됩니다.
분노는 우리가 살면서 더불어 가져가야 하는 필수적 감정 중 하나입니다.
이는 피할 수도 없으며, 분노를 겪지 않고 살기도 어렵습니다.
효과적이고 건강한 습관을 들이도록 노력하되, 이를 스스로 해결하거나 개선하기 어렵다면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전문가와의 진단과 상담을 통해서 분노의 원인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원인에 적절한 조치를 함으로써 내적인 화나 분노도 해결되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경우에도 스스로 '분노조절장애'라고 생각하시면 큰 문제로 느껴져서 전문가를 찾는 것조차도 꺼려질 수 있습니다.
이나저나 없는 장애임을 고려하여 건강한 감정관리 습관 내지는 효과적인 분노와 화를 다루는 방법을 배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전문가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자신을 '분노조절장애'라고 생각하면서 괴로워할 에너지의 10분의 1만 사용하더라도 스스로의 감정관리를 개선하고 건강한 습관을 유지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용기를 내실 수 있을 것입니다!^^
https://brunch.co.kr/@mindclinic/86
https://brunch.co.kr/@mindclinic/444
https://brunch.co.kr/@mindclinic/498
https://brunch.co.kr/brunchbook/your-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