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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회귀물 전성시대
요즘 드라마 시장의 대세는 회귀물인 것 같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삶을 살아가다가 큰 사고(가장 자주 나오는 것은 교통사고!)가 났다가,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고 보니 과거의 어느 시절(특히, 후회되거나 문제가 되었던 시절)로 돌아가 있었으며,
그 시절을 다시 살면서 그동안의 후회가 다 사라지고도 남을 엄청나게 새로운 두 번째 삶을 살아간다는 내용들입니다.
드라마들 중 회귀물은 기본 이상의 시청률이나 흥행을 보장할 정도로 자주 등장하는 형식입니다.
얼마 전 세계적으로도 명성이 자자한 우리나라의 막장(?) 드라마의 전통을 이어받은 MBN의 '결혼의 정석'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되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 드라마는 내용 상으로 단순한 회기물 이상의 신데렐라 콤플렉스까지도 훌륭하게(?!) 조합하여 통쾌한 복수와 더불어 누구나 바라는 새롭고 행복한 삶을 시작하는 모습으로 종영을 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종편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인기를 얻었을 뿐 아니라 매니아 층에서는 회귀물의 새로운 교과서라고 칭할 정도였습니다.
그전에는 아마존과 새롬기술에 IMF와 911 참사까지 현대사의 역사적 사건들 이야기가 모두 포함된 송중기 주연의 '재벌집 막내아들'이라는 드라마도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현대사와 S모 그룹과 H모 그룹 등이 암시되었으며, 성공을 위한 치열한 경영자들의 고뇌까지 반영이 되면서 한 편의 서사 드라마이자 기업 성공 드라마 같은 분위기로 젊은 층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대박을 쳤던 원작 웹툰에 비해 너무도 허무하고 말도 안 되는 결말을 맺으며 16회의 감동을 한꺼번에 날려버려 제대로 된 용두사미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어떤 드라마의 경우에는 교육적인 가치(?)와 의미가 큰 것도 있습니다.
몇 년 전에는 이란성쌍둥이인 자녀와 같은 고등학생 시절로 회귀하여, 부모로서가 아니라 친구로서의 자녀들의 인생을 함께 살면서 부모가 아닌 친구로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감동적인 해피 엔딩을 맞이한 '18 어게인'이라는 드라마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 드라마는 청소년기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자녀들의 마음을 공부하고 공감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적극 추천하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회귀물의 꾸준한 인기는 아쉬웠던 과거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을 가지게 되는 인간의 기본적인 속성을 건드림으로써 시원한 사이다와 같은 대리 만족을 주는 심리적 효과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2. 내 남편과 결혼해 줘
그중에서도 2024년이 되면서 새롭게 시작한 tvN의 '내 남편과 결혼해 줘'라는 드라마가 눈에 띄었습니다.
출연하는 주연들 4명(박민영, 나인우, 이이경, 송하윤)이 모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이기도 하며, 각자의 역할을 참 리얼하게 잘 연기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내용 상으로, 이제 더 이상 배우를 할 수 있겠나 걱정될 정도로 못돼 처먹은 악역을 잘 소화하여 분노가 이글거리게 만드는 이이경 배우와 송하윤 배우의 리얼하고 자극적인 악행과, 초반부터 전개되는 신속하고 빠른 복수로 인해서 시청자들에게 격한 분노와 더불어 마음이 탁 트일 정도의 통쾌하고 시원한 복수 과정이 반복되는 심리적 롤러코스터와 같은 매력을 주는 드라마입니다.
여기까지는 드라마 애호가(?)로서의 개인적인 소감이었습니다만...
좀 더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관점과 심리학적 관점에서 분석을 해 보면....
이 드라마는 무능하고 꼰대질을 일삼는 상사와 자기 이익만을 챙기는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동료들, 그리고 그 안에서 발견하게 되는 보석 같은 소중한 사람들이 모두 포함된 직장 내 대인관계 및 못된 시어머니 및 주식으로 대박의 꿈이나 좇는 한심한 남편과 성실한 데다가 착하기만 한 여자 주인공 등 우리가 현실에서 겪는 삶의 이슈들이 대부분 포함되어 있기도 합니다.
대충 이 정도 되면 그 어느 누구라도 자신의 삶에서 겪는 고민이나 어려움과 관련된 한두 가지 이슈는 걸리게 될 것이며, 드라마에 감정이입해 마치 나의 삶이며 나의 통쾌한 복수라고 생각하게 되면서 주인공의 복수가 마치 내 복수인 양 카타르시스와 대리만족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 꾸준한 인기와 흥행의 요소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특별히 '내 남편과 결혼해 줘'라는 드라마를 주목하는 이유는, 이 드라마에 나오는 악역들의 심리적 과정과 행동들이 너무 리얼하고 현실적이기 때문입니다.
자기중심적으로 착한 친구를 이용해 먹고, 여우짓(?)으로 상사를 비롯해 주변 이성들을 꼬드기는 놀라운 대인관계 스킬과 거기에 넘어가는 바보 같은(?) 사람들, 밖에서는 인자하고 친절하며 너그러운 척하고 다니지만 막상 제일 소중한 부인이나 애인에게는 권위적이고 착취와 전횡을 일삼는 막돼먹은 애인 또는 배우자들, 그리고 그들이 보이는 놀라운 가스라이팅과 현란한 심리적 및 행동적 기법과 역동들...
이 작품의 원작인 웹툰 작가님의 MBTI와 살아온 과정이 궁금하고, 기회가 되면 한번 만나보고 싶을 정도로 탁월한 관찰력과 직관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3. 세상에 악인은 널려 있다
어떤 분들은 드라마에 나오는 얘기들은 모두 다 과장되고 자극적인 내용으로 각색된 것 아니냐고 묻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께는 '그래도 인생을 비교적 평온하고 행복하게 잘 살아오셨군요!'라고 웃으며 피드백을 드리곤 합니다.
현실은 그런 악인들이 도처에 널려 있으며, 다수는 아니겠지만 어떤 분들은 드라마보다도 더 고통스러운 현실을 견디어 내고 있기도 합니다.
저의 직업 상 제 고객이나 내담자 분들이 자주 하는 얘기 중 하나는 '드라마에 나오는 얘기가 바로 제 얘기예요..ㅠㅠ 실은 제가 겪은 것에 비하면 드라마의 얘기는 반의 반 밖에 안돼요ㅠㅠ'라는 얘기를 종종 듣습니다.. ㅠㅠ
아직도 (극히) 일부의 상사들은 아직도 '여자들은 말이야..'라는 말로 시작되는 노골적인 성희롱과 성적 차별 발언이나 '밥값도 못하는 것들이...' 또는 '머리가 나쁘면 태도라도 좋아야지.. 어디서 배워먹었길래..' 등과 같은 인격 무시 멘트를 입에 달고 사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해자라고 지목받은 사람들도 자기 입장에서는 할 말도 많으며, 살아온 인생 과정과 그 옛날의 직장생활을 듣다 보면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분들 중 어떤 분들은 상담과 코칭 과정에서 이와 같은 자신의 문제에 대하여 객관적으로 조망하고 변화의 필요성과 새로운 상황과 사회적 분위기에 대한 변화 의지를 가지고 진지하게 사과하여 좋은 결말을 보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로서 볼 때, '기본적인 인성적 문제가 있네..'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찐.가해자들도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 드라마인 '웰컴투 삼달리'라는 드라마에 나오는 알고 보면 성격도 못되고 무능한 저성과자인 "방은주" 역할과 같이) 알고 보면 피해자라고 호소하였으나 실제 팩트들을 리뷰하다 보면 피해자가 아니라 오히려 가해를 했으면서도 교묘하게 '피해자 코스프레'로 사람들을 현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의 경우에는 자기는 억울하고 오히려 당한 것이라고 호소하며, 객관적인 입장에서 자신의 행동을 조망하지 못할 뿐 아니라 조금이라도 객관적인 관점을 가지도록 하는 코치나 상담자도 편 가르기의 대상자로 삼아 엄청나게 비난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4. 함부로 그들과 맞서지 마라
유튜브에서 함부로 참고하지 말아야 할 내용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무례한 사람들을 압도하는 방법', '이기적인 인간 참교육하기' 등과 같이 뭔가 당하고 살고 억울함을 꾹 참고 사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해결해 주는 듯한 내용들입니다.
이런 류의 동영상들은 그냥 마음의 위로만 삼고 넘어가는 것이 좋지, 거기에 있는 내용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행동으로 옮긴다면 그 과정에서 더 큰 상처와 심리적 손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실은 실전이며, 글로 또는 동영상으로 보는 세상과는 아주 다릅니다.
사람들은 말합니다, '어쩜 저렇게 못돼 처먹었을 수가 있냐?' 혹은 '사람이 어쩜 그럴 수 있지? 와.. 정말 상식이 통하지를 않네..' 등등...
그런데 그런 성격이 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물론 일부의 경우 문제가 되는 성격 중 유전적인 원인들이 있는 경우들도 있으나 이와 같은 경우에도 좋은 환경과 긍정적인 양육 과정을 경험하게 되면 대부분은 잘 적응하고 살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보기에는 문제가 있고 남들에게 고통과 피해만을 주는 것 같은 사람들의 경우에도 이와 같은 성격이 형성되게 된 원인이라는 것이 있는 법입니다.
이들의 현재 행동은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나 상상도 못 할 엄청난 가해자의 가해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고 어떻게든 생존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 습관화된 것일 수 있습니다.
알고 보면 그들 중 상당수는 아주 고통스럽고 불행한 과거를 보낸 경우들이 아주 흔합니다.
상담이나 심리치료와 같이 깊은 내면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분노나 화보다는 안쓰럽고 안타까운 마음이 더 많이 들기도 합니다.
게다가 이미 어린 시절이나 청소년기에 충분히 고통스럽고 기억하기도 싫을 정도의 아픈 기억들이 가득한 경우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평생을 그렇게 전투적인 태도와 심리적 생존을 위해서 처절한 방어로 점철된 인생을 살아온 사람을 함부로 건드렸다가는 5배나 10배로 역공을 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5. 그 시절로 돌아가 본들...
그런데 실제로 회귀물이라는 명칭은 적절한 명칭이 아닙니다
회귀물의 숨겨진 만족 코드는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만약 단순히 과거로 돌아가는 것만이 가능하고 미래를 예측하여 다르게 대처하고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이 없다면 아마도 회귀물의 만족감과 재미는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속된 말로 '앙꼬 없는 찐빵'일뿐입니다.
즉, 회귀물의 핵심은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사람들의 불안한 마음을 만족시켜 주는 것이 더 핵심입니다.
인간은 항상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으로 인한 불안감에 시달립니다.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하면 급등주만 콕콕 찍어서 주식으로 대박이 나고, 하늘 높은지 모르게 오르는 땅을 미리 선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과거에 대한 후회는 똑같이 후회하는 선택을 하면 어떻게 할까 라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 시절로 돌아가 본들....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극복할 수 없다면, 그래도 최선의 선택들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통찰력이 없다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해도 과감하게 자신의 선택과 행동을 바꿀 수 있는 과감함과 변화 의지와 행동이 없다면 그런 그런 삶을 반복하게 될 뿐입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과거로 돌아가는 것도 아니며 두 번째 인생을 다시 사는 것도 아니며 스스로 더욱더 올바르고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지에 있습니다.
6. 지금의 당신을 사랑하고, 당당하게 미래에 맞서라
당신의 현재에 만족하십니까?
당신의 과거를 후회하십니까?
아마 어느 누구라도 지금의 내 모습에 충분히 만족한다고 말하기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마 어느 누구라도 과거에 대한 후회가 전혀 없다고는 말하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가만히 이전의 기억들을 떠올려본다면...
아마도 당신은 당시에는 나름대로 생각하는 최선의 선택을 했을 것입니다.
아마도 당신은 당시에 할 수 있는 최고의 노력을 집중했을 것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더 좋은 선택이 있었지 않을까 후회가 들 수 있지만, 그 당시 당신의 입장에서는 아마도 최선의 선택을 했을 것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더 많이 노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당시 당신의 입장과 상황에서는 아마도 최고의 노력을 했을 것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후회가 되고 아쉬움이 남을 수 있지만...
그 당시 더 나쁜 선택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며, 더 큰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지금 와서 그때의 생각에 빠져 후회와 아쉬움에 빠져 있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도 없습니다.
오히려 지금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는 심리적 에너지와 동력을 쓸데없는 후회와 자책, 그리고 지나간 과거에 대한 아쉬움에 헛되게 사용할 뿐입니다.
적절한 정도의 후회나 반성은 항상 도움이 됩니다.
왜냐하면 이는 미래에 더욱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자원이 되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대한 집착과 후회가 미래를 바꾸어주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를 바탕으로 더 나은 미래를 선택하는 지혜로움과 용기 있는 선택이 필요할 뿐입니다.
과거에 집착하거나 후회의 늪에 빠져서 방황하기보다는 지금의 현재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의 선택과 최고의 노력을 다한 당신 스스로에 대하여 칭찬하고 격려하고 지지하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입니다!
최근 브런치의 요일별 연재를 시작하면서 솔직히 글쓰기가 버겁기는 합니다.
게다가 '나만의 행복 찾기'와 '행복한 성공을 만드는 부모 되기'라는 보기에도 무거운(?) 주제의 글을 두 개나 쓰다 보니 다른 글을 쓸 여력 자체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오랜만에...
드라마를 소재로 한 가볍고 재미있는(?) 주제의 글을 한번 써볼까 하고 글을 시작했는데...
쓰다 보니 또... 고지식한 글이 되었네요.. ㅠㅠ
제일 좋은 공감 능력 학습 도구는 드라마 보기입니다!
제일 좋은 대인관계 능력 향상과 사람들의 다양성 간접 체험/경험 방법도 드라마 보기입니다!
가끔은 휴식하고 즐기는 마음으로 감성적인 드라마를 한 편 때려보시는 것은 어떨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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