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가 읽어주는 세상 이야기
KBS 2TV에서 아침 9시면 TV소설이라는 드라마를 한다.
멀게는 일제시대, 그리고 6.25 전쟁 시절 등 옛시절만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어느 날, 대학생인 딸이 TV소설 재방송을 보던 중,
‘도대체 저런 드라마는 왜 하는 거야?’라고 혼자말을 하는데.. ...
묻지도 않은 혼자 말에 나도 모르게 답을 해버리고 말았다.
“딸아… 저 드라마는 할머니를 위한 드라마란다..
할머니들은 무척 어렵고 힘든 시대를 살아오셨거든..
할머니는 저 드라마를 보시면서, 그 때 힘들었던 일을 추억하기도 하고, 힘들었던 기억들을 위로 받기도 하고, 그래도 잘 살아온 것에 대한 보람과 많은 소감도 느끼시는..
할머니를 위한 드라마란다….”
라고 말해주면서 왠지 먹먹하고 울컥하는 마음을 지울 길이 없었다.
며칠 전 22년 만에 TV소설이라는 드라마가 폐지된다는 뉴스를 듣게 되었다.
우리 어머님의 아침 즐거움이 하나 사라진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가득하다.
그 드라마를 보시면서 같이 화내고 슬퍼하고 웃으면서 통쾌하시던,
그 안에서 옛기억을 추억하고 아프고 힘들었던 기억을 힐링하셨던,
그리고 현재의 우리를 있게 해주신..
우리 어머니 및 그 시절을 겪으신 어르신들의 힐링은 이제는 어디서 찾으시려나.. .
내 입장과 내 기준에서 보면 이상하고 이해가 안되고 문제가 있는 것 같지만,
누군가에게는 그게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고 필요한 것일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