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톡톡.화를 잘 내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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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매일매일 화가 쌓여간다
아침 출근길, 사람들로 가득 찬 지하철 속에서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행동은 불쾌감과 짜증을 유발합니다.
출근 후, 나만 잘못한 것 같지도 않은데 정색하면서 나에게만 뭐라고 하는 상사의 비난은 억울함을 동반하는 화를 불러일으킵니다.
또한 며칠 전부터 그렇게 강조하고 확인했는데도 불구하고 일정을 맞추지 않아 전체 일정을 어그러지게 만드는 동료나 후배가 있다면 며칠 동안 참아 쌓여왔던 화가 터질 듯 말듯하는 경계선에 다다르게 됩니다.
특히 많은 고객을 상대하는 직업의 경우에는 진상 고객 없이 지나가는 날이 더 적을 정도로 화나는 일을 자주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우리 삶은 크고 작은 화나는 일들이 종종 발생하게 됩니다.
물론 항상 화가 나는 일들만 있는 것도 아니며, 화나는 일보다 좋거나 즐거운 일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화나 분노는 내 마음의 평정과 안녕을 깨트리고 심리적 건강을 망치는 주요 원인입니다.
그래서 화 또는 분노는 크기나 심각도, 혹은 내용과 상관없이 정확하게 인식하고 관리할 수 있어야 합니다.
2. 화나게 하는 세상, 어떻게 할 것인가?
분노는 대표적인 부정적 감정으로써,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해결해야만 하는 감정입니다.
왜냐하면 분노는 다양한 심리적 및 신체적인 문제들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기 때문입니다.
신체적 측면에서는 심박수 증가나 항진, 혈압 증가 및 두통과 같은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생리적 증상이 발생하며, 고혈압이나 협심증 및 심근경색과 뇌졸중 같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성을 높입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신체적인 문제들이 심리적 이슈, 특히 분노와 관련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이와 같은 위험성 높은 신체적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는 심리적 요소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심리적 문제로 인해 나타난 결과인 신체적 증상의 치료나 개선에만 집착하기도 합니다.
심리적 측면에서는 훨씬 다양한 문제들을 일으킵니다.
분노는 해결하지 않고 쌓이게 되면 부정적 정서가 심화되며, 축적된 부정적 정서는 다양한 파생적 문제를 유발합니다.
특히 분노는 대인관계상 타인에 대한 공격적인 태도를 유발할 뿐 아니라 타인의 의도나 행동을 부정적으로 해석하도록 하여 결과적으로 공격적인 행동을 하게 만드는 등 관계상 부정적 악순환을 심화시킵니다.
때로는 해결되지 못한 분노가 자신에게 향하는 경우 우울증을 유발하기도 하며, 심한 경우에는 극단적 선택과 같은 심각한 자기 파괴적 행동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분노는 다양한 신체적 및 심리적인 문제들을 유발합니다.
그래서 분노는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해결해야 하며, 상시적인 관리를 해야만 합니다.
3. '火(낸다/난다)'라는 말에서 연상되는 것은?
'화낸다' 혹은 '화난 사람'이라는 표현을 들으면 어떤 이미지나 생각이 나십니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 사람의 화난 표정'이나 '공격적인 태도로 다른 사람에게 폭언을 퍼붓는 장면' 등을 떠올릴 것입니다.
이처럼 '화를 내다'나 '분노 표현'이라는 말은 부정적인 감정과 행동들이 난무하는 장면이나 행동들이 연상됩니다.
이처럼 '화' 또는 '분노'는 그 단어만으로도 정형화되고 편향된 부정적 이미지를 유발합니다.
이로 인해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분노'의 인식과 관리, 해결이나 표현 등 '화'와 관련된 일련의 활동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그래서 '분노 표현' 혹은 '화내기'를 떠올리는 순간 관련된 일련의 행동이나 상황 자체를 회피하게 됩니다.
또한 보통 '화'를 유발하는 대인관계 갈등에 대처하는 능력이나 '화'와 관련된 상황에서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연습 또는 훈련하는 것도 피하게 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이런 패턴이 반복되면서 우리는 화를 다루는 것이 계속해서 불편하고 미숙하며, 관련된 경험마저도 충분히 쌓지 못하기 때문에 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화' 관련 상황이나 이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거나 해결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4. 화는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심리학적 관점에서 보면, '분노(화)'라는 것은 화를 유발하는 객관적인 실체가 있다기보다는 그 상황이나 자극을 해석하는 내적 사고에 의해서 발생합니다.
대표적으로, '나를 무시했다' 등과 같이 존중받지 못했다는 생각이나 부당함 또는 불공정하다고 생각되는 경우 등 자신이 피해를 입거나 공격을 받았다고 해석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와 같은 상황이나 타인의 행동에 대한 해석이 발생하게 되면 '분노' 또는 '화'라는 감정이 발생하며, 이와 같은 감정에 상응하는 부정적이고 공격적인 행동들을 보이게 됩니다.
또는 '내가 문제이지 ㅠ'나 '결국은 내가 잘못한 거야!ㅠ' 등과 같이 감정으로 인한 부정적 감정이 자기비판이나 자책 등으로 표출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발생한 현상과 관련하여 '왜 이런 문제가 생겼을까?'에 대하여 해석하는 과정을 '귀인(歸因/attribution)이라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귀인 내용이 '자신이 어떤 이유로 피해나 손상을 입었다고 해석'하는 경우 '분노(화)'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런데 귀인의 방향이 외부(피해나 손상을 유발한 타인이나 상황 등)로 향하게 되면, 보통 '화를 낸다'라고 하는 공격적인 분노 표출 행동이 나타나게 됩니다.
반면에 귀인의 방향이 내부(나 자신의 무능이나 실책 등)로 향하게 되면, 우울감이나 심한 자책을 하게 되는 문제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정리하면, 분노는 '자신이 손상(공격) 받거나 피해를 보았다'라고 해석할 때 발생하는 감정입니다.
그리고 그 원인이 외부에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 공격적인 행동으로 반응하게 되는 반면 원인을 내부(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 심리적으로 강한 부정적 정서를 경험하게 됩니다.
즉, 어떤 경우라도 일단 분노가 발생했다고 하면 외부 대상과의 갈등이 발생하거나 내적인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등 부정적인 파생적 결과들을 초래합니다.
따라서 '분노(화)'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관리하는 것은 심리적 건강에서 있어서 필수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하는 심리적 활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5. 화를 어떻게 해결할까?
결국 '분노(화)'와 관련된 문제는 화의 해결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적절하게 관리되거나 해결되지 않은 화는 결과적으로 행동적 문제나 대인관계 상의 문제로 나타나거나 자신의 정서적 상태를 부정적으로 만드는 등의 문제를 일으킵니다.
그래서 이와 같은 '분노(화)'의 해결은 자신의 정신건강이나 대인관계 차원 모두에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와 같은 '분노(화)'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첫 번째 해결 방법은 '행동적 해결'입니다.
일단 이미 화가 났다고 한다면, 이미 심리적으로 발생한 부정적 심리적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혼자서) 소리 지르기', '(코노에서) 격하게 노래 부르기', '(평상시보다 훨씬 더 격렬하게) 운동하기'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와 같은 행동적 해결은 이미 상승되어 있는 분노 에너지를 어느 정도 낮추는데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행동적 해결은 일단 '급한 불을 끄는 효과'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화가 나지 않도록 하는 원인을 해결해주지는 않습니다.
두 번째 해결 방법은 '정서적 해결'입니다.
이는 화나는 감정 자체를 직접적으로 다루고 해결하는 방법으로써 감정 발산이나 순화의 효과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다를 통해서 화나는 감정 표현하기' 등과 같이 분노 감정 자체를 해소하는 것이 있을 수 있으며, 이에 더하여 '타인으로부터 공감과 지지 얻기' 등이 동반되면 더욱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격투기 보기' 또는 '(복수를 주로 하는) 공격적인 영화 보기' 등을 통해서 대리만족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는 '행동적 해결'에 비하여 보다 근본적인 해결 방법으로써 정서적 해결이 이루어져야만 상황에 대한 합리적인 해석이나 판단, 또는 효과적인 최적의 대응 방법들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세 번째 해결 방법은 '인지적 해결'입니다.
이는 화를 나게 만든 상황에 대한 해석이나 평가 자체를 바꾸는 것으로 보다 균형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통해 화의 발생 자체를 통제하고 관리하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합리적 관점에서 원인 분석하기(정말 저 사람이 나쁜 의도를 가지고 한 공격인가? 아니면 몰라서 한 행동이거나 우연찮게 발생한 일인가?)', '손상이나 피해 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업무상 지시를 한 것인가, 아니면 나를 비판하거나 깎아내리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던 것인가?', '균형적으로 귀인하기(내 잘못 50%, 상대방 잘못 50%로 귀인하기)'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6. 화내기도 기술이다
이상에서 언급한 것처럼 화와 분노 자체를 다루는 것은 항상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화를 꼭 내야 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이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것'과 같이 명백하게 부정적인 의도를 가지고 공격하는 경우, 혹은 상사가 업무적 영역을 벗어나 개인적 영역을 비난하거나 내가 했던 실수나 잘못에 비하여 비난의 강도가 지나치게 커서 정서적 손상을 입은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와 같은 경우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내가 심리적 손상을 입었음'을 알려야 하며, 상대방에게 동일한 문제를 반복하지 않거나 상대방 귀책사유이므로 이를 사과하거나 해결해 달라고 요청해야 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이도저도 안되면, 내가 당한 것의 몇배로 보복이나 복수를 해야만 분노가 해결됩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목적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이나 행동은 매우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따라서 상당한 연습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전형적으로 생각하는 '화내다'와 같은 부정적이고 공격적인 감정적 대응이 앞서는 경우에는 백이면 백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분노를 표현해야 할까요?
이를 위해서 우선 고려해야 하는 것은 '화내기'를 통해서 우리가 얻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화내기'를 통해서 우리가 얻고 싶은 궁극적인 결과는 보통 다음과 같습니다.
1) 상대방의 잘못 인정
2) 상대방의 진지한 사과
3) 문제 행동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약속
4) 이상과 같은 행동을 통해서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 혹은 적어도 관계의 손상이나 후퇴는 없기를 바라는 것
이와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원칙들을 준수해야 합니다.
1) 상대방이 감정적으로 격해져 있을 때에는 아무리 논리적인 이야기를 해도 통하지 않음
2) 내 기준과 원칙에 근거한 일방적인 주장만을 하지는 말기
3) 상대방이 부정하지 못하거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논리적 체계로 논박하기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4) 내가 감정적으로 격앙되어서 말하지 않기
입니다.
구체적으로 적용 가능한 스킬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일단, Time-Out. 감정적으로 격앙되어 있는 상태에서는 일단 상황을 회피하거나 진정할 수 있는 쉬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우선 필요함.
2) 미리 누군가에게 먼저 이야기해 보기. 이는 격앙된 감정을 진정시킴과 동시에 상대방의 문제를 지적하거나 공격하는 내적 논리를 점검하는 기회가 됨
3) 공격 시, 극존칭 쓰면서 공격하기. 처음부터 '야! 이 나쁜 XX야! 너 죽을래?'라고 하는 경우에는 무조건 실패이며, 상대방의 역공을 불러옴. '선생님' 또는 '어르신' 등과 같은 호칭과 더불어 '그렇게 좋은 차를 타고 다니실 정도 되시면, 부자이시고 능력도 좋은 분일 텐데..' 등으로 말하기
4) 'I message'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 'You message 금지(최소화)'. 공격적 내용을 담은 'You message'는 99% 상대방의 화를 불러와서 사과는 고사하고 상황을 더욱 악화시킴('팀장님이 문제잖아요! 리더십이 그 딴 식이니 제가 말을 들을 수가 없어요!'라고 말하는 순간 대화를 더 깊은 수렁에 빠짐)
5) Small Apology로 Big Apology 얻어내기. '100% 상대 잘못' & '나는 전혀 잘못 없음' 식으로 이야기하면 상대방도 똑같은 방식으로 대응함. 따라서 사소한 부분이며 핵심적 내용이 아닌 것에 대해서 'Small Apology'를 하고, 'Big Apology'를 얻어내기
이상과 같이 화의 원인과 과정, 그리고 화를 해결하고 표현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살펴보았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프러포즈나 긍정적 관계일 때에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교류하며, 어떻게 좋은 관계를 맺을지에 대해서 많은 연구와 학습을 합니다.
그런데 프러포즈 등과 같은 긍정적 사건이나 긍정적 관계인 경우에는 사소한 실수나 문제들이 발생하더라도 좋은 마음으로 너그러이 넘어가주는 것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서로 좋지 않은 관계이거나 명백한 갈등이나 문제가 생겼을 때에는 사소한 문제도 심각한 문제로 번지기 쉽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이와 같은 상황은 회피하려고 할 뿐 관련된 공부나 노력도 회피하고자 합니다.
물론 아무런 갈등이나 대립, 그리고 분노와 화가 없는 평화로운 세상만 지속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이는 비현실적이고 이상적인 기대일 뿐입니다.
피할 수 없다면 적극적으로 준비하여 대응하는 것이 올바른 대처일 것입니다.
화? 분노? 조금만 연습하면 '지혜로운 화내기'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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